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최 용미 시 ‘선운사에서’ 모두
* 일요일. 한 끼를 때우고 이유를 모르는 마눌님의 구박을 느끼며, 그 또한 힘차게 뿌리치기 위해 시간을 내어 효창공원을 한 바퀴 돌아 효창운동장 앞으로 나오는데,, 어느새 가을이 깊어 나무에 많이도 떨어진 낙엽을 보며, 나뭇가지에 남아있는 나뭇잎이 꽃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요 며칠 반복되는 투석의 통증으로 미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 꽃이,, 그리웠다는 생각. 십여 년 전에도 선운사길을 걸어 나올 때, 겨울과 초 봄 사이 그 메마른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외롭다고, 알 수 없는 허기에 발걸음이 무거웠는데,,
2026년 10월의 가을에 또다시 알 수 없는 허기에,, 식당의 식당을 거쳐서 한 끼를 점 하지 못하고, 문득 ‘내 인생의 지문은 무엇으로 남을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 난, 배가 고픈 걸까요. 순간 웃어보네요. 그대여,
첫댓글 홍수염님~~
걷고 느끼고 생각하고 순간 웃어보는 ......올려 준 글 고맙습니다..
최영미 ^^*
항상, 건강하십시요. 플로우 형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