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달산 성주봉 정상 표지석 설치 산행기
일시 및 장소 : 2006년 11월 5일 10시 30분부터 성주봉(961.5m)
참여인원 : 山들모임 산악회원 다수
이른 아침부터 천둥 번개가 온 천지를 흔들어 대며 굵은 빗줄기는
삽시간에 도랑물을 만들고 밝아오던 아침이 칠흙 같은 어둠을 만들어 버린다.
우루루 콰당 뒤이어 번쩍 빛나는 번갯불에 콩이나 던져 구워나 볼까나...
오늘 성주봉에 정상 표지석 올리는 날인데...
날씨가 이러니 오는 비 홀짝 다 맞게 생겼다.
수평자와 받침석 놓을 때 쓸 미장용 흙 칼을 챙기고 성주봉 아래동네
당포리(고주골)로 차를 달리면서 사무국장과 통화를 하니 비가 와서 잠시 시간을
늦추었다고 한다.
성주봉 산행 입구에 이르니 어제 갖다 놓은 표지석이 홀로 쓸쓸히 오는 비 다 맞고
누워 있어 세워 놓고 적당한 나무를 잘라 회원들이 오는 동안 채비를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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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무를 잘라 굵은 철사를 엮어 받침목을 만들어 그 위에다 상처가 나지 않게
마대를 겹겹이 둘러 싼 표지석을 올려놓고 철사로 고정을 시키고 긴 나무에 매 달아
목도를 할 수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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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당길 수 있게 흰 광목으로 줄을 만들고 양옆에서 들 수 있게 끈을 만들어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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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일단은 올릴 준비는 다 되었다.
다음은 막걸리를 한 잔 씩 돌리면서 오늘의 표지석을 올리는데 마음을 모으고
힘찬 함성으로 기(氣 )를 모으면서 가파른 산길을 치고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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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서로 교대를 하면서 순수한 회원들의 힘으로 땀과 열정으로 정상 표지석을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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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상 표지석은 山들모임 산악회에서 일 년에 하나씩 산정에다 설치한 게 벌써
열 세 개째 설치한다.
또한 그 산이 있는 계곡에서 자연석을 찾아 굴취하고 그 주변 마을 어른을 찾아 유래와
자문을 구하고 글씨를 받아 돌에다 새겨 설치하는 뜻 깊은 사업으로써 이제는
우리 산악회의 구심점이 되어 버렸다.
쉬면서 막걸리가 한 순배 도는 사이 나는 회원 한 명을 데리고 먼저 성주봉으로 오른다.
어제 먼저 올려다 놓은 표지석 받침돌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한참을 헉헉거리며 올라서야 운달산과 성주봉 갈림길을 지나고 몇몇 산객들을 만나니
모두들 궁금해 하고 대단하게 여긴다.
정상에 오르니 많은 등산객들이 산상의 오찬을 즐기고 우리는 곧바로 산신께
먼저 가져온 술과 순대를 간단하게 제물로 차려놓고 표지석을 설치하기위해 산을
파는 것을 고하니 옆에 있던 대구에서 왔다는 푸른 산악회 총무란 분이 같이 동참을
해 준다. 같은 산악인이라 뭔가 이심전심이 아닐까 한다.
받침석이 앉을 만큼 땅을 파고 돌과 시멘트로 기초를 튼튼히 하고 그 위에다
받침석을 놓고 수평과 좌향을 맞추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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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석 설치가 끝나자 바로 절벽 아래서 구령소리에 맞춰 함성이 들려
마중을 내려가니 정상 바로 아래부터가 난코스라 어디로 올릴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때 등반부장이 결정을 내린다.
보조자일과 광목을 이어서 큰 나무에 걸어 바로 올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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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의 힘이란 게 이런 때 나오는 법이라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나는 순간이다.
곧바로 정상에다 올리고 나서 한쪽에서는 막걸리 잔이 돌고 그간의 수고를 서로
격려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표지석을 묶은 것을 해체하기 바쁘다.
표지석을 설치하고 고정시키는 역할은 내 ??이라 돌을 붙이는 본드를 혼합해서
받침석에다 바르고 그 위에다 표지석을 올려 맞추면 설치가 끝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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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 제물을 진설하고 초헌관에 김성식 산들모임회장이,
아헌관에 후원회 회장을 대신해서 이경구 후원회원이, 종헌관에 사업담당 부서장인
배진섭 자연학술부장이, 축관은 박창희 운영이사가 정해지고 진행은 나와 김수암
사무국장이 각각 맡아 산신제를 올리고 헌작 순서에서 회원 개개인들의 소망과
가족의 안녕과 무사산행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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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제가 끝나고 마지막 음복으로써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고
이 정상 표지석은 앞으로 많은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풍우와 싸우면서
이 산을 지키리라....
첫댓글 근디 여그서 파주 문산에 있는 지 산친구 부음을 들어서 가심이 마이 아포요.... 북한산 릿지 등반하다가 추락혔는디 구조대가 넘 늦게와서 과다 출혈로 그만 한 많은 시상을 하직혔다네요...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마루님! 너무 무리하게 산행하지마세요 식구들 생각도 하셔야죠~~~~
감사합니다... 무리한 산행은 하지 않거든요 ...
이런모습 첨바여...힘든 표지석을 옮기는게... 근디 산친구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누리마루님 수고하셨어요..
조은일 마니마니 하시지 부럽기도 하구 ....지들도 언제한번 동참을 허락하여 주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