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환,박인희 ***
시냇물 같은 목소리로 낭송했던 가수 박인희의 '목마와 숙녀'를
옮겨 적던 소녀는 이제 중년의 '여류' 시인이 되었다.
'등대로(To the lighthouse)'를 쓴 버지니아 울프는
세계대전 한가운데서 주머니에 돌을 가득 넣고 템스강에 뛰어들었다.
'추행과 폭력이 없는 세상, 성 차별이 없는 세상에 대한 꿈을
간직하며'라는 유서를남긴 채. '목마와 숙녀'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페시미즘의 미래'라는 시어가 대변하듯
6·25전쟁 이후의 황폐한 삶에 대한
절망과 허무를 드러내고 있다.
수려한 외모로 명동 백작, 댄디 보이라 불렸던
박인환(1926~1956) 시인은
모더니즘과 조니 워커와 럭키 스트라이크를 좋아했다.
그는 이 시를 발표하고 5개월 후 세상을 떴다.
시인 이상을 추모하며 연일 계속했던 과음이 원인이었다.
이 시도 어쩐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일필휘지로 쓴 듯하다.
목마를 타던 어린 소녀가 숙녀가 되고,
목마는 숙녀를 버리고 방울 소리만 남긴 채 사라져버리고,
소녀는 그 방울 소리를 추억하는 늙은 여류 작가가 되고….
냉혹하게 '가고 오는' 세월이고, '버지니아 울프
의 생애'로 요약되는 서사다.
우리는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생명수를 달라며 요절했던
박인환의 생애와,
시냇물처럼 흘러가버린 박인희의 목소리와, 이미 죽은 그를 향해
"나는 인환을 가장 경멸한 사람의 한 사람이었다"고
쓸 수밖에 없었던 김수영의 애증을 이야기해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인 것을,
우리의 시가 조금은 감상적이고 통속적인들 어떠랴.
목마든 문학이든 인생이든 사랑의 진리든,
그 모든 것들이 떠나든 죽든,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바람에 쓰러지는 술병을 바라다보아야 하는 것이
우리 삶의 전모라면,
그렇게 외롭게 죽어 가는 것이
우리의 미래라면.....
----*박인희
60년대말 뚜아에무아가 결성이 되면서
그녀는 대중앞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을 했다.
그녀의 손엔 항상 기타가 들려 있었고.
가까운 시선 보다는 늘 먼 시선을 응시 했던 그녀였다.
그녀의 삶의 전부가 기타에 담겨져 있는 듯한 착각을 일게 할정도로
뚜아에무아 앨범엔 온통 무표정한 모습 뿐이였다
2년여간의 석장의 음반을 남기고 해체가 된 뚜아에무아를 떠나
[3시의 다이얼] 이라는 라디오프로를 맡아 진행을 해오면서
솔로로의 앨범들을 발표 하게 된다.
숙대 불문과를 다녔던 그녀는 자신의 정공과는 다르게
문학적인면에 소질이 있었으며..
그 영향은 자신의 음반에도 한몫을 하게 된다.
학창시절 자신의 아름다운 싯구로 자신의 기타리듬에 맞추어
곡을 쓰기도 하였고
시를 사랑하는 만큼 유명한 시인의 詩로도 곡을 만든 그녀였다.
끝내 젊은 나이에 단명을 하신 박인환님 과의 인연도
가요사에서도 어쩌면 중요한 어느 한대목을
차지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기타 하나로도 자신의 곡을 만들어 부를수 있는게
그당시의 포크가수들의 모습이 아니였던가..
가끔 포크 앨범을 소개 하고 곡을 접하다보면
70년대에 불리워진 포크 가수들은 전부가 [음유시인]처럼
문학적인 감각에도 탁월함이 돋보인다.
그래서 음악..아니 포크가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 자신이
더 미쳐 헤아려 나오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1.박인환(1926-1956) ;
1946년 국제신보에 시 <거리>를 발표해 문단에 나온 뒤
<남풍-신천지,1947.7>·<지하실-민성,1948.3>등을 발표하고,
1949년 김수영·김경린·양병식 등과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이라는 합동 시집을 펴냈다.
모더니즘 시를 지향했던 '후반기'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 <검은 강>·<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목마와 숙녀>등을
발표했는데, 이들 시는 8·15해방직후의 혼란과 6·25전쟁의
황폐함을 겪으면서 느꼈던 도시문명의 불안과 시대의 고뇌를
감성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목마와 숙녀>는 그의 시의 특색을 잘 보여주면서도
참신하고 감각적 면모와 지적 절제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2.목마와 숙녀 ;
영국의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을 애도하는
만가 형식의 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애도의 밑바닥에는 전후 박인환의 인생에 대한
허무와 회의가 짙게 깔려 있다.
박인환은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허무감을 제시하고
그것을 전쟁으로 인한 사랑과 인생, 문학의 죽음이라는
우리 현실에 비유적으로 관련시키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절망적인 현대적 상황 때문에
인간에 대한 모든 가치와 신뢰를 상실하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듯이 시인의 현실 역시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만큼 절망적이며
이는 곧 전쟁으로 인한 가치상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3.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25~1941.3.28) ;
20세기 영국의 모더니즘 작가이다.
울프는 의식의 흐름 장르를 탄생시키고 완성한 작가 중 한사람이다.
울프의 결혼전 이름은 아들린 버지니아 스테판이며,
1882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레슬리 스테판은 <18세기에 있어서의 문학과 사회>의
작가였으며, 어머니는 줄리아 덕워스이다.
버지니아는 아버지의 방대한 서재를 이용할 수 있었다.
1895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울프는 최초의 정신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1904년 아버지가 사망하고 울프는 두번째 정신이상증세를 보여
투신자살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1912년 레오나드 울프와 결혼하고 1915년 <출항>을 출판한 뒤
1919년에는 <밤과 낮>을 간행했다.
1925년에는 <댈러웨이 부인>이 큰 인기를 받았고
1927년에는 <등대로>, 1928년에는 <올랜도>가 호평을 받았다.
1941년 3월 28일 우즈 강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행방불명되었는데,
강가에 울프의 지팡이와 발자국이 있었다.
이틀 뒤에 시체가 발견되었으며,
서재에는 남편과 언니에게 남기는 유서가 있었다.
자살의 원인으로는 허탈감과 환청, 정신이상 발작에
대한 공포심 등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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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 인희의 다른 낭독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