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욕하는 거 저 싫어하고 애들 뭐라는 건 더 싫어해요.
그렇게 듣지 마세요. 너무 거친 요약이지만 양해해줘요.
애가 학교 들어가서 애 친구들, 엄마들 만나면서 이상한 것이 뭐였냐면
엄마들이 자기 애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거였어요.
아이 학습을 어떻게 시켜야 하나 고민하는 엄마들 많죠.
받아쓰기 한두 개만 틀려도 난리를 하고. 학습 때문에 뭘 시키려고 열심히 찾아요.
제가 보기엔 학습에 심각하게 문제 있다 싶은 아이 못 봤고
감정조절, 의사표현, 집단규칙 이해, 정서(타인공감능력..) 뭐 그런 거 좀 모자란 아이들 많았는데,
당연한 거고, 우리 딸도 그렇고 애들 당면 문제가 그거 같았어요.
그런데 엄마들이 문제 삼는 건 모두 학습이었어요.
학습을 시키려고 애쓰는 엄마들은 거기서 성과가 잘 안 나오면
애 잡기 시작하고 시키는 거 바꿔보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기 시작해요.
시간이 가면서 애들한테 문제가 진짜 나타나요.
스트레스 쌓이고 부모랑 소통 잘 안 되고, 애 문제는 딴 데서 나타나는데
엄마는 엉뚱한 반응, 해결책 찾아요.
갈수록 상황 안 좋아져요. 왜냐 애들 이해 못하고 상호작용하니까
애들이 뭔가 해소가 안 돼서 정서 안 좋고, 그럼 곧바로 애들 관계에서 나타나거든요.
감정조절, 의사표현, 규칙이해 이딴 거 잘 안 되는 거죠.
근데 그런 문제를 같이 얘기해보려고 하면 엄마들 다 피해요.
그냥 내가 좀 피곤해서 스트레스 줬나 봐요, 신경써서 볼게요, 잘해줘야겠네..
하지만 학습은 절대 안 빼먹어요. 애 안 좋아요.
애 문제 안 풀리고 학습 집중 안 돼요. 엄마랑 사이 더 안 좋아져요.
애들 사이에서 문제 일으켜요. 그래 신경 좀 써야겠다 안 좋은 일 있는 건 아니냐 그러면
이렇게 나와요, 우리 애한테 문제 있단 소리냐, 불쾌해하는 거요.
첫 번에는 점잖게 나와도 한두 번 더 그런 일 있음 감정 상해서 싸늘해져요.
애 학습 계속 시켜요. 나아지지 않아요. 속 터져요. 계속 악순환 가다가
애 데리고 상담 받아요. 문제 있다 그래요. 학습 줄이라 그래요.
(정신, 물질)여유되는 사람은 상담 받고 치료 받아요. 부모 실천 사항은 안 지켜요.
학습은 계속 시켜요. 안 나아져요...
상담 죽어도 못 받는다는 부모 많아요. 내 애는 내가 안다고 고집부려요.
저 이 애들 다 어떻게 자라나 모르지만 걱정돼요.
초등학교 교사들이 자기 반에 과잉행동장애아동이 해마다 10프로씩은
느는 거 같단 말 벌써 5년 전에 들었어요.
전 그걸 옛날식으로 부모 보살핌 못 받는 애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짐작했어요.
안타깝고, 사회복지 발달해서 교사랑 사회복지사랑 발달심리전문가랑 다 해서
애들 도움 줄 날 언제 오나 한숨쉬었어요.
지금 생각하니까 환경이 멀쩡한 애들도 그런 끼 있는 애들 있었는데
왜 그거랑 이거랑 연결 못 시켰나 싶어요.
과잉조기교육, 과잉언어증, 초독서증, 지금 이딴 거 검색하고 울 카페 시연아빠님
올리신 글, 논문, 정독해 봤는데, 부모 보살핌 잘 받은 아이들한테
문제 생기는 경우 많을 수 있겠다 싶어요.(시연아빠님 여늬님 글 감사해요)
과잉언어증 진단한 7명 아이 중 6세 이상은 확실히, 주의력 지속시간에
문제가 있고 의사소통 안 되고 과잉행동 나타나는 경향 있는 거 같아요.
누적된 문제가 나타나는 시기 있겠죠.
나타난다, 이 말 부정확해요. 발견된다고 생각해요.
3세 이전에 엄마랑 의사소통 문제없는데 애 자폐라 할 사람 없고
사회성 문제 있다고 생각할 사람 어딨어요.
애들 접촉 기회 많으면 몰라도 안 그럼 어린이집은 가야 발견될 기회가 오죠.
엄마랑 못 떨어지고 애들하고 힘들어하면
엄마 사정 안 되는 거 아님 어린이집 가는 거 더 늦춰요.
엄마들이 저랑은 아무 문제 없었어요, 낯가림도 안 심했고,
속으로 여기 애들이 넘 거친 거 같은데 그러죠.
애들 모아놓았는데 정도 차이 있지만 안 거친 데 못 봤어요.
늦게 어린이집 갔어요. 애들하고 잘 못 어울려 걱정해요.
어떤 엄마는 친구들 자주 집에 데려오고 엄마들이랑 사귀고..이 시길 헤쳐나가는데
어떤 엄마는 되도록 애들하고 안 부닥치기 바라고
집에서 얌전히 하는 거에만 계속 열중해요. 거기서 문제 없음
애 다른 문제 생각 안 해요. 성격이다 생각하고, 딴애들 거칠다 생각하고.
애들하고 부닥치고 오면 달래주기만 해요. 보상만 해요.
애한테 어려움이 있어도 발견되기가 쉽지 않단 말이에요.
그래서 일차 마지노선이 초등학교예요.
초등학교 가서 애 사회생활에 어려움 생기는 거, 그전보다 심해요.
집단 크기 더 크고, 규칙도 더 많고, 허용되는 범위는 더 작고.
어떤 엄마는 자기 애 때린 애랑 친해질라 노력하고
학교 끝나고 애들하고 편하게 노는 시간 늘려서 이 시길 헤쳐가는데..
어떤 엄마는 역시 제도교육 문제 많다 하고 애 빼서 대안학교 찾아가요.
대안학교 집단 크기 작고, 자율성 많고, 애한테 더 허용적이에요.
하지만 거기도 사회예요. 어느 사회 가든 과제가 있고 시련이 있어요.
엄마의 대처방식은 어느 범위가 정해져 있는데, 거기 가서 잘 되면 좋지만
아이 발달 지체된 게 해결 안 되고 문제 해결 지연되는 수도 얼마든지 있어요.
암튼 학교에서 문제가 빵 터지게 될 때는 사회성도 사회성이지만
학습이에요. 학습 여기서 걸리면 엄마들은 열에 아홉은 일어서니까요.
근데 아까 말했죠. 엄마들 이 문제 어떻게 대응하는지.
유아기 독서 아무리 좋다 한들 초등 때 학습으로 연결 안 되면
본격 학습으로 옮겨가는 일이 대부분이죠. 잘 해결 안 되고 애하고 사이 나빠져요.
만약 과잉언어증 기미가 있는 아이라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나타날 수 있는데
학습으로 가니까 문제 심해져요.
중학교 갔어요. 여긴 엄마들 개입하기 힘든 데죠. 아이들끼리 집단 나뉘어요.
초등 때까지 잘 나가던 아이들, 엄마들 볼 때 똘똘하고 말 잘하던 아이들
최하위그룹 되는 일 많아요. 공부 말고요. 교실 서열 최하위.
공부 탑인 애도 있고 아닌 애도 있는데 공통점은 찌질이로 분류된다는 거.
다른 아이들 상대 안 해주고, 애들 사이에 찍히는 수 많아요.
중딩 애들 중에도 엄마랑 관계가 젤 중요하고
학교 가고 엄마 찍어준 학원 가고 혼자 노는 애들 많아요.
초딩 때부터 그렇게 해온 애들, 엄마 못 이겨요.
인터넷에서 폭언, 잔혹, 이런 맛에 중독되는 애들
엄마한테 아주아주 순한 애들 많아요. 그 애들 인터넷 일방적 의사소통
좋아해요. 존 학원 공부 좀 해야 가는 학원들, 하루 서너 시간
인터넷 붙들고 공부하게 해요.
성적 안 떨어지면 엄마들 아무 문제 없다고 확신해요. 뭘 더 시킬지 정보 찾으러 다녀요.
어쩌다 문제 생겼어요. 문제 생기는 거 가능성 오만가지예요.
아무도 상대 안 해주는데, 어떤 애 하나가 상대해줘 그애 따라 했어요.
그애 불법 물건 떼다가 반애들한테 강매해요. 얘도 그 옆에 얼쩡거렸어요.
엄마들 학교 불려와요.
우리 애 절대 그럴 애 아니에요, 뭔가 잘못 아신 거예요, 애랑 대화해보죠.
애랑 대화요? 언제 대화 해봤어요? 대등해져봤어야 대화가 돼죠.
안 돼요. 아빠들 들으면 돌아버리니까, 쉬쉬 해요.
센 분들은 이런 학교 내가 안 보내요, 큰소리치고 전학 시켜요.
공부 잘 하는 데 학교 적응 넘 힘들어 해요.
돈 되면 유학 보내요. 유학 가서 눌러앉는 아이도 있고
돌아온 아이도 있어요. 돌아오려면 여기 학습 진도 따라 가야죠.
외출금지 학원 몇 달 다녀요. 학교 들어가 적응 잘 안 돼요.
여기 문화, 애들 집단생리 이해 못 해요. 그거 가르쳐줄 나이 지났어요.
엄마 개입 절대 못 해요. 애 혼자 대응 능력 없어요.
상담 받아요. 대학 갈 날만 기다려요.
검색 도중 초독서증 진단받은 고2 애가 올린 글 봤어요.
읽기는 하는데 이해는 전혀 안 돼, 아기들 그림책부터 정독하는 연습 한대요.
유아-초등-중등, 이렇게 한 계단씩 올라갈 거라구
착하게 말하든데, 그애 왜 그렇게 됐어요.
고딩들 인터넷 말고 사는 재미 없어요. 왜 그렇게 됐어요.
이애들 인제 엄마한테 기댈 수도 없고 혼자 헤쳐갈 수밖에 없어요.
첫댓글 님 글을 읽고 나니 어떻게 해야할까 어리둥절하네요....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4세 남아 키우는 엄마예요..... 어릴때부터 독립심도 있고 사회성도 있고 균형잡힌 사람으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나친 아이배려가 답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ㅠ.ㅠ 정말 어려워요.....선배맘이시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답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돈 주고도 못 얻을 경험 같은 거 서로 나누라고 우리 카페가 있는 거 같아요.^^* 천천히 자신과 아이한테 맞는 길 찾아보아요~~
하도 거칠게 그려놔서 죄송..요점은 애 풀어놓고 여러 애들이랑 지내게 하고 다른 엄마들 어른들 눈에는 울 애가 어떻게 보이는가 수다떠시고 그러란 건데 좀 심했죠^^ 독립심 사회성 균형 이런거도 어디 딴데 기준 있다기보다 사람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깨지고 조정하고 하면서 각자 무슨 기준비스무리한 게 서 가지 않겠나 싶고요..엄마가 앞서서 기준 세운다고 맞춰질 거 아니고 애한테 적당한 사회풀을 주고 거기서 애노는 거 보면서 아 우리애는 이런 식으로 기준을 찾아가나 보다 보고 도울게있을때 돕고 하는 거 아닌가..걍 드는 생각이 그러네요. 같이 더 얘기해봐요.
애 하나 더 낳아 보세요.ㅋ
글 읽으면서 오싹해져요....정말 애 잘 키워야 하는구나. 생각하고. 아는 분 딸이 2학년이거든요., 걔네반에 완전 독서영재가 있대요. 정말 상식 모르는 것 없이 줄줄 꿰고 책 엄청 많이 읽고 선생님 칭찬도 엄청 많이 받고...근데 애들 평은 딱 '재수탱이'래요. 커가면서 사회에서 얼마나 인간관계에 부딪히는 게 많은데...그걸 어릴때 놀이로 아이들 풀어놓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 수 있겠다 싶어요.
글 잘봤어요. 시간되면 저도 글 올릴게요. 초딩, 중딩들 10년간 봐왔어요. 엄마들 보는눈과 아이들 보는눈 완전달라요. 엄마 행복? 아이 행복? 완전 달라요. 눈팅님과 조는물고기님 정확히 짚어주셨어요. 지금 유아때가 전부인거처럼 지금 당장만 바라보지 말고 아이의 성장을 눈으로 그리며 멀리 바라봐야 할듯해요.
꼭 좀 그래 주세요.
대학때 교양시간에 심리학교수가 '인간관계는 거울'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아기들도 마찬가진거 같아요. 3살 이후엔 이 거울에도 비춰보고 저 거울에도 비춰보고 하면서 다양한 피드백 받고 갈등도 겪어보고 하면서 크는 거겠지요. 엄마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아이들과 엄마들 보면서 다양한 거울에 비춰봐야 보는 눈이 넓어지리라봐요..
딱 저 하고 싶은 말이어요.
예전에 티비에서 조기유학에 관한 내용을 봤어요..세자녀가 있는데 캐나다에서 학교다닐때 1,2등했데요..근데 한국오니 반도 못따라간다고 아빠가 새벽 4시부터 아이들 깨워서 공부시키는거 봤어요..아빠는 책상 옆에서 책읽거나 아이들 모르는거 봐주고..아이들도 불쌍하고..저렇게 해서 대학가면 행복할까 싶기도 하고 ..그랬네요
정말 이 글 보고 놀랐어요... 저는 제 아이가 다른 아이와 부딫히고 상처받는 게 싫어서 애하고 둘이서만 다녔는데... 여러 아이들과 엄마들과 부딪히는 연습을 해야 겠어요.... 사회성이 정말 무시못하는 거군요.. 모든 것은 다 책으로 가능하다라는 생각은 정말 무서운 생각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