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댄스스포츠의 예술적 사회적 특성
흔히 댄스스포츠의 특성을 논함에 있어서는 그것이 지닌 역사적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원론적 접근방법일 것이다. 왜냐하면 댄스스포츠는 각각의 종목 즉 라틴댄스의 5종목과 모던댄스의 5종목이 그 역사적 근원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각각 여러나라의 민속댄스에 근간을 두고 있다. 독일의 왈츠 아르헨티나의 탱고,미국의 자이브, 슬로우폭스트롯, 퀵스텝, 스페인의 파소도블레, 쿠바의 룸바 차차차, 브라질의 삼바 등 각 나라에서 즐겨왔던 춤을 영국에서 받아들여 나름대로 정리하고 새롭게 도법을 완성시켜 만든 것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댄스스포츠인 것이다. (최인애 외, 64)
그러나 본 고에서는 이에 관한 역사적 추적을 통해 그 특성을 규정하는 것보다 작금에 이르러 보다 정형화된 형태의 댄스스포츠가 지니는 특성을 논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사려된다. 왜냐하면 그 특성이란 민속무용으로부터 궁정무용에 이르기 까지의 변천을 거듭했고 이후 볼룸댄스로부터 현재의 댄스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대상과 형태의 면에서 계속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므로 최근 10여 년 사이 새롭게 대중적 형태를 취하며 붐을 이루고 있는 댄스스포츠의 특징을 말하는 것이 본고의 의도와 상충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댄스스포츠는 스포츠의 형태로서 정형화된 무용의 형식이므로 다분히 예술적 가치를 지닌 스포츠로서의 특성 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아무리 스포츠의 형태를 추구한다 할지라도 기존의 스포츠 종목과는 차별되는 무용의 정통적 예술성이 돋보 인다고 하겠다. 또한 여타의 무용 장르와는 사뭇 다른 형태 즉 개인성보다는 사회성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가치를 지닌 스포츠로서의 특성 을 들 수 있다.
상기된 바처럼 크게 두 가지의 특성으로 분류하여 자세히 언급하면 아래와 같다.
1. 예술적 가치를 지닌 스포츠로서의 특성
유네스코가 구성한 "21세기를 위한 국제교육위원회 의 보고서"는 21세기 영향을 미칠 요인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첫째,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 간의 긴장
둘째, 보편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간의 긴장
셋째, 전통과 근대성 간의 긴장
넷째, 장기적 배려와 단기적 배려 간의 긴장
다섯째, 경쟁을 요구하는 필요와 기회균등을 위한 관심 간의 긴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간의 긴장을 말하고 있다. (김문환, 1999)
상기된 요인들 가운데 특히 정신과 물질 간의 긴장은 물질만능의 팽배함 속에서 정신을 경시하고 소외시키는 정서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인격적 비정서적 사회문제들은 대부분 물질만능의 유산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인간의 삶 전체가 교육과 무관하지 않으며 문명화를 향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더욱 중요한 만큼 여기에 교육적 과제를 견지할 수밖에 없다.
즉 개인의 이상과 가치관이 결국 인류의 생존과도 연계된 문제인 만큼 여기에 그 이상과 가치관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지식보다는 정서를 움직일 수 있는 교육이 그 가치를 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예술교육의 절실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최근 교육이 일련의 학교교육 뿐만이 아닌 평생교육의 이념으로 전환을 이룬 시점에서 성인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취미와 관련된 성인의 활동들은 대부분 개인의 취향에 의하여 선택되어지며 다분히 기호적이다. 그것은 결국 개인의 정서 상태를 근간으로 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삶의 긴장 속에서 욕구를 해소하거나 발산하려는 의도를 내포한다. 댄스스포츠 참가자의 대부분이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는 것은 예술작업의 그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예술은 인간경험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그것들은 장식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존재가 어떻게 비언어적인 상징들을 사용하는가를 알아내고 단순히 언어로써만이 아니라 음악 무용 그리고 조형예술들을 통해서도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예술을 공부활 것을 권고한다. (김문환,1999).” 고 명시된 부분처럼 인 간은 이렇게 적절한 예술활동을 필요로 한다.
그 과정에서 성인의 취미활동이 기호적이라는 사실과 맞물려 예술적 활동을 희구하게 되는 속성이 있다. 대중이 댄스스포츠를 통하여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는 과정은 인간의 내적 욕망이 표현되는 하나의 과정으로 파악할 때 일련의 예술 경험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댄스스포츠에 관련된 예술적 속성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는 댄스스포츠가 리듬과 함께 행해진다는 사실 화려한 의상에서 얻게되는 시각적 충만감으로 부터 복합예술의 형식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Murryl(1959)는 음악과 관련된 댄스스포츠의 관계에 관하여 리드미컬한 신체적 움직임을 통하여 미적 가치를 정서적으로 표현하는 음악과의 대화 라고 정의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댄스스포츠가 리듬을 통한 감정이입과 미적 향수를 포함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황미숙, 2004).
그러나 그처럼 외연적인 특성 이외에 수행 과정에 있어서의 내재적 특성을 살펴보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이에 관한 연구는 예술교육의 일환인 창작력, 연기력, 표현력(조규청, 2004)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고찰된 바 있다. 여기서는 연기력과 표현력을 구분하지 않고 설명하고자 한다.
예술적 속성에 있어서 창작성 혹은 창의성은 모방성으로부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댄스스포츠의 수행 방법이 우선적으로는 기초 스텝의 모방과 훈련에 기원하지만 그 과정을 끝낸 후에는 주어진 스텝을 추는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스텝의 연결과 표현 혹은 자신만의 안무가 가능하다는 것에서 지극히 개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댄스가 행해지는 장소, 분위기, 상대방 관람자에 의하여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즉흥 행위와 상관이 있다 .
예술 활동에서 즉흥의 요소를 매우 중시하는 것은 개인의 충만함이 비롯될 때 훌륭한 예술 체험 즉 현상학적 체험이 획득된다는 사실을 뒷받침 한다. 또한 댄스스포츠는 경기의 면에서 승리로 이끄는 기술력 향상 즉 테크닉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거나 개인경기에서의 기록을 갱신하는 일 이외에 연기력을 통해 다양한 신체적 표현을 하는 것과 얼굴 표현의 다양함 즉 상대 선수나 관중과의 눈, 접촉 등으로 상대나 관조자를 압도하는 행위 등으로 상대는 물론 관조자를 더욱 흥분시키고 희열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등이 중요하다.(조규청, 2000).
여타의 스포츠 분야에 비하여 감정을 자극하는 일에 더욱 충실하다고 하겠다. 테크닉이나 기본기 이외에 관조자를 매료시킬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이 예술활동의 그것과 사뭇 닮아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사교적인 성격을 지녔던 볼룸댄스(Ballroom dance)가 192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경기적 성격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 극적인 요소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경기적 성격이라는 것은 경쟁의 욕구를 자연스럽게 부추기게 되면서 수행자의 극대화된 표현력을 요구하게 되는 예술적 속성을 지향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