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가 말하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를 써볼 생각은 못했을 거다. 대원사로 가는 길에서 찍은 사진하며, 중간에 계곡으로 내려와 자리 잡고 라면 먹으려고 젓가락질 하던 사진 등이 있어서 그때의 일들이 분명한 것 같긴 한데도 마치 꿈인양해서.
너무 행복했던 때여서 그런 건가. 말을 해버리면 날아갈듯 불안해서 그랬던가.
내 기억에는 여전히 1학년때 인것으로 기억해. 내가 우리 과 일을 열심히 했고, 또 선배들이 끼지 않고서 오로지 우리 꿈나무들만의 시간이었던 때는 1학년때일 것이므로.
그때는 늦 가을이었지. 우리는 야유회 계획을 세웠고, 회비를 거둬야했었어. 대학 등록금이 없어 합격을 하고도 재수를 해야했던 나는 회비가 없어서 야유회를 가지 못하는 동기가 있을가봐 갑자기 걱정이 되었었지. 내 속내를 말하지는 못하고 나는 왕복 차비와 점심으로 먹을 라면몇개와 음료수를 살돈을 제외하고는 거두지 말것을 주장했었지. 고맙게도 동기들은 내 뜻을 따라주는 듯 했어.
그러나 왠 걸. 대원사로 가던 우리는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창근이를 비롯한 남학생들이 나몰래 돼지고기와 술을 감춰왔지 뭐니. 돈을 아끼자고 먹을 것을 사지 않았던 나는 동기들의 눈에서 발하는 빛을 보고 말았지. 창근이가 돼지 고기에 침을 뱉는 흉내를 내며, 못먹게 해도 우리는 아랑곳 하지 않았고 그 고기를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공깃돌 줍기도 하고 손수건 돌리기도 하고. 술래가 되었던 혜정이는 계곡에 얼굴을 담그고 오라는 벌칙을 아무런 반항없이 행하는 바람에 모두가 놀라기도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