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창조한 조물주는 단 하나의 차원과 공간 그리고 시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수많은 생명체들을 만들었다. 조물주는 자신이 탄생시킨 생명체들이 스스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다르게 생명체들은 서로를 상처 입히고 멸망시키며 조물주가 의도하지 않은 카오스를 만들어냈다. 결국 실망을 금치 못한 조물주는 그들로부터 등을 돌렸다. 4년에 한 번씩 모습을 드러내는 붉은 달을 세상에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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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2월 08일. 한국 어느 촌마을 뒷산에서 부서지기 직전인 나무집이 발견됐다. 내부에는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전혀 없고 작은 상 위에 책 두 권만이 놓여있었다. 두 권 모두 낡은 겉표지에 비해 관리보관이 잘 된 듯한 속에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책의 내용이었다.
한 권은 어느 사람의 일기였고, 다른 하나는 본 적 없는 문자로 적혀있었다. 한국은 일기의 내용을 토대로 해서 [붉은 달]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했다.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이 되는 세계인의 베스트셀러 0순위라는 영예를 얻으며 어느 한 사람의 일기내용은 세상에 퍼졌다.
『태초에 세상은 단 하나의 차원과 공간 그리고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붉은 달이 떠오른 밤. 원인불명의 사건 때문에 차원과 공간 그리고 시간은 다섯 개로 쪼개져버렸다. 천족들의 천계, 마족들의 마계, 정령들의 정령계, 우리들 인간과 다른 생명들이 사는 중간계, 그리고 확실하게 알려진 바 없는 사자(死者)들의 사(死)계. 분리 된 세계는 종족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을 또다시 혼란에 빠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다른 중간계의 발견이었다. 그곳에 사는 인간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온 것 같았다. 말을 타는 대신 바퀴 달린 것을 타고 다녔고, 계단을 오르지 않고 네모난 상자에 들어갔다. 그들이 그러한 것들을 만들 수 있던 이유는 과학 때문이라 했다.』
책의 초반 내용은 다른 세계의 역사와 그 세계의 사람들이 과학이 존재하는 현대사회를 발견하기까지의 내용이었다. 이 지루한 역사 얘기에 지친 적은 수의 사람들은 책을 덮어버렸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책을 읽어나갔다.
『2년 전. 붉은 십자가라는 녀석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이 분열 되어있는 세상을 그라운드 제로로 되돌리는 것이라 말했다. 그들은 본보기로 그라운드 제로에서 가장 먼저 파생되어 나온 구세계(붉은 십자가란 자들은 또 하나의 중간계를 그렇게 불렀다.)를 우리가 사는 세계와 합치겠다고 말했다.
세계가 분열되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지금 세계가 익숙해진 우리에게 세계가 다시 합쳐지는 사건이 발생하면 그라운드 제로가 분열되었을 때 같은, 혹은 그보다 더욱 심한 혼란이 찾아올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막기로 결정하고 전쟁을 시작했다.』
[붉은 달]에 적힌 일기는 마치 소설 같았다. 일기를 쓴 사람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마디도 없어서 그의 지위조차 모르지만 꽤나 세세하게 글을 쓴 것을 보니 상당히 깊게 관여한 인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일기의 주인공은 적의 내부에 잠입해 정보를 빼오거나 중요인물을 암살하는 등 중요한 일들을 했고 모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임무 중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붉은 십자가는 구세계와 신세계를 합치는데 붉은 달의 힘을 이용하려 했다. 붉은 달은 4년에 한 번 떠오르는 달이다. 즉, 그들의 계획은 4년에 한 번밖에 실행할 수 없는 것이다. 치부를 나에게 들켰으니 그들은 나를 살려두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신세계에는 이미 그들의 손이 넓게 뻗어있을 것이다. 일단 구세계로 몸을 숨긴 후, 기회를 엿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구세계로 넘어오기 전, 잠깐 들어간 집에서 책 한권을 발견했다. 펼쳐보니 마법을 처음 배울 때 사용하는 기초적인 마법부터 고위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주문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암호로 되어있어 일반인은 읽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나의 위치가 발각되기 전에 암호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암호의 정리가 끝났다. 지금까지 내가 사용했던 핵과 주문이 적힌 책은 여기에 두고 간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직접 세상에 사실을 알리고 싶지만 이렇게 그을 남기고 누군가가 책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방법을 택한다.
언젠가 신세계와 구세계가 힘을 모아 싸워야 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혹시 모를 그날을 위해 주문이 적힌 책을 남겼으니 대비하기를 바란다. 그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일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그 뒤로는 알 수 없는 문자들로 이루어진 주문들이 적혀 있었고 마지막 장에는 일기의 주인공이 암호를 해석한 표가 그려져 있었다.
한국은 주문을 해석하지 않고 알 수 없는 문자들을 그대로 써서 출판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마법을 믿는 사람들은 없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사람들은 주문의 번역판을 절실히 원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해석한 주문을 인터넷에 올리며 서로 공유했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자 한국은 급하게 사람들을 모아 주문들의 번역을 시작했다. 그리고 [주문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했고 책은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번역판이 팔리기 시작하고 며칠이 흐른 어느 날. 인터넷에 사람들이 마법에 더욱 흥미를 가지게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의 주인공은 나무로 만든 작은 막대기를 들고 등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할 주문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하고 지팡이를 휘두르며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의 지팡이 끝에서 아기 주먹만 한 크기의 불꽃이 생겨났다.
사람들은 영상을 의심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이 영상을 확인하고 아무런 장치도 없다는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접한 사람들은 흥분에 휩싸여 너나할 것 없이 작은 나무막대기를 들고 주문을 외쳐댔다.
바야흐로 과학과 마법이 공존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첫댓글 어...?
음...?
연비...님????꿈마...작가.....님??
아뇨, 그 분은 연비♡ 입니다.
아.....그래요.... 죄송해요....ㅠㅠㅠㅠ
제가 착각을 했나 보네요.....
그래도 재미있어요ㅎㅎ^^
아 .. 저 깜짝 놀랐어요.. 응 ?
꿈마 재밌게 봤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쓴 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 영광입니다.
유려하고, 앞 뒤 논리가 딱딱 들어 맞는 글을
얼마나 오랜만에 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편 무지하게 기다리고 있으니 작가님
꼬옥 돌아오셔야 합니다?
조아라 라는 소설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도 같이 연재 하시는 게 어떨까요?
제 글솜씨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 그래도 추천 해주셨으니!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엌... 공금때매 꿈마 그냥 연중하시고
새로운거 쓰시나 했는데 특문이 다르네
도입부 구성도 비슷해서 정말 완전착각
재밌을 것 같네요 담편 기다리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연비님 힘내세요 !! 응원할게요^ㅇ^;;
공금의 뜻이나 그런거 모르는분들많더군요;;
응원 감사합니다. 열심히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
저어, 궁금해서 묻는건데 혹시 도입부 부분은 꿈마 도입부에서 따오신건가요? 저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건 아닌것 같은데.. 뭐 흔한 설정이긴 하지만.. 책 이름도 그렇고.. 닉네임도 .. 그래서 좀 놀랐네요^^;; 물론 시놉시스 자체가 다르시겠지만.. 아니시라면 죄송하구요! ㅜㅜ
저도 꿈마를 읽어서 도입부 부분이 비슷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입부는 제가 처음 글을 쓰고자 마음 먹었을 때, 친구에게 의견을 물어 '이렇게 쓰는게 가장 좋겠다.'라고 생각된 걸 쓴겁니다.
책 이름 같은 경우는 꿈마에서 따온 것이 맞습니다. 음 .. 출처를 밝히는 게 좋았으려나요 .. ㅎㅎ ;;
아, 그리고 닉네임 같은 경우는 말이죠. 저는 꽤 오랫동안 이 닉네임이였는데,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셨을겁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