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는 악보 연구를 할 때 단순한 음표에 대한 해독자로서가 아니라 창조적이고도 독창적인 예술가로서 접근해야 한다. 연주가는 어떤 음악을 표현할 때에 자신 만의 개인적인 표현을 하겠다는 강한 욕구가 있어야만 한다. 작곡가는 자신의 창조적인 음악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한 수단으로써 악보로 표기하는 것이며, 지휘자의 도전은 그 악보를 표현 풍부한 이미지로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악보에 대한 연구 과정이 이런 해석을 창조적인 지휘자를 통해 가능하게 해 준다
음악을 창조하는 그 기초로써 지휘자는 악보를 완벽하게 알아야 하며 그 악보에 대해 자신의 마음 속에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휘를 할 때에 머리 속에 그려진 음악의 구현이 우선되어야 하지, 작곡가의 음표를 단순히 연주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휘자가 악보 연구를 통해 그 악보를 완전히 자기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지휘자가 음악에 전적으로 자신을 투신하지 않는다거나 해석을 조직적으로 하지않는다면, 그 지휘자는 자신의 기초를 세우지 못하는 것이고 단순히 음표의 소리만을 연주자들에게 지휘하는 것이 되고 만다.
이런 지휘자를 만드는 과정은 가장 기본적인 음악적인 기술과 지식에 기반을 둔다. 그리고 악보에 대한 연구에 전제되는 조건들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음악에 대한 애정과 창조하려는 원의가 요구된다.
악보를 연구하는 동안 지휘자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음악 자체에 집중해서 행동과 마음으로 도전해야 한다. 악보 연구는 상당한 정신 집중을 요구하는 외로운 작업이다. (악보 연구의 과정 중에는, 누구나 그 음악을 연주단 앞에서 기계적으로 지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거부해야만 한다.)
지휘자는 정신이 산뜻하고 자신이 악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에 악보 연구를 시작할 것이다. 악보 연구를 하는 동안 정신집중을 잘 할 수 있다면 음표를 자신의 마음 속에 소리로 바꿀 수 있도록 큰 도움을 받게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것은 음악이 주는 이미지를 계속 간직하게도 도와준다.
악보를 연구할 때, 지휘자는 조용한 악기로 해야 한다. 그 악기란 바로 자신의 마음이다. 자신의 조용한 악기로써 악보에 대한 지식이나 감정적인 이미지를 얻는 기술을 터득하지 못한 지휘자는 심각한 장애자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악보에 대한 지식이나 이미지 없이는 그 사람의 지휘 기술 (지휘 동작) 이 얼마나 완벽한가에 관계없이 그 사람은 지휘대에서 효과적인 음악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조용한 가운데 악보 연구를 하는 지휘자에게 외적인 또 신체적인 소리의 반응은 결여되어 있겠지만 정신적인 과정은 절대로 소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휘자의 정신은 악보 연구 내내 반드시 민감하여야 하고 활기차야 한다. 여기에는 예리한 음악적인 상상력 내지 창작력의 연습이 중요하다.
악보 연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주어진 악보를 공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음악의 길이, 복잡성, 예술적 질, 그리고 각자의 축적된 음악적 지식, 경험, 기술, 특별히 악보를 읽어내는 능력과 비례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건들은 악보마다 또 지휘자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젊은 지휘자들이 매일 매일 악보 공부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는 것은 상당히 현명한 일이다. 연주가들이 매일 악기 연습을 하듯이 지휘자들도 악보를 연구해야 한다. 지휘자들은 언제 어디에서 공부할 것이며, 악보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 또 만들어 내고자 하는 소리를 위해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비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적어도 지휘자는 연주자들이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규칙적인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
결국 주제는 음악이며 음악은 바로 악보이다.
따라서 지휘자는 자신의 정신, 시간, 주의력을 음악에 집중하여야 한다.
새로운 음악을 매일의 규칙적인 악보 연구를 통해서 공부하는 것은 지휘자로 하여금 악보 읽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음악적인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야만 침체의 함정에서 피할 수 있다. 각 지휘자는 새로운 악보를 연구하는 것과 관련해서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