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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저녁 8시 우여곡절(?) 끝에 집에서 출발.
밤바람은 너무나 시원하고 기분 또한 홀가분한데 알 수없는 허전함을
안고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길이 뻥 뚤려 있어 달리고 또 달리고...
그런데 잠이 왜 그렇게 오는지
세월이 갈수록 야간운전이 힘들게 느껴지는데
마누라는 이것 저것 준비하느라 피곤했는지 남편이야 졸던 말던 열심히 제 갈길(쿨쿨)만 가고...
졸다가 말다가. 다시 길가에 주차해서 잠시 눈부치고.
그럭저럭 시골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반 ....
항상 그렇듯이 우리네 부모는 새벽을 마다않고 자식들을 반기지.
특히 오늘 같은 날이야 말을 할 필요가 없지. 일꾼이 생겼으니까.
<고추 그리고 생신>
아침늦게 일어나 보니 영감할마니는 이미 고추따러 가고 없다.
참 불쌍한 분들 이시다. 그렇게 일만해야 살아갈 수 있는지?
어머니는 다리가 불편하다고 하시면서도 고추는 따야 된단다.
그래도 너무나 고맙고 존경스러운 분들 이다.
당신 보다는 항상 자식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 힘든 농사일로 5남매를
아무 탈없이 키우셨으니......
식사한 후 고추따러 가는길이 왠지 마음이 무거웠다. 갈수록 시골이 옛날 같지 않음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밭으로 가는 길 조차도 찾기가 힘들 지경이니까.
고추, 그것은 우리네 대부분의 단촌인들에게는 애환과 희망을 함께
간직한 맵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자식같은 존재이다.
고추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내가 학교에 다니고 지금정도라도 살 수
있었을까?
내가 농부의 아들이었던가?
인간은 참으로 간사하고도 비겁한 동물이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무더위에 고추를 딴다는 것은 노가다 보다 힘이 든다.
그래도 한때는 농사일도 많이 도와 드렸는데....
한나절 고추를 따고 나니 하늘이 노랗고 온 삭신이 노곤하여 오로지
눕고만 싶고 빨리 도망가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노동후의 막걸리 한잔은 모든 근심과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다시 힘을 내어 본다.
오후 4시경에 대구서 1차 지원군(큰형 내외와 조카, 작은누나와 조카)이 도착하였고
저녁 무렵에 서울서 2차 지원군(작은형 내외와 조카 둘)이 도착하여
많은 량의 고추를 땄다.
저녁.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으니 열심히 일하고 난 뒤의 식사는 무엇을 먹어도 맛있는데, 내일이 어른 생신이라 큰형님이 구해 온-뭐라뭐라 하는데 이름이 기억나진 않지만, 처음들어보는 소고기의 특정 부위의
살인데-일반 식당에서는 좀처럼 구하기가 힘들다나, 그렇게 맛있는
고기는 태어나서 처음 먹어 봤다.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소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디, 거기다 죽엽청주의 알싸함이란.....
오~~~, 이것이 행복인가배.
먹고 나니 너무너무 피곤하여 졸음이 몰려온다. 왕건을 봐야하는디....
다시 아침이다.
비가 올것 같아서 두 어른의 걱정이 태산 같다.
당신의 생신인데도 아침상만 차리고 일손이 있을때 고추를 따야 겠다고 하시는데...
간밤의 뉘우스에서 비가 온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하늘이 우째 수상스러우니 말이다.
당직이라고 아침에 도망가 버린 큰형님을 제외하고도 어른이 일곱,
조무래기가 넷.
요즘의 촌의 하루 일군으로서는 대부대다.
잠시 동안은 비가 오지 않아 영감께서 하늘에게 고마움을 전한지도
얼나되지 않아 빗방울이 뿌리더니
차즘 수가 많아 지고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하자, 우리의 용감한 조무래기들은 어서 좋다고 집으로 도망가 버렸지만, 그래도 어른이라는
사람들은 체면이 있어 두 어른이 별말이 없자 비를 맞아가며
열심히 고추와 씨름을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의 주도 면밀한 영감께서는 비 올것을 대비하여 비옷을
가지고 왔다며 자식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니, 오늘은 꼼짝없이 비맞아 가며 그 지겨운 고추따기를 계속해야 되는 구나.
지독한 영감탱이.... (그래도 우리형제들은 이해한다. 항상 그래왔고
또 그러니까 이렇게라도 살고 있으니까.)
점심때가 되니 비가 그치고, 그래서 우리의 조무래기들이 마누라(애기 본다는 특권으로 집에 있었음)가 싸보낸 점심밥을 가져왔는디, 그
량이 너무 작아보여 형님이 하는말,
재수씨는 아직 시골생활에 적응할려면 한참 배워야 된다나, 우려속에
맛있게 먹은 점심은 그래도 부족하지않고 정말 딱들어 맞아 내 체면은 손상되지 않아 다행이었네.
오후 5시 대구팀은 내일의 출근과 아거들 학교를 핑계로 모두 도망가
버리고 휴가를 받은 서울팀만 남아 오늘하루가 빨리 끝나기를 빌며
빨간 고추를 찾느라 진땀을 빼고.....
엄마 아부지 죄송하지만 내일은 도망갈꺼야.
<주왕산과 주산지>
새벽 6시 아들(14)이 해병대 훈련 체험에 지원하여 12시까지 수원역에 태워줘야된다는 핑계로 일찌감치 도망을 가는 작은형님네를 배웅하고 다시 잠시 눈부치고 나니 아침 7시.
오늘은 나도 도망가야지를 다시 되새기며 혹시 있을 두 어른의 하루
더의 부탁이 없기를 빌면서..
아침을 먹는데 왠일인지 너거도 갈려면 서둘러 올라가라는 어머님의
반가운 말씀을 듣고,
사양도 한번 하지않고(나쁜놈.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자식은 소중히
키워봐야 전혀 소용이 없다니깐)
싸주시는 쌀과 고추,마늘 등등을 차에 부리나케 싣고 목적지도 없이
출발....
원래 계획은 동해에서 출발하여 남해를 거쳐 서울로 올라 갈려고 했는디,
시골 도착한 첫날 부터 우리의 하나밖에 없는 딸내미가 감기로 골골
되니 마누라가 그냥 서울로 가잔다. 단촌을 지나가는데 왠지 한번 둘러 보고 싶은 마음에 목촌쪽으로 방향을 틀어 천천히
올라 가는데 옛날에는 몰랐던 아늑하고 포근한 아름다움에 관덕까지
가게 되었고, 청송이라는 이정표가 나오자 우리의 와이프가 갑자기
한번도 못가봤다며 주왕산에 가고 싶다나.
이때부터 계획은 새로 짜이고 우리의 예쁜딸(남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내눈에는 그렇게 보임)의 상태를 살펴보니 지 아비를 닮아서 그런지
밖에 나오니 생기가 발랄하고 열도 씻은듯이 내렸기에 GO GO를
외치며 주왕산을 향하여 밟고 또 밟고...
아~, 이 여유, 휴가란 역시 좋은 것이여, 날씨는 조금 흐리지만 더할나위 없이 시원하고, 이쪽 길은 차도 다니지 않는 듯 온세상에 한가로움이 가득하니, 고추따다 남은 휴유증인 허리 아픔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콧노래가 절로 나네.
청송이 단촌에서 이렇게 가까운 줄은 옛날에는 미쳐 몰랐네. (그 옛날에는 비포장이라 돌아가야 했으므로 서너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기억됨)
한시간 조금넘게 달리니 어느덧 청송이 눈앞에 들어오고, 달기약수와
주왕산 어느곳을 먼저갈까를 고민하다가 약수를 마시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해 보자는 의견에 도달하여 약수터에 도착.
꼭 18년만에 다시온 약수터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그때의 감흥을 주지는 못하였지만 그 시큼 텁텁하고 알싸리한 물맛은 여전한 듯 하였다.
달기약수터에 왔으니 백숙은 먹어야 된다는 안사람의 의견에 점심때가 좀 일러 주왕산에 갔다가 다시오기로 하고....
주왕산은 다시 보아도 정말 예쁜 산이다. 특히 애기들 데리고 산책삼아 다녀오기는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은 없으리라. 유모차 끌고 가는 것을 허락하는 산은 아마 주왕산이 유일하지 않을까?
이제 14개월 된 우리 채연이도 뒤뚱거리며 팔짝팔짝 뛰는 것이 너무
좋아 하는 것 같아 힘이 절로 났다.
그래도 산인지라 멀리 가지는 못하고 제2폭포 까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 옛날에는 젊은 마음에 폭포에서 수영도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아예
접근을 못하게 막아 놓았고
경상도 지방은 비가 오지않아 물줄기가 작아 운치가 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내려오다가 채연이 엄마가 둥글래하고 음양각을 샀다. 둥글래는 차끓여 먹고 음양각은 남자의 정력에 좋으니 음양각을 먹고 아들을 낳아야 된다나. 여자들이란 참(남자는 더하지).
달기약수에서 토종닭 백숙을 먹고나니 오후 5시가 넘어섰다. 오늘저녁에는 영덕 강구항에서 자기로하고
남은 시간에 여행지에 소개된 주산지에 가보기로 했다.
주산지? 대단한 발견이었다. 그래도 내가 누구 못지않게 많이 다녀 봤다고 생각 했는데 이제까지 주산지를 몰랐다니!
주산지는 주왕산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이정표도 없고 해서 찾아가기가 쉽지는 않았다(비포장을
조금 가야됨). 물어 물어 찾아간 주산지. 비가 조금 내린뒤의 주산지의
풍경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 이었다.
음산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는 흡사 밀림의 늪지를 연상하게도
하였고 호수속에 꿋꿋이 서있는
능수버들과 왕버들의 자태는 백여년의 고독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가뭄에 물이 작아 뿌리가 들어난 버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주산지 소개글*
[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서 약 2km 거리에 위치한 주산지는 주왕산
국립공원내에 있으면서도 맑은 물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비해 찾는
이의 발길이 뜸하다.
이 호수는 1720년 8월 조선조 숙종 46년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 10월
경종원년에 준공하였으며 6천여평 남짓한 면적에 몽리자 60여 가구가 이 물을 이용,농사를 짓고 있다.
길이 100m, 넓이 50m, 수심8m의 아담한 이 호수가 주왕산 연봉에서
뻗친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마치 별천지에 온 것 같이 한적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라 잠시나마 속세를 잊고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좋은 곳이다.
또 이 호수는 준공이후 현재까지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하상이 드러난 적이 한번도 없으며, 호수 속에는 약 150여년이나 묵은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어 그 풍치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또 이 호수 제방위에는 이공(李公),성공(成功)의 송덕비가 있으며 비문에는 일장저수(壹障貯水), 류혜만인(流惠萬人), 불망천추(不忘千秋),
유일편갈(惟一片碣)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교통편으로는 대구 동부정류장에서 영천을 경유,청송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서울에서는 기차편으로 안동까지 5시간, 버스로는 6시간
정도이다.
동해안 지방은 영덕을 경유, 청송까지 오면 되는데 영덕에서 청송까지 소요시간은 약1시간 정도이다. 이렇게 해서 청송에 도착하면 부동면 이전리까지 시내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자가용으로는 주산지까지 바로 갈수가 있다.
]
* 혹시 주산지를 보고싶은 분은 자료실에 사진을 올려 놓았으니 참조하세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사한번 오기로 하고 아쉬움을 남긴채 강구항으로 출발한 시간이 6시가 넘었다.
청송에서 영덕으로 넘어가는 길은 너무 아름답고 운치가 있었다. 중간의 청송얼음골의 61M 인공폭포는 다시한번 탄성을 자아냈고 영덕
옥계계곡 또한 어둠과 비속에서도 그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계곡의 파노라마를 숨기지 않았다.
영덕 강구항에 도착하니 8시가 넘어 잘 곳을 찾아 헤매다가 바닷가 조용한 민박을 찾아 자리를 잡고나니 9시가 넘었네.
* 여기서 잠시 강구항 소개
[ 강구항은 MBC 인기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여행명소가 된 곳으로 영덕대게로 유명함 ]
영덕게를 먹고 싶었으나 낮에 먹은 백숙으로 속도 거북하고 저녁도
늦고 해서 라면으로 때우고 휴식에 들어갔는데
여기서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민박집이 해변가 2층이라 한쪽면이 통유리로 밖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커튼이나 가리게가 아무것도 없고
저녁에 보니까 빛이 나는것이 밖으로만 내다볼 수 있게 처리되어 있는 것 같아 아무 걱정없이 발가벗고 옷갈아 입고
샤워하면서(민박집인데도 내부에 샤워장이 있는 집이었음)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았는디,
나중에 밤바람 쏘이러 밖에 나가 안을 들여다 보니 이게 왠일, 안이 훤하게 보이는 것 아니겠어.
우~ 쪽팔려.....
그래도 위안인 것은 비가 조금씩 내리고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것과
내가 아직은 몸매가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으흐흐흐흐흐흐흐~~~~~~~).
<영덕에서 구룡포까지 그리고 다시 구룡포에서 울진까지>
아~ 글이 너무길어지니 힘이 드는 구만. 여기서 부터는 간략하게 써야지.
뉴스에 남부지방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 계획을 변경하여 북쪽으로 향할까 하다가 그래도 가보자는 심정으로 아침일찍 강구항을 출발하여
해변도로를 따라 해수욕장등 몇몇곳을 들러 10시경에
월포 포항제철 휴양지에서 아침겸 점심해결.
* 여기서 여행팁
[포항 월포에 가면 월포해수욕장과 포항제철 휴양지인 별도의 해수욕장이 조금떨어져 있는데
해수욕장이 다 그렇지만 월포해수욕장은 더럽고 시끄러운 반면 포항제철 휴양지는 깨끗하고 조용하며
아주 쾌적함. 포철휴양지에서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잠시 쉬어가는 것은 전혀 간섭하지 않음.]
월포 포철휴양지를 출발하여 포항으로 향하던 중 빗줄기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니 마음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였지만 포항에 도착하니
호미곶 해맞이 광장이라는 이정표를 발견한 우리 마누라,
저기만 가보고 생각 하자나. 으~ 이번 휴가의 최대의 실수가 여기서
시작되었다.
호미곶이 근처인줄 알고 찾아간 것이 구룡포 근처 영일만까지 가게
되었는데 토끼꼬리인 영일만 해변가 도로가 그렇게 긴줄은 몰랐네.
거기다 호미곶에는 볼것도 아무것도 없고 비도 추적추적내리고 .....
뉴스에는 남부지방에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계속되고....
으 ~ 실망, 또 실망.
여기까지 왔으니 구룡포는 들러보고 비를피해 다시 북쪽으로 가지는
의견일치를 보고 구룡포까지 갔다가
잠시 쉰 후 다시 영덕 강구항까지 논스톱 북행(해변도로가 아닌 국도를 타고).
점심을 걸른 관계로 배가 출출하여 어제 못먹었던 영덕대게를 먹어보자는 합의를 보고 SBS에 취재되었다는 식당에서 5만원주고 영덕 대게를 배불리 먹기는 했으나 나의 체질에는 전혀 맞지 않았음.
차라리 회와 매운탕이 훨씬 좋았을 듯.....
* 여기서 다시 여행팁
[영덕대게는 6월경에만 나오고 그 이외의 것은 모두 수입산이라고함.
조심할 것]
식사후 5경에 강구항을 출발하여 해변도로 및 국도를 번갈아 가며 일송정등을 들렀다가 울진 망양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어감(울진에는 망양해수욕장이 2곳이 있음,
망양정이 있는 해수욕장이었음).
여기서 오늘의 둥지를 틀기로하고 숙소를 잡은 후 해변에서 소주한잔하니 11시가 가까와져 장시간 운전의 피로를 풀기 위해 일찍 취침.
* 여기서 다시 울진 부근에 대한 여행팁
[울진 부근에는 가볼만한 곳이나 쉴곳이 아주 많으니 울진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람.
여러 해수욕장,
백암온천(온천물이 아주 괜찮음),
성류굴,
불영계곡(불영사, 아는사람은 다 알지만 정말 멋진 계곡임),
덕구온천 등등]
<해수욕 그리고 불영계곡, 태백을 거쳐 스위트 홈까지>
소주와 지친몸 덕분인지 아니면 마음착한 주인 아주머니가 준 옥매트
덕분인지는 몰라도 너무나 개운한 잠을 잔데다가 며칠간 흐리고 비로
칙칙하던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하게 변해 더할 나위없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니 드디어 해수욕을 할 수 있구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설레고 온몸이 근질근질....
대충 아침을 지어 먹고 바다로 풍덩. 풍덩. 푸드덩덩........
오! 이 시원함, 이 행복, 우리 채연이가 태어난지 14개월만에 해수욕을 하다니....
12시가 넘어 망양해수욕장을 출발. 불영계곡을 지나 점심을 먹고 태백시를 향해 가는 길은 다시한번 그 아름다움으로 인하여 감탄사를 자아내고.....
불영계곡은 이미 말했고 태백 가기전 중간에 있는 청량산과 그 부근은 꼭 한번 가보기를 권할 만큼 물과 산이 좋음.
중간에 할아버지가 직접운영하는 벌꿀채취장에서 꿀 한통을 사고 태백시에 도착하니 길가 곳곳에서 들국화가 활짝 웃으며 반겨 주니(태백시에는 곳곳에 들국화가 심어져 있음) 기분이 째지는데, 갑자기 들국화(특히 밭에 흐드러지게 핀 들국화)를 무척 좋아한다는 그 옛날
누군가(?)가 생각나고 아련한 추억속의 그리움이 물밀듯이 젖어 오네.
태백 또한 관광지로서도 유명한데, 겨울의 태백산(태백산 눈꽃 축제)은 그 백미라 하겠다.
기회가 되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우리는 전에 태백주위를 들려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보지 않은 용연동굴만 가보고 사북 카지노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용연동굴은 정말 길고 크다는 것 외에는 큰 감흥을 주지 못했고(그래도 한번은 구경할 만함.) 스몰카지노는 산꼭대기 근처에 있어 한참을
올라가야 된다.
그런데 필요없는 입장료가 5000원이고 어린아이들은 출입할 수가 없기때문에 직접 해보지도 못하고 그냥 내려왔다.(정식 카지노는 아직
완공이 되지 않음)
스몰카지노에 올라갔다나 내려오는 길은 엄청난 내리막길 이므로 처음가는 사람은 주의를 해야한다. 그냥 무조건 브레이크만 밟으면 라이닝이 열이나 라이닝이 탈 뿐만아니라 라이닝이 열이나면 브레이크가 잘 듯지 않아 괭장히 위험하므로 반드시 엔진브레이크(저속기어)와 병행하여야 한다.
* 용연동굴
[약 3억년 내지 1억 5천만년전 생성된 동굴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920m에 위치, 총길이 843m의 순환동굴로
다양한 석순과 종유석이 있으며 특히 동굴 중앙에 폭 50m, 길이
130m의 대형광장과 리듬분수는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주차장에서 동굴입구까지 1.1km에 낭만의 용연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동굴관람의 맛을 더한다. ]
카지노를 출발하여 이제는 집으로 올라가기로하고 강원도 평창(평창은 평창강이 좋다. 시원한 물가에서 조용하게 피서하기는 괜찮은 곳이다.)에서 저녁을 해결한 후 다시 여정에 오른 시간이 9시가 지남. 8월 15일이라 고속도로가 엄청 막힌다는 보도를 접하고 하루 더 자고
갈까 하는 생각도 하였으나 집에가서 하루 쉬자는 의견에 따라 영동고속도로를 올라보니 남자들 하는 시쳇말로, 없는 자궁이 답답해 지니 지금 부터는 고통의 연속이라, 그냥 자고 가는 건데 하는 후회를 수백번 하였지만 이미 오른 고속도로를 어떡하랴.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반.
<방콕>
다음날 12시 까지 쿨쿨. 밥먹고 수영하고 또다시 쿨쿨. 아~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더운거야. 씨.
<가평>
금요일. 조금 늦게 출발하여 아침고요 수목원에서 사진찍고 자리피고
한동안 자다가 나와서 물 좋은 곳을 골라 죽치고, 라면 끌여먹고, 멱감고....
우리 채연이가 멱감는 것을 어찌그리 좋아 하던지.
<다시 방콕>
토요일 오후에 한국통신 홈랜에서, 하나로 통신 Lite로 변경신청한 통신 설치때문에, 오전에 집에 돌아와 연락해 보니 월요일에야 된다나.
나쁜 시키들......, 약속도 안지키고.
수영, 잠시 외출, 쿨쿨 등등.
이렇게 2001년 우리집 하계 휴가는 끝이 났음.
<휴가정리>
이제 돌아 볼 만큼 돌아봤으니(몇년에 걸쳐 남해안 및 호남지방 몇몇을 제외하고는 가볼만 한 곳은 거의 가 보았음)
내년에는 한 곳에서 지지고 볶고, 푹 쉬다가 와야지.
채연아 미안하다. 너무 고생시켜서....
재미없는 글 읽는다고 고생하셨고... 재미없더라도 이렇게 열심히 쓴 노고는 알아 주시길...
현우야 휴가 보고 했다. 만족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