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8일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5-11
그때에 5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6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7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8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9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10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11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나무를 보고 배웁니다.
살면서 사람들은 욕심이 생겨납니다.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집, 심지어는 명예와 권력, 오래 사는 것까지 욕심이 생겨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가을 산행을 가면 단풍이 곱게 물들고 산천이 아름답습니다.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인생을 생각하였습니다. 억새꽃들이 하얗게 핀 길을 걸으면 모든 것이 오래 간직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바람결에 꽃잎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욕심을 버리고 내려놓는 아름다움을 보고 내 삶도 그렇게 내려놓는지 생각해보곤 합니다.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새봄이 되어서 추위를 이기고 잎을 피우고 어렵게 핀 꽃잎을 떠나보내는데 나무인들 아프지 않을 리 없을 것입니다. 가을이 되어 단풍잎을 붉게 물들이고 뿌리에서 물기를 뽑아 올리지 않게 되어 물관을 막을 때가 되면 일 년 동안 수고한 몸의 한 지체였던 잎을 떨어뜨립니다. 아마 나무는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 견뎌온 나날들을 생각하고 꽃잎을 바람결에 날리면서 바람 속에서 아파할지도 모릅니다. 파랗던 나뭇잎 하나하나를 피우고 일했던 그 정에 아파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나무는 꽃과 나뭇잎을 바람에 의지해서 땅에 되돌려 줍니다. 처음에 맺게 해준 은혜로운 땅에 다시 뒹굴게 하고 사람들에 밟혀 부서지고 비에 젖어 썩게 합니다. 묵묵히 그 과정을 바라보는 나무는 얼마나 가슴이 아렸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난 봄 추위를 이겨내고 싹을 틔울 때 느꼈던 그 대견함이나 지난여름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며 열심히 일한 그 수고로움과 열매를 맺기 위해 그렇게 애쓴 그 모든 것을 생각하며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무는 일 년 내내 같이 지니고 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매년 같은 경험으로 싹을 틔우고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단풍을 물들이고 떠나보내야 하는 그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욕심을 피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별을 아파할 것입니다.
나무와 잎과 꽃이 수명을 같이 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일 것입니다. 나무는 지나친 욕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고 겨울이 가까워지면 이별을 서두릅니다. 새로운 인연을 맞이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그 역할을 다한 꽃과 잎을 아름답게 치장해서 보낼 줄 압니다. 우리가 이룬 아름답고 영예로운 일들도 시간이 지나면 시간 속에 묻히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인정하지 않고 억지로 영광과 영화로운 시간을 끌고 가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영예로울 때 보낼 줄도 알아야 합니다. 나무에서 배워야 합니다.
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반드시 그만큼의 시간이 있어야 하고 너무 빨리 가려고 하면 멀리 못가는 것은 정한 이치입니다. 인생에 있어서도 그런가봅니다. 지치고 힘들 때면 자신을 놓아주어야 합니다. 가을이 되고 겨울 앞에 나무가 꽃을 단장해서 놓아주듯이 더 달라고 하면 잎도 치장해서 놓아주듯이 그렇게 자신을 놓아 주어야 합니다. 세상이 멸망하는 날이 가깝게 되면 속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에 미련 없이 주님의 뜻에 아깝지 않게 나를 실어 보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사람들이 미워하고 박해해도 꿋꿋하게 버텨온 인생이지만 머리카락 한 올까지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주님 말씀에 희망을 가지고 그날을 담담하게 맞아들여야 합니다. 오늘을 잘 산다면 그날도 평안할 것입니다. 오늘을 잘 살아 주님께 사랑을 받는다면 그날도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모든 나라를 멸망시킬 것입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2,31-45
그 무렵 다니엘이 네부카드네자르에게 말하였다.
31 “임금님, 임금님께서는 무엇인가를 보고 계셨습니다. 그것은 큰 상이었습니다.
그 거대하고 더없이 번쩍이는 상이 임금님 앞에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이 무시무시하였습니다.
32 그 상의 머리는 순금이고 가슴과 팔은 은이고 배와 넓적다리는 청동이며,
33 아랫다리는 쇠이고, 발은 일부는 쇠로, 일부는 진흙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34 임금님께서 그것을 보고 계실 때,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떨어져 나와,
쇠와 진흙으로 된 그 상의 발을 쳐서 부수어 버렸습니다.
35 그러자 쇠, 진흙, 청동, 은, 금이 다 부서져서, 여름 타작마당의 겨처럼 되어 바람에 날려가 버리니,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을 친 돌은 거대한 산이 되어 온 세상을 채웠습니다.
36 이것이 그 꿈입니다. 이제 그 뜻을 저희가 임금님께 아뢰겠습니다.
37 임금님, 임금님께서는 임금들의 임금이십니다.
하늘의 하느님께서 임금님께 나라와 권능과 권세와 영화를 주셨습니다.
38 또 사람과 들의 짐승과 하늘의 새를, 그들이 어디에서 살든 다 임금님 손에 넘기시어,
그들을 모두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임금님께서 바로 그 금으로 된 머리이십니다.
39 임금님 다음에는 임금님보다 못한 다른 나라가 일어나겠습니다.
그다음에는 청동으로 된 셋째 나라가 온 세상을 다스리게 됩니다.
40 그러고 나서 쇠처럼 강건한 넷째 나라가 생겨날 것입니다. 쇠가 모든 것을 부수고 깨뜨리듯이,
그렇게 으깨 버리는 쇠처럼 그 나라는 앞의 모든 나라를 부수고 깨뜨릴 것입니다.
41 그런데 일부는 옹기장이의 진흙으로, 일부는 쇠로 된 발과 발가락들을 임금님께서 보셨듯이,
그것은 둘로 갈라진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쇠와 옹기 진흙이 섞여 있는 것을 보셨듯이,
쇠의 강한 면은 남아 있겠습니다.
42 그 발가락들이 일부는 쇠로, 일부는 진흙으로 된 것처럼,
그 나라도 한쪽은 강하고 다른 쪽은 깨지기가 쉬울 것입니다.
43 임금님께서 쇠와 옹기 진흙이 섞여 있는 것을 보셨듯이 그들은 혼인으로 맺어지기는 하지만,
쇠가 진흙과 섞여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것처럼 서로 결합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44 이 임금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느님께서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그 왕권이 다른 민족에게 넘어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는 앞의 모든 나라를 부수어 멸망시키고 영원히 서 있을 것입니다.
45 이는 아무도 돌을 떠내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산에서 떨어져 나와,
쇠와 청동과 진흙과 은과 금을 부수는 것을 임금님께서 보신 것과 같습니다.
위대하신 하느님께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임금님께 알려 주신 것입니다.
꿈은 확실하고 그 뜻은 틀림없습니다.”
축일11월 28일 성 요셉 마리아 피냐텔리 (Joseph Mary Pignatelli)
신분 : 신부
활동 지역 : 에스파냐(Espana)
활동 연도 : 1737-1811년
같은 이름 : 메리, 미르얌, 미리암, 요세푸스, 요제프, 조세푸스, 조세프, 조셉, 조제프, 주세페, 쥬세페, 피나텔리, 호세
1737년 12월 27일 에스파냐 북동부 사라고사(Zaragoza)에서 칼라브리아(Calabria)의 몬텔레오네(Monteleone) 공작 가문 출신의 아버지 돈 안토니오(Don Antonio)와 에스파냐 백작 가문 출신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성 요셉 마리아 피냐텔리(Josephus Maria Pignatelli)는 16세 때에 타라고나(Tarragona)의 예수회에 입회하였다. 그 후 칼라튜드(Calatyud)와 사라고사 학교에서 수학하면서 일생 동안 그를 괴롭힌 결핵에 걸렸다. 1762년 사제품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감옥에서 죄수 담당 신부로 활동하였다. 특히 사형을 기다리는 죄수들을 자애롭게 돌보아 '사형수들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1767년부터 에스파냐 예수회에 대한 대대적인 박해가 일어났을 때 원장직을 물려받은 그와 동료들은 그들의 수도회를 포기하도록 종용받았으나 거부하였다.
1773년 교황 클레멘스 14세(Clemens XIV)가 에스파냐의 강력한 요구에 굴복하여 예수회의 해체를 선언했을 때, 그는 이탈리아의 볼로냐(Bologna)로 은거하여 약 20년 동안 공부를 계속하는 한편 예수회 역사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여기서 그는 백러시아(White Russia, 오늘날의 벨로루시) 선교를 위한 수련소 허가를 교황청으로부터 받아내어 후보자를 양성하는 한편 예수회의 재건과 쇄신을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는 실제로 1807년 사르데냐(Sardegna)의 예수회 관구를 회복시켰고, 로마(Roma)와 티볼리(Tivoli) 그리고 오르비에토(Orvieto)에서도 그 기초를 공고히 하였다. 그러던 중 지병인 결핵이 악화되어 1811년 11월 11일(또는 15일) 로마의 산 판탈레오네(San Pantaleone)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가 그렇게도 원하고 또 노력하였던 예수회의 재건은 1814년 8월 7일 교황 비오 7세(Pius VII)에 의해 교서로 발표되었다. 그는 1933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복되었고, 1954년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한편 교황 비오 11세는 그를 일컬어 '예수회의 재건자'라고 불렀다. 예수회에서는 성인의 축일을 11월 14일에 기념하고 있다.
오늘 축일을 맞은 요셉 마리아 피냐텔리 (Joseph Mary Pignatelli)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