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전 한번도 본적이 없는 연극을 참 좋아한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꼭 연극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본 내 인생의 처음 연극이 바로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였어요.
연극을 보기 전, 그 사람이 나에게 제목을 말해주는 순간, '아~'하는 감탄사가 잠시 내 마음속에서 움틀거렸습니다. 애틋함과 애절함, 눈물섞인 웃음이 한눈에 보이는 그런 제목이었어요.
제가 좀 슬프고 감동스러운, 그리서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참 좋아하거든요. ^^;;; (근데 전 남잡니다. -_-;; 부끄럽군요. 흐흐)
연극이란게 어떤거다 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서 대충 상상은 했지만, stage가 그렇게나 작을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만큼 관객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연극이 될 수 있는 거겠죠.
동행한 그 사람은 다르게 놀랍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날 처음이야~'라구요.
그래서 제가 대답하죠. '왜그런지 알아? 내가 왔거든. 훗~'
7시 30분이 되고 조명이 꺼지면서 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휴대폰도 끄고(사실 무음으로 했어요. 죄송했어요. ㅎㅎ) 연극에 집중하길 시작했어요.
내 바로 앞에, 아무런 현대적 미디어장치의 장벽 하나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인간미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눈을 바로 볼 수 있었고,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를 느낄 수 없는 작은 공기의 움직임 하나하나로 읽을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진득하게 자아내는 눈물.. 오랜만이었습니다. 몸을 떨면서 울어본 적은..
특히나 극중 아버지(출식)는 저의 큰아버지와 너무 닮으셨어요. (외모든 행동이든) 시골에 사시는 큰아버지도 장애가 있으시거든요. 안경을 껴도 보이지 않는 극저하시력.. 하지만 꾸준히 농사를 지으시며 잘살고 계십니다. ^^ 극이 끝나고 꼭 악수를 청하고 싶었는데 나올 때 안계시드라구요. ㅠ_ㅠ
하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극도로 절제된 대사 속에 숨겨진 가장 큰 슬픔과 애환, 그리고 사랑.. 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나 교회에서 농약을 마실 때 난 볼 수 있었습니다. 미소와 함께 농약을 들이키며 고개를 드는 순간, 조명에 비친 당신의 고인 눈물을요)
내 인생 처음으로 알게된 연극.
이 소중한 자리를 소개해준 그사람에게 너무나 감사하구, 동시에 제 눈물을 한껏 훔쳐가신 출연자 여러분들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 좋은 공연 너무 잘 봤구요, 앞으로도 종종 이런 자리를 많이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아트홀. 버스를 타게 되면 종종 지나치는 거리에 있어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공연, 감동 공연 많이 부탁드릴께요~
첫댓글 리미스님의 글 너무 감동적입니다. 우리의 공연이 리미스님의 마음에 감동을 주었다니 저도 너무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부족한 작품 높이 평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공연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오빠, 최고얌 ^-^ㅋ
당신이 있기에 우리들이 연극을 할 수 있습니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예전 식구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오늘 하루 저두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하는 전도사가 되려 노력하겠습니다. 리미스님 이쁜 사랑 하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