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가 보낸 편지 2탄
주소는요 바꼈으니 이리로 하세요
대전 광역시 유성구 추목동 사서함 78-504 국군대전병원
분부 근무대 이병 권대민 앞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너무나도 보고싶은
재민이에게 보내는 다섯째 아니면 여섯번째 편지
지금시간은 새벽 12시다.
불침을 마치자마자 바로 편지를 쓰는거다
아까전에 6월 27일 10시쯤
에 너의 편지를 받았었다
그런데 읽을 시간이 없어서 화장실에 가서 응~
하면서 봤다.
정말 내가 니 편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넌 모를거다.
편지를 받는 순간 겉봉투에 "성재민"이란 날림 글씨
를 보고 난 좋아서 어쩔줄을 몰랐단다.
오늘 각개전투했는데 그 피곤함이 싹 가시더구나.
며칠전에 송이누나한테 편지 왔거든. 정말 고맙더라.
이제까지 편지 보내준 새뼈님과 송이누나 밖에 없는데
정말 고맙더라 눈물나게
지금 대구에는 비가 오는지 여긴 한 일주일 됐나...
계속 비가 오고 있다 그래서 각개전투때 알제 재민..
포복, 윽~~~ 끝내준다 아이가.
근데 비가 온 덕분에 진흙 머드팩으로 온몸 맛사지하고
천연진흙물에 몸도 좀 적시고 포복하는곳이 경사가 진
곳이었거든
미끄럼 탔다 아이가 올라갈땐 엄청 힘들거든.
근데 내려올땐 박살나는거 알제
숙영도 하기로 했는데 비가 많이 온 덕분에 숙영도 철수
했지.
군장매는데 죽는줄 알았다 좃나게 무겁고
그래 경진이 한테도 연락오고 준석이 휴가 받아서 나왔
다니 증말 보고 싶구나. 둘다 잘 지내겠지, 자식들 편지
보낸지가 언젠데 둘다 답장이 없다......
아까 너의 편지를 읽으면서 다시금 니생각을 했단다.
정말이지 이곳에 오니까 친구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진다.
재미너도 그랬는지 모르겠다 훈련소에 훈련받으러 왔는데
하는건 작업밖에 없다니까. 그래서 손톱에 아프리카 피그
미족 족장 둘째 마누라 배꼽밑에 낀 때보다 더 새까만 때
들이 벗겨질 날이 없고 노상뛰고 하여튼 더 새까만 때들이
벗겨질 날이 없고, 노상 뛰고 하여튼 여기선 모르겠다.
재미 아까도 말했지만 불침 끝나고 바로 글을 쓰는거라서
잠이 엄청온다 자고 있다가 다시 쓸께.
잠좀자고 새벽 4~5시쯤에 빨래나 몰래 해야 겠다.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펜을 들었다.
오늘은 7월 4일이다 이제 6일 남았구나
어제는 경진이 한테서 편지가 왔었다. 자식 일병인것이 왜
그리도 부러운지 모르겠다.
조금있으면 경진이 상병되겠지. 너무나 보고 싶고 듣고 싶
구나
그동안 나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냐
마~!!! 난 죽다 살아났었뜨랬지. 진짜로...
29일날 종합각계전투했거든. 그런데 완전군장해서 1시간
반을 걸었다.
20킬로그람이 넘는 무게를 내 평생 처음 짊어지어 봤는데
장난이 아니더구나.
그런걸 짊어지고 1시간 반이나 갔다니....
종합각계 옛날에 재민이 니가 종합각계 재미있다고 해서
증말 재미있을까 기대반 근심반으로 갔는데 산하나가 종
합가계전투장이더구만
알제. 재민 분대 장조 부분대장조 돌격앞으로 오알 약진
앞으로.................
좃나게 뛰어가서 낮은 포복으로 높은 포복 철조망통과
옆에선 TNT터지고 물기둥 솟아오르고 재미있더구나
그거하고 오후에 숙영하러 완전군장으로 2시간정도 어디로
가더구나 그때 나 그냥 훈련이고 뭐고 쓰러질까 생각했는
데 "그게 아니지" 길 바닥에 앉아서 불쌍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그 표정들을 생각하니까 " 아니다 그래
가자" 그래서 끝까지 갔지. 재미 넌 숙영때 어땠냐. 나 숙영
때 밤에 비왔잖아. 덕분에 물침대에서 잠을 이루었지.
그리고 모기들에게 집중 공략 당해서 온몸이 피부병 걸린것
처럼 되 버렸다
(너 이글 읽고 대민이 뻥이 많이 는것이 군인이 다 됐
구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하여튼..그렇게 숙영마치고 다음날 화생방했지.
재미. 진짜 화생방은 두번다시...아!!~~~~~~~~~~~~~~
생각도 하기가 싫다 거기 들어가서 관등성명 대는건데 알제
{22번..훌...에엑~~~케엑 아~~~련~~~언 벼~~어엉~~~우엑
권~~대~~콜록콜록 우엑 ..침질질 민~~~}
난 정말 그 고통은 죽는날까지 못 잊을꺼야.
하여튼 요번 100일 휴가때 내가 직접 리얼한 액숀으로
보여주마...
화생방이 끝나고 대망의 야간지속행군을 했다.
야간지속행군 장장 5시간의 대장정
말 안해도 그 고통을 재미 너는 알것이다. 긴말 안하마
하여튼 낙오 안하고 돌아왔다. 도착하니까 다들 바보 다
됐더라. 절푹저푹 나 태어나서 그렇게 큰 물집은 처음 봤다
난 50원동전 만한 물집이 났는데 울소대 어떤형 물집때문에
논산병원 입실 했잖아 지금 7 : 41분인데 TV보면서 잘 놀고
푹~~~~~~~~~~쉬고 있겠지
그래 그형 물집크기가 발반이상크기다 장난아냐!!
힘든 훈련은 다끝났지만 아직도 남은게 있지
그건 분대장의 갈굼
분대장(조교)이 2명있는데 1명(상병)은 대구사람이야
나도 대구잖아. 근데 울소대 대구사람이 나하나야.
조금 잘 해주는거 같은데. 한 명 제주도 인간 있는데 좃나게
갈군다 나보고 {권데크만}이라고 놀린다.
그거 있잖아. {돈데기리기리돈데기리길 돈데크만}하면 주전
자 타임머신 있잖아...만화
나보고 {권대기리기리 권대기리기리 권데크만}...매일 놀린다
c발 처음엔 {그래 ..하하}하고 웃었지. 계속하니까 좃나게 열
받아서 죽겠드만 이제 6일 남았다. 6일..
답장하려면 빨리 해라
재미 그거아냐 야간행군때 쉴때 길 맨 바깥쪽에 등돌리고
앉잖아 신형군장을 등 받침으로 쓰고 누워가지고 밤 하늘을
쳐다보니 왠 별들이 그렇게 많은지..
난 별들을 그렇게 본게 저번에 송이누나랑 에드랑 너랑 나랑
놀러 갔잖아 밤바다 구경
그때 너랑 쉬~~하러 바닷가에 갔을때 하늘에 북두칠성을 보
았지. 처음으로.........
그때 그때의 자유. 너무나 너무나 돌아가고 싶구나.
자유. 프리덤. 브레이브 하트의 마지막 대사처럼말이다.
이제 글을 줄이마. 자대가서 편지나 할수 있을지.
이등병 생활이 힘이 들잖니..
너의 글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시간이 안될꺼 같구나
4일후면 퇴소긱 7월 11일날 가니까
하여튼 잘 지내고
잘있고 내 생각 많이 해라
너와 같이 시원한 맥주에 안주 푸짐하게 해서
나의 재미없는 군대 얘기나 하면서 다리 꼬고
침뱉아 가면서 그렇게...
아!!! 빨리 그날이 왔으면.
너와 얘기할수있는 날이
2000. 7. 6
화장실 병기에 앉아 응가 누며...권대민
재민이에게 덧붙이는 글
재미 너한테 전화했을때 많이 놀랬지 11일날 이곳 국군
대전병원에 왔는데 원래는 처음온날 그날에 전화를 하는
건데 종교행사때문에 다음날읜 12일날 전화를 하게 됐던
거란다.
처음에 전화걸수 있을때 부모님 생각나고 다음에 니 생
각 났는거 아냐?
한통화만 할수 있을줄 알았는데 다행히 두통화 할수 있
어서 부모님 목소리와 너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주위에 고참이 많아서 부득이하게 그런 말투로 전화를
했다
많이 놀랬지 처음에 "충성 이병 권대민입니다"했을때 재
미 아무말도 안하고 멍하니 있고...
진짜 웃겼다
우스워도 마음대로 웃을수 없는것이 이병이다.
내생각에 한 2주동안은 죽은 시체처럼(좀비)앉아 있다가
사역{노가다..막일}나오면 거기가고 할것 같다.
내 보직이 나왔긴 나왔는데 확실하지 않다.
재활 의학과라고 하던데 여기 내가 있는 5내무반은 정말
좋은 곳이다. 국군대전병원에 파라다이스 같다
근데 잘못하면 4내무반으로 옮길수도 있단다
4내무반은 빡시다던데 하여튼 그렇고....
내가 어떤 상병한테 어찌어찌해서 {말안해도 알겠제?}
누구 폰번호를 가르쳐 주었더니 누구한테 연락해서 조심
하라고 해라
재민 잘 지내고 나 9월1일 오알 2일날 쯤에 100일 이거든
휴가는 조정이 가능하다니까 경진이나 준석이 다른 친구들
에게 알아보고 다같이 한번 봐야지
휴가 나갈땐 맨 먼저 부모님보고 너 보러간다
군복 입은채로 아니 너부터 먼저 보러갈까
우리는 휴가 갈때 군복입고 가는것이 아니고
근무복이라고 해서 멋있는거 입고 가거든 기대하라구
재민 잘 지내고 잘 있고
우리 카페사람들에게 내안부 전해주고
새뼈하고 송이누나한테 답장 써서 보냈으니까
그렇게 알라고.
늦게 보내서 미안하다고 전해주라
재미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다.
너 사진 하나만 보내라
경진이 준석이 다른친구들 있는거면 더 좋고
잘 지내라
아참 ! 같은날 같은 시간에 전역할 동기 3명이 있다!
P .S새로나온 음반 있으면 목록 적어놓고 좋은 음반있으면
목록 적어라
내음반과 목걸이 기타 앰프 잘있겠지. 내목걸이 항상 걸고
있는지
난 너의 시계를 보며 항상 너 생각하고 니가 항상 내곁에
있다고 느낀다
너도 그런지
내 목걸이 보며 내생각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