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이야기 야인 김두환/시라소니(이성순) - 나의 아버지를 말한다 이의현목사

[최형천]

야인 김두한 /시라소니(이성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선 주먹의 황제 김두한



김두한의 가족들(가운데가 따님 탈랜트 김을동씨)



김두한의 결혼식 사진



우리들의 영원한 큰 형님 김두한



군중들 앞에서 연설하는 김두한



군중들속에 서있는 김두한



혁명자 박정희 소장과 함께



그 당시 우미관 식구들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으로 불리었던 세 사람



졸린 눈에 팔자걸음?  바로 전설의 싸움꾼 시라소니



시라소니가 부하들의 호위를 받으며 명동거리를 걷고있는 모습



이성순 병사하였다는 신문기사



시라소니아들 이의현목사의 고백 자서전



 정치 깡패 이정재 (박정희의 혁명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짐)

'시라소니는 진짜 싸움을 잘했을까.'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시라소니(조상구 역)는 '전설적인 파이터'로 등장한다. 호랑이 새끼 중 못난 놈이라는 의미의 독특한 별명을 지닌 시라소니(본명 이성순·1916∼1983). 어미가 버린 새끼 중 살아남은 시라소니는 천하무적이 된다고 한다. 시라소니의 아들 이의현씨(44·목사)는 "아버지는 주먹과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 타고난 싸움꾼이다"고 회고했다. 김두한의 평생지기 김동회옹(86)도 시라소니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하고 있다. 김옹은 현존하는 야인 중 시라소니와 맞장을 뜬 유일한 인물이다. 김옹은 1949년 겨울쯤 서울 명동극장 인근 공터에서 시라소니와 맞장을 떴다. 당시 김옹은 김두한과 함께 명동극장 옆 맥주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김옹은 술자리에서 이북사투리가 너무 시끄럽게 들리자 시라소니 일행에게 "야! 조용히 술 마셔"라며 시비를 걸었다. 순간 시라소니가 "야, 뭐 어드레!"라며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라소니는 약자가 건드리면 싸우지 않는다고 한다. 김옹은 약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큰 키에 딱 벌어진 어깨와 눈빛만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싸움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김두한은 두사람이 싸울 것 같아 말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김옹이 "한판 붙자"며 대결을 신청했다. 시라소니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서로를 탐색했다. 김옹은 시라소니가 뛰어난 싸움꾼으로 소문나 있어 사전에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시라소니의 주특기인 '공중걸이 박치기'만 피한다면 승산있는 싸움으로 판단했다. 반면 시라소니는 김옹의 싸움 실력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당시 두 사람의 싸움은 유도가 주특기인 김옹과 공중걸이 박치기가 주특기였던 시라소니와 싸움이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10여분 동안 한치의 양보도 없는 피말리는 결투를 벌였다. 그러나 지존을 가리지 못했다. 김두한의 중재로 싸움을 중단한 두 사람은 다시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긴 후 화해했다. 김옹은 "시라소니가 워낙 유명한 싸움꾼이어서 결투를 벌이고 싶어 일부러 시비를 걸었다"면서 "시라소니는 정말 대단한 싸움꾼이었다"고 회고했다. 김두한도 말로만 듣던 시라소니의 싸움 실력을 두 사람의 결투를 통해 본 후 시라소니를 주먹 선배로 극진히 모셨다는 후문이다.

   

[시라소니 약력]
 

1916년	2월 29일 평안북도 신의주 미륵동에서 출생 어린 이성순 미륵동 동네 신의주 정복기 보통학교 때부터 유난히도 일본 애들을 팼다 어린 나이에도 왜경의 감시를 받았다
1929년	불곰(친일파 긴상)과의 대결 승리
1932년	밀무역에 뛰어 듦 시라소니라는 이름 기차 - 밀수 배 - 거룻배 밀수 중국인 강도들과의 싸움 헌병대와의 싸움 명견 도비와의 싸움
1933년	정경봉(독종 꽈리 주둥이)과의 결투 승리
1934년	누님이 계신 상해를 다녀오다 - 술집 용심봉과의 싸움 승리 친구를 때린 진남포 깡패들과의 싸움 승리 백두산 훈련 호랑이와의 결투
1935년	도박장 습격
1936년	평양 최고의 주먹 박두성을 찾아가 결투, 승리 평양의 이화룡 용강의 아오끼
1937년	신의주 청송회관 용심봉 장손과의 대결 신의주 도피생활 신의주 헌병대장 기차도주 때 일본 헌병 때려뉘다 7월7일 대동아 전쟁 군부반장 하야시(검도3단)와의 대결 - 결투의 의미 4개월후 신의주 일시귀국 어련공판장 중개인 보스와 시비, 항복 받아 냄
1938년	외환 관리법 사건(돈배) 6월 천진 도박장 도미나 까페에서 일본헌병 3명을 때려뉘다 8월 신마적과의 대결 승리 마약장사 야마모토 사건과 18기의 명인 북경의 마오와 대결 승리 중국의 천하장사 무송과 대결 승리
1939년	상하이 까페에서 헌병대장과 대결 승리 새끼 손가락 사건 이상대와의 대결 승리 시라소니의 박치기에 하얼빈의 주먹짱 만가희의 얼굴전체가 함몰되다 상해 헌병대장 요시무라가 박치기를 맞고 병원에 실려가 3일만에 겨우 깨어남 중국 거지패 오야붕 마차오 일조삼 모일화 고여장
1940년	국제 도박장사건 상해 프랑스 조계지 미국인 탈영병과의 격투 러시아 조계지 소련인 두목과 결투 승리 영국 조계지 11개 조계지 정복사 ("영국/러시아 - 독일/프랑스/미국/이탈리아 - 오스티라아/일본"을 포함한 8개국에 "벨기에/스페인/네덜란드"를 더한 11개국)11개국 28개 조계지 최고 주먹들 장악사
1941년	북경 일번지 까페에서 일본여인 지혜꼬에 관한 사건 마적단 소굴로 들어가 마적단 초토화
1942년	개봉 용정유원지에서 일본 특무 대원과의 결투
1943년	친구들과 함께 독립운동에 참여 일본 꼬구라 형무소수감 중 일본 최고의 주먹 이즈마 누임
1945년	7월 해방 15일전 천지외교 공장에서 카네미야 패거리 40명과 대결 승리 8월 15일 해방 이북생활 권총을 든 러시아 대장 총성과 박치기의 대결
1946년	1월 남하 개성당도 2월 종로 우미관에서 최고의 주먹 김두한과 만남       명동파 행동대장 무억을 누름 3월 인천행 인천주먹들 정복사 - 지금도 "시라소니 떴다"라는 소문에 우는 아이들도 조용 11월 서북청년단이 조직 됨
1948년	봄 인천떠나 서울도착 서북 청년단 감찰부장이 되다        10월 동국대부근 일본인 아파트
1949년	이진옥과의 결혼 백범김구 당시 국군 장교이던 안두희의 총탄에 맞아 서거.
1950년	6월 25일 전쟁(아내 임신4개월) 호림부대(비 정규부대)창설 9월 대원활약 15일 인천 상륙 작전 HID 대원, 북상하는 아군부대의 최 선방에서 활약 10월 묵호산간 대관령 적군 30명 기습섬멸 함흥까지 북진 11월 26일 중공군 대공세
1951년	1.4후퇴 봄 부산에서 10명패거리에 매맞는 이정재 구해줌 이정재가 이권 도움을 청하고 도와줌으로 린치사건 전까지 생활비를 댐
1952년	김일환과 만나 제주도로 장도영 만남 조봉암 선거 개입 땃벌 때 물리 침 아내와의 재회
1952년	8월 4일 오후 조봉암 김성주와 헤어짐 황병관 살해한 마사이찌 혼냄 3.1부대창설(현공수부대) 부부대장으로 활약 미군장교와의 대결
1953년	이정재와의 사건(린치) 종로5가 보령약국자리 반도병원-필동단칸 집-백병원 입원
1954년	초봄 백병원 나섬 북쪽으로 발길 옮김 팔당 산기슭에서 복수를 준비(칼쓰기, 사격연습, 무술연마) 몇번이나 저격권안에 들어온 이정재, 하나님이 살려 줌(HID 김일환, 내무부장관 한신)
1955년	인천행 질서 부두를 바로잡다
1956년	신익희 선거운동 / 장면 박사로부터 편지 옛 소공동에서 자리잡은 경향신문 사옥에서 만남 선거운동 4월 인천유세 3트럭의 인천 정야원(상이군인들) 당선 후 헤어짐
1958년	조병옥 선거운동
1960년	2월25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병옥 박사 서거 이승만 3월의 대통령과부통령 선거에서 야당 대통령 입후보자인 조병옥이 병으로 죽음으로써 쉽게 당선 4월 18일 고려대학교 학생 데모 4월 19일 4.19의거 4월 21일 전 국무위원 사표 제출 4월 25일 대학 교수단 데모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 하야 성명발표 4월 27일 이승만대통령 국회에 사표 제출 4월 28일 과도 내각 수립, 4월 28일 이기붕 일가 자살 5월 29일 이승만 대통령 망명으로 끝나게 된다.
1960년	7월 21일 아들 이의현 태어나다.
1961년	5월16일 박정희를 중심으로한 군인들이 반공과 부패, 부정의 일소 및 국가 재건을 내세우며 제2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군사혁명 이정재와의 만남 - 무릎꿇고 빎과 용서 5월 21일 이정재 등 깡패 200여명, 서울 시내 가두에서 군인들이 조리돌림 명현 교회 나가 이장수 목사님에게 권총과 칼을 바침 5월 22일 최고회의, 용공분자 2천여명, 깡패 4천2백여명 검거 발표 6월 4일 깡패 965명, 국토개발사업장에 작업 동원 8월 17일 이정재(李丁載)에게 사형이 선고되다. 사형은 9월 19일 집행되었다
. . .	. . .
1983년	2월 25일 시라소니 이성순님 소천

「시라소니」파란만장한 一生마친 李聖淳씨

한국일보 1 - 83.1.28

自由黨시절 폭력과 俠氣로 이름을 드날렸던 「시라소니」李聖淳씨가 67세를 일기로 파란만장한 일생을 닫았다. 풍운아의 말로에 어울리게도 그는 두칸짜리 전세방에서 무일푼으로 임종했지만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찬송가를 들으며 눈을 감을 수 있어 아늑한 善終이였다.
그의 사망은 많은 사람들에게 1950년대의 정치적 폐허를 회상케 한다.
정치세력들은 民生의 현실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이 정치문화의 빈곤속에서 직업폭력조직들이 정치세력의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李丁載, 金斗漢등 아직도 국민의 기억에 생생한 폭력조직의 거두들이 정치세력에 의해 원격조종되고 있었고, 시라소니 李聖淳씨는 특히 李丁載일파에 맞서는 野黨系주먹의 최고봉이었다.
그가 벌였던 수많은 大會戰과 유혈극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단 1건의 전과도 기록되어있지 않다는 것은 그의 주먹의 선명性을 말해준다고 할 것이다. 그는 申翼凞, 張勉씨 등 야당계 지도자들에게 「그림자 경호」를 자원하기도 했다.
新義州에서 만석군의 아들로 태어났던 그는 천성적인「俠氣」를 이기지 못해 정착생활을 마다하고 10대 시절부터 만주벌판과 중국대륙을 휩쓸고 다니며 발길질과 박치기로 싸움솜씨를 익힌 후 서울에 왔다.
1953년에는 당시 東大門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이던 李丁載의 사무실에 단신으로 나타나 『어이, 덩대. 월남 피난민들에 노점상을 마련해 줘야겠어.』라고 요구하다가 李의 부하들에게 도끼와 삽 등으로 집단린치를 당하기도 했다.
퇴원후에는 권총과 칼을 가슴에 품고 다닐만큼 生의 목표를 李丁載 제거에 두었다.
그러나 그는 어느날 돌연 복수와 유혈의 악순환에 대한 허무를 통감, 무기를 버리고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의 권유로 폭력의 검은 손을 씻고 기독교에 귀의한 동료들도 많았다.
그의 영결식장에 온 그와 주먹으로 인연을 맺었던 옛 부하, 동료들도 初老의 모습들. 혼란스러웠던 한 時代의 잔영과 人生無常이 겹치는 순간을 「시라소니」는 주고 갔다.

시라소니 사망 기사 2 -주간경향-  

“마지막 협객”
주먹왕 『시라소니』

  박치기 생애를 살다간 『시라소니』故 李聖淳씨.

  『박치기 왕』이며 『단검(短劍)의 명수』로 한때 폭력 세계에서 신화적으로 군림했던 李聖淳씨. 본명보다는 『시라소니』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졌던 한 사나이가 그의 떠들썩했던 생애와는 딴판으로 초라한 셋방에서 세상을 하직했다.

  李聖淳씨(일명 시라소니) 별세 〓 25일 상오 10시 서울 성동구 군자동 29~39. 발인 27일 상오 11시.
  이런 부음(訃音)이 신문에 실렸다. 고인의 아호(雅號)는 실리지만 별명, 그것도 폭력세계에서 불리어지던 『시라소니』같은 닉네임이 활자화된 것은 이례적이다.
  누더기처럼 얼룩이진 온몸의 흉터만큼이나 파란만장하게 살다간 『박치기 황제』『시라소니』.
  지난 1월 25일 마지막 날,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옛 동료와 부하들 몇 사람이 임종을 지켜보는 앞에서 부인과 6남매의 아들 딸 손을 더듬으며 『이기고 지는 것은 모두 헛된 것일 뿐 하나님의 사랑만이 진실 된 것』이란 유언을 끝으로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최후의 나이 68세.
  무적(無敵)을 자랑하며 천하를 누벼온 철권의 장사도 무상한 세월, 삶의 순리 앞에는 어쩔 수 없었다.
  본명 李聖淳보다는 『시라소니』로 이름 높았던 그는 박치기, 주먹뿐이 아닌 칼(단도)를 쓰는데도 따를 이 없는 명수였다.
  만주벌판과 중국대륙, 평안도, 서울등지를 종횡무진 박치기, 칼 쓰기, 주먹으로 한 세대를 주름잡으며 천하를 누빌 때는 산천초목까지도 벌벌 떤 협객이었다.

신화적 인물……
외롭게 숨진 파란만장

  피투성이로 얼룩이 진 처절한 삶의 점철이었지만 사리사욕은 외면한 채 그는 언제나 약자를 도와 온 의로운 투쟁만을 일삼았기에 폭력세계의 『큰형님』으로 부끄럼 없는 일생을 마감했다.
  청년시절에는 중국대륙을 누비면서 대규모 도박단을 털어 그 돈으로 조국해방운동을 하던 독립투사들을 도왔고, 해방 후에는 단신 월남, 『압록강 동지회』,『서북청년회』등을 조직해서 반공운동에도 앞장섰다.
  『시라소니』. 그는 1915년 평북 신의주에서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폭력세계의 『큰형님』으로 약자를 돕는 의로운 투쟁

  보통학교 때부터 유난히도 일본 애들을 잘못 대해준 것이 미움을 사서 어린나이에도 왜경의 감시를 받았다.
  신의주 보통학교를 함께 다닌 日本인 동창생을 눈알이 빠져나가도록 때려 왜경에 잡혀갔던 것도 불과 15세 때였다.
  그의 나이 17세 때. 툭하면 귀찮게 구는 일본 관헌들을 때려누이고 압록강 건너 만주 땅으로 탈출하면서부터 파란만장한 『시라소니』 생애는 개막됐다.
  남북 만주벌판을 달리는 쾌속의 기차를 뛰어 타고 뛰어 내릴 만큼 발이 빨랐던 그는 왜경들의 감시가 심한 중국대륙을 누비며 일본관헌들을 닥치는 대로 두들겨 패댔다.
  체포령이 내린 삼엄한 경계 속에서도 끊임없이 압록강을 넘나들며 열차밀무역을 해 어려웠던 집안 살림을 돕기도 했다.
  북부중국에서 아들하나 딸린 미모의 젊은 과부에게 반해 동정을 바쳐 사랑을 불태웠으나 뒤늦게 알고 보니 별거중인 옛 친구의 부인. 숱한 후회와 번민 끝에 그 여인과 헤어지긴 했지만 첫 사랑을 잊지 못한 『시라소니』는 그 후도 계속 북부중국지방을 배회하면서 여인을 넘보는 왜병들을 사정 없이 두들겨 패 그의 무서운 주먹과 박치기 실력을 오만스레 만주 땅을 휩쓸던 왜군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가 뒷날 칼 쓰기의 명수로 군림하게 된 것도 이 곳에서 비롯된 사연이다.
  떼지어 무기들고 몰려드는 일본군들을 혼자 힘으로 당할 수 없게되자 『시라소니』는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 날마다 칼 던지기 연습만을 한 것이다.
  40미터 앞에 바둑판같은 표적을 놓고 던지는 칼날은 백발백중. 한 개의 실수도 없었다. 『시라소니』가 이처럼 유명해지자 만주 곳곳에서는 가짜 『시라소니』가 곳곳에서 출몰, 눈이 벌게진 일본경찰들은 더욱 골탕 먹기도 했다는 것.
  『일본 놈이 있는 땅에는 갈 수 없습니다』
  어역만리 중국땅으로 아들인 『시라소니』를 찾아온 어머니의 눈물겨운 귀향요청을 뿌리친 채 만주벌판을 누비던 『시라소니』가 고향땅에 돌아온 것은 1945년 해방되던 해.
  『신의주 학생사건』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소련군데게 쫓기게 되자 평양르로 도망한 『시라소니』는 당시 주먹계의 거물 李華龍과 의기가 투합, 반공 (反共)운동을 시작했다.
  32세 때 단신 월남한 그는 서울에서 평안도 출신을 주축으로 한 『압록강동지회』, 황해도 출신을 주축으로 한 『서북동지회』를 조직해서 반공운동을 계속했다.
  6․25 때는 HID 민간 요원으로 자진입대해서 북진(北進)에 앞장섰고, 오늘의 특수민간 침투부대의 창설에 자진 참여, 초대회장으로 호국을 위한 활동에서 용맹을 떨치기도 했다.
  그는 34세 때 부인 李진옥씨(54)와 연애로 정식 결혼했다.
  『주먹대장』으로 알려진 살벌스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사리사욕에 비굴함이 없는 정의파적 기질에 반한 양갓집 규수와 결혼하면서 『시라소니』는 기독교에 입문, 서울 영락교회 십자가 앞에서 생에 최초로 무릎을 꿇었다.
  가만히 앉아있다가도 용수철처럼 튀어나가는 박치기에 5m전방의 적들이 퍽퍽 나가떨어지는 비장의 헤딩이나, 50m 전방까지 백발백중 시키는 칼 쓰기에는 金斗漢․李丁載등 당시 거물들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백 80cm키에 이른바 통뼈 체격. 워낙 몸이 빨라 『상대방이 쓰러지는 것은 보았어도 치는 것은 한번도 못봤다』고 형제처럼 지내온 曹錫連씨(62・동대문상가)는 증언한다.
  그런 그도 53년 8월에는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서울 동대문시장 운영권을 독차지, 영세상인들을 울리는 李丁載에게 단신으로 도전했다가 일당들이 휘두른 도끼・쇠몽둥이에 쓰러졌던 것이다.
  찍히고 찔려 걸레처럼 된 몸뚱이를 가마니에 싸여 한강변에 버려졌던 『시라소니』는 산책 나온 시민에게 발견되어 가까스로 다시 살아났다.
  그후 2년간 권총과 칼을 품고 다니며 李丁載를 노렸지만 李丁載는 5․16 후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61년 5월 23일, 오랏줄에 묶인 李丁載가 깡패들의 속죄행렬 선두에 서서 종로통을 지나던날 『시라소니』는 품고있던 권총․단도를 목사앞에 바친 것을 끝으로 신앙생활만을 전념했다.
  민주당 정권때 鄭一亨박사의 선거참모로도 활약했고, 張勉․申翼凞 등등 정계의 거물들과도 교분을 맺었던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일.
  『마지막 협객 ― 시라소니』. 주먹세계에서만 살다간 68세 일기였지만 그는 단 1건의 전과기록도 없다는 것이 비록 폭력을 휘둘 때도 있었을망정  정의롭게 살다간 그의 성품을 엿보게 한다.

시라소니 사망기사 3 -중앙일보 1983년 1월 27일자-  

주먹세계의 “큰형님” 病死

「시라소니」李聖淳씨의 파란많은 生涯
해방 후 주먹세계의 「큰형님」으로 군림했던 시라소니 李聖淳씨가 25일 상오 3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별세, 파란 많은 그의 일생을 마감했다. 68세.
서울 君子洞 29의 39 지하전세방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부인 李鎭玉(56)와 1남 5녀의 유족 ․ 친척들과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몇몇 옛 동료 ․ 부하들만 서성거릴 뿐 조용하기만 했다. 李씨는 해방 후 鐘路거리의 잇봉 金斗漢 ․ 東大門시장을 중심으로 한 두목 李丁載와 함께 주먹계의 3거두. 두 사람이 거대한 조직과 거점을 둔 반면 李씨는 일정한 무대와 조직 없이 일신으로 행동하면서도 두 사람으로부터 『형님』대접을 받을 정도로 막강한 실력자였다. 金斗漢과는 두 차례에 걸쳐 맞붙었으나 그때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金측에서 『형님 화해 합시다』를 요청해왔고 李丁載는 釜山피난시절 李가 여러 명으로부터 린치를 당할 때 李씨가 구해준 바 있어 당시 주먹계에선 두 사람보다『한수 위』로 인정받았다고 동료들이 전했다.

金斗漢 ․ 李丁載보다 “한수 위” 인정받아
17세 때부터 鴨綠江 넘나들며 密貿易도
해방전 日人깡패 40명 혼자 물리치기도
申翼熙․張勉씨 선거운동, 左翼타도 앞장

  新義州가 고향인 李씨가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열차밀무역을 시작한 17세 때부터.달리는 열차에 올라타고 鴨綠江을 드나들며 日人세관원을 혼내주면서부터 무서운 존재로 두각을 나타냈다.
  시라소니 (스라소니)란 어미 호랑이가 절벽으로 떨어뜨린 새끼 중 기어 올라가지 못한 못난 새끼호랑이. 열차 밀무역 중 달리는 열차에 오르려다 떨어질뻔 했던 적이 있어 시라소니란 별명을 얻게 됐다.
  그의 주특기는 박차기와 발길질. 1백77cm의 키에 다부진 체격의 李씨는 행동이 워낙 빨라 그의 싸움판을 지켜본 사람들은 『살대방이 쓰러지는 것만 보았을 뿐 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해방직전인 1945년 7월 말께. 친구를 초주검 시킨 奉天의 韓國계 日人깡패 『가네미야』(金宮) 패거리 40명 과 단신으로 대적해 물리친 일화는 지금도 주먹세계에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해방 후 李씨는 한때 仁川부두와 南大門․明洞 등에 근거지를 두고 주로 이북사람들의 생활터전을 마련해주는데 힘을 써오다 우익계 西北청년단 감찰부장직을 맡아 좌익세력타도에 앞장서기도 했다.
  6․25 때는 HID요원으로 활약했으며 曺奉若선거 참모를 시작으로 申翼熙․張勉선거참모로도 활약했다. 이 때 李丁載는 李起鵰의 수하로 그 세력이 막강할 때였다. 申翼熙선생의 사망으로 선거운동에서 손을 뗀 李씨는 이북민을 위해 東大門점포양도를 李丁載에게 요구하다 東大門파로부터 붕의의 습격을 받아 겨우 목숨만 유지한채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졌다.
  이때부터 李씨는 복수의 일념으로 권총과 칼을 품고 2년간이나 李丁載를 찾아 다녔다.
  그러나 두 사람의 해후는 끝내 이뤄지지 않은 채 李丁載는 5․16후 사형을 받게 된다. 사형을 몇 달 앞두고 오랏줄에 묶인 李丁載가 鐘路거리에서 속죄행렬을 하던 날 시라소니는 품속의 권총을 永樂교회 교단에 바치고 신앙생활에 귀의했다.
  李씨는 그 후 기독교인으로서 착실한 신앙생활로 일관했다.
  李씨는 기독교에 귀의하기 전에는 『이기는 것만이 살아남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으나 신앙을 갖고서 부터는 『이기고 지는 것은 모두 헛된 것일 뿐 하느님의 사랑만이 진실 된 것』이라고 말해왔다는 것.
  주먹이외에는 배운 것이 없는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출가한 딸들과 친척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해왔었다. 이따금 찾아오는 손 씻은 옛 주먹동료들과 仁旺會라는 친목회를 만들어 한달에 한두번씩 만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李씨의 장남 義現(24)은 현재 大韓신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데 목사의 길을 걷고 있다.

시라소니 사망기사 4 - 한국일보 83년 1월 28일자-  

「시라소니」
파란만장한 一生마친 李聖淳씨

自由黨시절 폭력과 俠氣로 이름을 드날렸던 「시라소니」李聖淳씨가 67세를 일기로 파란만장한 일생을 닫았다. 풍운아의 말로에 어울리게도 그는 두칸짜리 전세방에서 무일푼으로 임조했지만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찬송가를 들으며 눈을 감을 수 있어 아늑한 善終이였다.
그의 사망은 많은 사람들에게 1950년대의 정치적 폐허를 회상케 한다.
정치세력들은 民生의 현실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이 정치문화의 빈곤속에서 직업폭력조직들이 정치세력의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李丁載, 金斗漢등 아직도 국민의 기억에 생생한 폭력조직의 거두들이 정치세력에 의해 원격조종되고 있었고, 시라소니 李聖淳씨는 특히 李丁載일파에 맞서는 野黨系주먹의 최고봉이었다.
그가 벌였던 수많은 大會戰과 유혈극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단 1건의 전과도 기록되어있지 않다는 것은 그의 주먹의 선명性을 말해준다고 할 것이다. 그는 申翼凞, 張勉씨 등 야당계 지도자들에게 「그림자 경호」를 자원하기도 했다.
新義州에서 만석군의 아들로 태어났던 그는 천성적인「俠氣」를 이기지 못해 정착생활을 마자하고 10대 시절부터 만주벌판과 중국대륙을 휩쓸고 다니며 발길질과 박치기로 싸움솜씨를 익힌 후 서울에 왔다.
1953년에는 당시 東大門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이던 李丁載의 사무실에 단신으로 나타나 『어이, 덩대. 월남 피난민들에 노점상을 마련해 줘야겠어.』라고 요구하다가 李의 부하들에게 도끼와 삽 등으로 집단린치를 당하기도 했다.
퇴원후에는 권총과 칼을 가슴에 품고 다닐만큼 生의 목표를 李丁載 제거에 두었다.
그러나 그는 어느날 돌연 복수와 유혈의 악순환에 대한 허무를 통감, 무기를 버리고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의 권유로 폭력의 검은 손을 씻고 기독교에 귀의한 동료들도 많았다.
그의 영결식장에 온 그와 주먹으로 인연을 맺었던 옛 부하, 동료들도 初老의 모습들. 혼란스러웠던 한 時代의 잔영과 人生無常이 겹치는 순간을 「시라소니」는 주고 갔다.

50年代 野黨쪽 주먹王.... 기독교 歸依

시라소니 사망기사 5 - 선데이 서울-  

金斗漢 李丁載와 어깨 겨룬 俠氣의 주먹

중국대륙 만주벌판 평안도 그리고 해방후에는 서울에서 전설적인 주먹세계를 풍미했던 풍운아 시라소니 李聖淳씨가 1월 25일 상오 6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金斗漢 李丁載와 함께 3거두의 한사람이었던 그는 늘 혼자 다니며 義로운 일에 주먹을 휘둘러 협객으로 알려졌던 실향민의 한국판 代父. 日人과 공산당 타도에 앞장섰던 「人間 시라소니」의 人生궤적.

■마지막 한말
고인이 마지막 눈을 감은 서울 성동구 군자동 29-39 지하전세방은 그 옛날의 쟁쟁하던 명성과는 달리 백발이 히끗히끗한 옛 친구와 1남 5녀의 자식과 친척 몇몇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쓸쓸했다. 2년 전 미아리에서 이사온 뒤, 부인과 아들, 막내딸과 함께 출가한 딸들의 도움으로 生을 꾸려온 이곳 방 2칸의 거처는 화분 몇 개가 고인의 손길을 기다리듯 파란빛을 발하고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
『찬송과 기도로 축복해달라시며 저희들의 손을 한사람씩 모두 잡아 보시곤 눈을 감으셨습니다.』
넷째딸 신숙씨는 아버지의 임종모습을 이렇게 전하며 과거 얘기는 일체 없었던 아버지의 생전을 더듬는다.
시라소니 집안은 할아버지 때부터 기독교를 믿어온 그리스천가문. 이미 자유당시절 다시 교회를 찾은 시라소니는 3년 전 혈압으로 쓰러진 뒤에도 일료일엔 꼭 둔촌동의 초대교회을  찾을 정도로 신앙심이 두터웠다.
임종시 유일한 아들 義現씨에게도 훌륭한 목사가 되라고 유언을 한것만 보아도 그 신앙의 깊이를 알 수 있다.
■못난 새끼 호랑이
1917년 신의주에서  부농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시라소니가 주먹으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기울어져가는 집안을 돕기 위해 열차밀무역을 시작한 17살 때. 신의주에서 압록강 철교를 건너 만주의 安東사이를 오가는 기차를 뛰어오르며 밀무역을 하던 그는 日人세관원들과 싸움이 잦아 그 때마다 번번이 평안도 박치기와 발길질로 상대를 일격에 쓰러뜨렸다.
그의 별명 시라소니도 이때 붙여진 것. 한번은 열차에 오르다가 떨어졌다. 이때부터 ‘어미 호랑이가 새끼 호랑이를 절벽밑으로 떨어뜨려 오르지 못하는 못한 새끼 호랑이’같다 해서 「시라소니」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다.
시라소니는 스리소니의 사투리. 삵쾡이 비슷한 맹수이다. 1m77cm의 다부진 체격과 남들 두배는 뒴직한 커다란 손을 가진 시라소니의 무대는 그 후 중국대륙 만주벌판까지 넓혀졌고 상대가 누구든 그 앞에선 5초를 넘기기 어려웠다. 얼마나 그의 행동이 재빨랐는지 방안에 앉아 마루위의 상대를 단숨에 박치기로 쓰러뜨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뿐만아니었다. 해방직전인 45년 7월에는 자신의 친구를 초주검시킨 한국계 日人깡패 「가네미야」패거리 40명과 단신으로 대결, 승리를 거둔 전설적인 승전보도 두고 두고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다. 또 해방후에는 그의 주먹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일본에서 현해탄을 건너온 야쿠자 깡패와 명동에서 맞붙어 단 2초만에 KO시킨 韓日간의 주먹대결 등 그의 주먹엔 상대가 없었다.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없습니다. 일본 헌병에게 잘라 주었거든요.』
그는 신체중 유일하게 손가락이 하나 없었다는 옛부하의 귀뜸. 일본 헌병대장을 패준 일이 있고나서 헌병들에게 체포되자 내일 내발로 찾아가겠다고 너희 대장에게 정하라며 그 자리에서 손가락을 베어준 것.
■越南民 많이 도와
이렇게 日人들을 혼내주던 시라소니는 해방이 되고 나선 좌익타도의 선봉에 섰다. 仁川부두와 서울 남대문 명동일대에서 월남민들의 생활터전을 잡아주기에 앞장섰던 그는 우익 西北청년단이 결성되자 감찰부장을 맡아 행동으로 좌익과 대결했고 결과 공산당이 과녁이 되기도 했다.
6.25동란이 일어나자 西北청년단원들은 虎林부대에 입대했고 시라소니는 HID요원으로 활양했다. 휴전후에는 曺奉岩, 申翼凞, 張勉씨의 선거참모로써 「그림자 경호」로 일관했던 그는 申翼凞씨가 타계하자 정치와는 손을 끊었다.
『돈도 정치도 시라소니에겐 관심 밖의 분야였어요. 단지 힘에 눌려지내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는게 고인이 하고 싶었던 일이었죠.』
학창시절 시라소니를 따르던 옛 동료들의 이야기처럼 그는 李丁載등과 달리 자유당전권의 사람을 받으면서도 그들을 위해서는 주먹을 휘두르지 않은 「재야주먹」이었다.
『겉으로는 그렇듯 강하면서도 내면은 착하디 착한 소년 같은 분이였습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옛 부하 安모씨는 李丁載와의 얘기를 들려준다. 
즉 동대문시장의 이권을 이일파가 독점하려하자 이를 월남실향민에게 찾아주기 위해 단신 이의 소굴로 찾아주기 위해 단신 이의 소굴로 들어갔던 시라소니는 거의 죽음직전이 될 때까지 흉기로 맞았고, 겨우 목숨을 건지자 칼과 권총을 품에 넣고 다니며 복수의  일념에 불타던걸
『저희가 잡아서 데리고 갔더니 풀어주라는 겁니다.』 李丁載일파의 부두목 격인 조일성과 李의 동생 등을 부하들이 잡아 서울 회현동의 낙천다방으로 데리고 가자 풀어주라는 시라소니
그 일이 있은 직후 그는 권총을 교회의 교단에 바치고 다시 기독교에 돌아왔다. 이처럼 많은 절설적인 이야기를 남기면서도 그는 前科 한번 없었다. 평소 여자와 술도 밝히질 않았고 오직 金斗漢 李丁載 등도 1:1 대결을 피할 정도인 주먹 하나로 의롭게 살아온 것이다.
가끔 찾아오는 옛 동료들과 과거를 그리며 仁旺會를 조직, 한달에 한번 모이는 것을 낙으로 알던 시라소니는 말년에 이렇게 깨달았다.
『이기고 지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만이 진실일 뿐이다.』라고-
그리고 그 말처럼 그는 영원히 하나님 곁으로 올라간 것이다.

越南 실향민의 代父 「시라소니」李聖淳씨의 풍운의 一代記
박치기가 特技... 「日本 제일」을 2초에 뉘어
5.16후 손씻고 어렵게 살며 신앙심 두터워

 

시라소니 사망기사 6

“暗黑街에서 天國으로“

『나는 시라소니가 아니다 나는 죄인이다.』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부인하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 보려했던 「시라소니」이성순.
그는 지난 25일 오전 68세를 일기로 파란만장 했던 생을 마감하고 하나님께로 갔다.
부인 이진옥여씨와 1남 5녀, 4사위들의 찬송을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은 이씨는 어두웠던 과거의 모든 죄를 회개하고 충성으로 교회의 집사직분을 맡다간 신앙의 거목이었다. 그의 화려했던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남은 것은 2칸짜리 전세방과 강대상 하나가 전부.
빈소에는 백발이 성성한 옛 동료 몇 명만 밖에서 서성일 뿐 교인조객들의 발길만 분주했다.
그는 1916년 2월 29일 일제치하의 항일의 고장 신의주시 미륵동 70에서 장로의 둘째 아들로 출생 유아세례를 받고 신의주 보통학교와 일교회 부설 고등과를 나왔다.
삼일교회는 부친 이기정장로가 재산을 팔아 설립한 교회였다. 재산을 처분해 교회에 바친 그의 가정은 끼니를 걱정하게 되었다. 17세까지 열심히 부친 밑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그가 밥을 굶게되자 막 불타오르려는 신앙에 찬물이 끼얹어진 격이 되었고, 급기야는 종교에 회의를 느껴 교회를 등지고 말았다.
이것이 동기가 되어 그는 신의주에서 압록강을 건너 만주 안둥 사이를 달리는 열차에 뛰어오르고 내리면서 밀무역을 시작했다. 안동 봉천등지와 중국의 북경 천진 상해 등을 왕래하면서 현지의 주먹왕등과 패권을 겨루며 주먹세계에 군림했다. 힘이 없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어수선한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8.15해방 후 그는 인천과 서울 명동에 근거를 두고 월남인의 생활터전을 마련해 주고, 서북청년단 감찰부장직을 맡아  좌경세력 타도에 앞장서기로 했다. 6.25 때에는 HID대원으로 활약했고 환도 후 민간인으로 돌아왔다.
이때 그에게 뼈아픈 사건이 벌어졌다. 힘없고 연줄 없는 소상인을 대변해서 이정재에게 동대문시장 운영 양도권을 요구하다가 그의 부하들에게 불의의 습격을 받아 몸서리 처지는 린치를 받았다. 이때부터 7년 동안 그는 복수의 칼을 갈았다.
그러나 복수에만 눈이 어두워 몸과 마음에 병들이 있는 남편을 위해 기도해 온 부인의 애절한 기도가 응답되었다.
『하나님 제 남편으로 원수를 사랑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다시 찾는 이적을 내려 주시옵소서』
그는 부인이 다니던 명현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이 되었다. 모태에서 받은 신앙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 명현교회 이장수목사의 영향이 컸다.
『이성순선생, 원수는 사람이 갚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갚는 것입니다.』
이목사의 이 단순한 한마디 말이 그에게는 폭탄보다 크게 작용했다. 그는 그 순간 교회마루바닥에 쓰러졌다.
이목사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무릎을 꿇은 그는 십자가 앞에서 서원했다.
『저는 남을 심판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을 품지 않겠습니다.이전 것은 지나가고 새사람이 되겠습니다.』
그 후 그는 영락교회로 옮겨 독실한 신앙생활을 했다. 그리고 박조준목사에게 세례를 받았다. 특히 「내 주의 보혈은」찬송을 제일 좋아했던 이씨는 79년 고혈압으로 쓰러지게 되었다. 당시 강도사였던 김상철목사에게 안수기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성복교회로 교회를 옮긴 후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예배에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 마음의 기쁨을 찾았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결코 죄인임을 고백하지 못했다. 그는 의롭게 의리있게 가난한 자들을 수없이 도와주며 살아왔기 때문에 고백할 죄목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임종을 20일 앞두고 자신의 죄를 남김 없이 깨닫게 되었다. 인간적으로 의롭고 부끄럼이 없는 생활이었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무력한 죄인임을 그는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시력이 악화되고 말을 할 수 없던 그는 자기가 미처 알지 못한 죄가 무엇이 더 있는 지를 아내와 가족들에게 물으며 자기는 이제 시라소니가 아니고 죄인이며 지금까지 가족들에게 못다한 모든 것을 용서해 달라는 말을 손으로 써서 표현했다.
손을 들고 사도신경을 외면서 그는 자기가 이루지 못한 주의 사업을 아들이 감당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양떼가 배가 고픈가 병이 들었는가 찾아보는 목사가 되어달라고 아들의 손을 꼭 잡고 그는 떠났다.
외아들 이의현군은 대한신학교 4년에 재학중이며 방위로 근무하고 있다.
성복교회는 교회장으로 일산기독공원묘지에 그를 안장했다. 집례한 이태희목사도『그렇게 깨끗한 시신은 처음이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외로운 인간적 삶을 살다가 철저히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간 의인이였다.
그의 죽음은 형식적인 신앙에 빠져 있는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회개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과거를 회개하고 새 삶을 얻어
17세부터 열차 속에서 주먹 휘두르며 밀무역
가난한 자도 도우며 교회에 봉사

 시라소니 사망기사 7 -小說처럼 파란만장 박치...

  1961년 5월 23일. 서울 거리에선 5․16 혁명과 함께 검거된 깡패들의 『속죄 가두행진』이 벌어지고 있었다.
  맨 앞엔 한국판 『알 카포네』로 자유당 정권의 비호 아래 주먹을 휘둘렀던 李丁載가 가슴에 이름을 달고 걸어가고 있었다.
  이 때 서울중부시장 안에 있는 한 교회에서 한자루의 권총을 품에서 꺼내 목사에게 바치는 사람이 있었다.
  별명이 『시라소니』라는 李聖淳이었다. 『시라소니』는 53년 8월 동대문시장의 운영권을 독차지하려는 李丁載를 혼내주려고 단신으로 李丁載의 아성에 도전했다가 미리 대기해 있던 10여명으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했다. 온몸이 찔리고 찍혀 걸레처럼 된 채 시장 바닥에 팽개쳐져 있다가 한 지겟군의 도움으로 병원에 옮겨져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 후 6년간 『시라소니』는 권총을 품고 다니며 李丁載를 노렸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5․16혁명과 함께 李丁載가 붙잡혀 가버리자 복수의 권총을 교회에 바치고 기독교인이 되었다.
  『시라소니』. 평안도 사투리로 못난 호랑이새끼란 뜻이다. 이 묘한 별명을 지닌 주인공 李聖淳씨가 25일 67세로 소설보다 더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감했다. 중국대륙 만주벌판 평안도에서 그리고 8․15 해방 후에는 서울에서 주먹으로 한 세대를 휘잡았던 『시라소니』. 그러나 그의 마지막 길은 어느 누구보다 조용했고 영결식장도 별로 찾는 이 없이 쓸쓸하기만 했다.
  재산이라곤 서울 城東區 君子동 두간의 전세방 뿐. 하지만 부인과 아들 네 딸의 손을 꼭 한번씩 잡아보고 찬송가를 들으며 평온하게 눈을 감는 행복을 누렸다.
他界한 마지막 『협객』 시라소니 李聖淳씨
中國대륙․滿洲․平安道․서울을 주먹으로 주름잡아
金斗漢․李丁載도 피했던 실력…前科는 하나도 없어
晩年엔 기독교 귀의…남긴 재산은 두간짜리 전세방
  1917년 新義州에서 부농의 둘째아들로 태어난 그는 17세 때부터 기울어져가는 집안 살림을 돕기 위해 新義州에서 압록강 다리를 건너 만주 安東사이를 달리는 열차에 뛰어오르고 내리면서 밀무역을 했다. 그 때 달리는 열차에 뛰어오르다 한번 떨어져 실수한 전력으로 못난 호랑이새끼란 『시라소니』의 별명을 얻게되었다.
  『시라소니』의 주특기는 평안도 박치기. 방에 앉아있다가도 벌떡 뛰어 마루에 있는 사람을 받아 쓰러뜨리는 실력이었다. 『시라소니』는 언제나 혼자였고 집단싸움은 싫어했다. 서울의 주먹세계에서 군림하던 金斗漢․李丁載도 1대1의 대결은 피할정도였다.
  『시라소니』는 야당계 주먹인 셈이었다.
  申翼熙 ․ 張勉씨 등 야당지도자를 자유당 때 깡패들의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진해서 『그림자 경호』를 하기도 했다.
  자유당정권의 실력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들을 위해서 주먹을 휘두르지는 않았다.
  『시라소니』가 남긴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일생동안을 거의 주먹으로 살아왔지만 전과가 하나도 없었다는 명예였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마지막 협객이었다고 말한다. 그럴 소재로 한 소설 『시라소니』와 영화 『협객 시라소니』가 상영된 적이 있었다.

[목사 된 주먹 왕 시라소니의 외아들 이의현 -가정조선 91,4 ]

해방 직후 주먹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시라소니의 아들이 목사가 되었다 해서 화제다. 딸만 다섯을 낳은 뒤에 얻은 외동아들인 이의현 씨가 경기도 일산에 성현교회(0344-975-6413)를 짓고 목회를 시작한 것. 시라소니의 미망인 이진옥(63)씨와 아들 이의현(32) 목사를 만났다.
[글․이도희 기자  사진․정정현 기자]

<<주먹대신 성경으로 폭력대신 사랑으로>>

시라소니(본명 이성순)라면 지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해방 전후와 자유당 시절의 혼란기에 주먹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해방 직후 서울에는 크게 3대 조직이 있었는데 우미관 극장패의 김두환, 명동파의 이화룡, 종로파 동대문사단의 이정재 등이 주먹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시라소니는 그 어느 조직에도 가담하지 않았지만 당대 주먹의 최고봉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싸움 실력이 뛰어났다. 그런 시라소니의 아들이 목사가 되어 개척한 교회는 경기도 일산에 있다.
  경기도 일산읍 일산 8리 517의 4번지. 4차선으로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주도로에서 벗어나 진흙탕 길을 2백여m쯤 달리자 시라소니의 아들 이의현 목사가 새로 지은 성현교회가 나타났다.
  “우리 목사는 젊은 사람인데도 자기를 생각 안하고 남을 먼저 돌보려 합니다. 그래서 따라다니는 신도들이 많아요. 여기 오기 전에는 명일동에서 목회를 했는데 그 때 교인들 중 목사를 따라온 신도가 20명이나 되고 아예 이사 온 집도 두 집이나 될 정도예요.”
  어머니 이진옥 씨는 그렇게 아들자랑을 시작했다. 이 목사는 어머니를 호칭할 때마다 ‘권사님’이란 표현을 썼고, 이진옥 씨는 아들을 꼬박꼬박 ‘우리 목사’라고 했다.
  성현교회는 정식 건물이 아니라 농가의 축사를 개조한 듯한 형태로 외벽은 벽돌로 쌓고 스레트로 지붕을 덮었다. 교회 면적은 35평 정도이고 바로 옆에 위치한 집은 25평 규모라 했다. 교회에 딸린 부속 토지는 8백여 평인데 이의현 목사가 중학교 3학년 때 이진옥 씨가 가지고 있던 판잣집을 팔아 마련한 땅이라 한다. 집은 3년 전에 지었고, 교회는 올해 지었다.
  지금은 이렇게 번듯한 집을 갖고 있지만 시라소니와 결혼해 67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은 남편과 사별할 때까지 이진옥 씨가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시라소니의 환갑 잔치가 있었던 76년 어느날, 사회를 맡았던 오제도 전 검사는 이진옥 씨를 두고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시라소니 옆에 앉아 있는 부인이 젊고 아름다워 보여도 그 가슴속을 들여다 보면 아마 숯검정처럼 까맣게 타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의 일생을 잘 알고 있던 오검사의 표현처럼 이진옥 씨는 바깥으로만 떠도는 남편을 만나 혼자 힘으로 여섯 아이를 키우느라 말 못할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 양반은 어쩌다 쌀 살 돈이 생겨 들고 들어오다가도 우연히 만난 후배가 고향에 내려가는 길이라고 하면 차비하라며 그 돈을 그냥 내주고 말아요. 그래 굶기도 많이 했지요.”

결혼해서 50번 이사, 구호 양곡으로 연명하기도

이진옥 씨가 시라소니와 결혼한 건 1949년, 그 전해 서울로 내려온 시라소니가 서북청년단의 감찰부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중매는 시라소니와 한 고향에 살았던 이모가 섰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도 잠시였을 뿐, 연이어 터진 6.25로 이진옥 씨는 임신 4개월인 채 한동안 남편과 떨어져 살아야 했다. 이진옥 씨는 시라소니가 당시 비정규전 부대로 창설된 호림부대에 들어가 9월 15일 인천 상률작전 직후 북상하는 아군 부대를 따라 최전방에서 활약했다고 전한다.
  51년 겨울 후퇴하는 병력을 따라 부산까지 내려간 시라소니는 부산에서 10여 명에게 몰매를 맞고 있는 이정재를 구해주기도 했으며 당시 정계의 거물인 조봉암을 만나 선거 때 땃벌떼를 물리치는 등 큰 활약을 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한동안 주먹으로 이름을 떨치던 시라소니는 52년 12월 공수특공대인 31부대가 창설되자 여기에 자원입대, 미군들로부터 낙하훈련을 받기도 했다.
  “당시 부대장은 따로 있었지만 주로 주먹 출신들이 모인 이 부대를 통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선친께서 한마디 하면 모두 말을 들으니까 일종의 명예 부대장 노릇을 하셨다는 겁니다. 지금도 그 때 사진을 가지고 있는데 선친께서 부대원들을 앞에 세워두고 훈시하는 모습이예요. 훈련을 마치고 실제 낙하를 할 때도 선친께선 동료 부대원이 선뜻 뛰어내리지 못하자 자기 차례도 아닌데 뛰어내려 한국군 낙하 1호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의현 씨는 부친께 들은 얘기라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53년 11월 시라소니는 종로 5가에 있던 반도병원(지금의 보령약국 자리)에서 이정재의 부하들로부터 잔인한 린치를 당함으로써 인생의 전기를 맞게 된다.
  은혜를 원수로 받은 셈인 시라소니는 54년 봄에 입원하고 있던 백병원을 나서 31부대 연습장에서 칼쓰기와 사격 등 무술 연습을 한동안 했다. 복수의 일념에 불탄 그는 그 후 가슴에 총을 품고 다니며 이정재 저격을 몇 번 시도했으나 매번 좌절되고 말았다. 55년 들어 장면과도 만나 그의 선거 운동을 도왔던 그는 장면이 당선돼 헤어진 뒤 다시 이정재의 부하에게 칼을 맞았다.
  남편이 이렇게 엉뚱한 일을 겪는 동안 이진옥 씨는 딸만 다섯을 데리고 말못할 고생을 했다. 남편은 한번 나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형편이고 아이들은 많으니 사뭇 굶은 수밖에 없었다. 동회에 가면 무상 배급을 준다는데 이진옥 씨는 그 일이 영 남세스러워 구호양곡 좀 받게 해달라는 소리도 못했다.언젠가는 이틀째 굶고 있는데 동장이 동회비를 받으러 왔다가 그 꼴을 보고는 동회비를 달라는 대신 당장 밀가루 한 포대를 보내 왔다. 이진옥 씨는 그것으로 일주일을 먹고 살았다.
  그 사이에 이사도 50번은 더 다녔을 것 같다고 이진옥 씨는 말할 정도이다. 구로동에 살 때는 사뭇 굶고 있는 걸 보다 못한 이웃집에서 “형편이 더 나은 사람도 수단껏 쌀을 타다 먹는데 그렇게 사느냐”면서 동회에 가서 쌀 반 가마를 타다 주기도 했다.
  시라소니는 여전히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다녔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58년에는 폭행당한 후유증으로 합병증이 생겨 사경을 헤매게 된다.

주먹 세계 떠나 신앙인 되고 교회 집사로 임종 맞아

  “이 무렵 선친께서는 이장수 목사를 만나 그의 인도로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병도 나았습니다. 원래 저희 집안이 일찍부터 예수를 믿었던 집안입니다. 할아버지는 교회를 두 개나 세우신 분이셨어요. 아버님도 한동안 방황을 하긴 했지만 결국은 하나님 앞으로 돌아온 겁니다.”
  평북 신의주 미륵동에서 출생한 시라소니는 어려서부터 힘 좋고 싸움 잘 하기로 이름이 났다. 불과 열세살 때(1929년) 친일파로서 동네에서 난폭하기로 소문난 불곰이란 자를 때려 눕혔고, 1936년에는 평양 최고 주먹 박두성을 찾아가 이김으로써 명성을 높였다. 37년 일본에 징용돼 가서는 군부반장인 검도 3단의 하야시를 때려뉘고 기차로 도주하다가 일본 헌병 둘을 동시에 때려뉘기도 했다. 38년에 다시 중국 천진에 나타난 그는 도박장에서 일본 헌병 세 명을 한꺼번에 때려눕힌 건 물론 당시 유명했던 신마적과도 대결을 벌임으로써 이름을 높였다. 이후에도 도박장을 무대로 주먹을 날리던 그는 43년 독립운동에 연루돼 일본 고꾸라 형무소에 8개월 동안 수감되기도 했다.
  시라소니는 해방 후에도 주먹 세계를 떠나지 않았다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60년대와 70년대를 살았지만 집안을 돌보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여덟 식구를 데리고 이사 다니는 데 지친 이진옥 씨는 67년 삼양동 비탈의 버려진 땅에다 자기 손으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식구가 여덟이나 되니 아무도 전세를 주려 하지 않아 국유지에 무허가 집을 지었다는 것이다.
  “이 때 참 될 것 같지 않은 일을 많이 저질렀어요. 산비탈이라 축대를 쌓지 않으면 무너지고 말 텐데 저는 목수나 미장이들 말도 다 무시하고 무조건 집을 지었어요. 흙을 파서 터를 닦는 것에서 시작해 방구들장도 찍고 미장이, 목수, 도배 등 처음부터 다 딸과 제가 여자의 힘만으로 해냈습니다. 무조건 담을 쌓고 보니까 문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주먹구구식 날림집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내친 김에 축대를 쌓아야 할 곳에 또 집을 짓고 해서 평지까지 세 채의 집을 지었습니다.”
  일종의 삼층집이 완성된 셈인데 무허가니까 파출소, 동사무소 등에서 철거 얘기를 하러 왔다가도 이진옥씨의 얘기를 한참 듣고는 허허 웃고 가버리곤 했다. 한번은 상이군인들로 구성된 철거반이 험상궂은 표정으로 달려들었는데 이 때도 이진옥 씨의 얘기를 한참 듣더니 웃으며 가버렸다는 것이다.
  이 무렵 국민학교에 입학한 이의현 목사가 커서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삼양동 집은 식구들의 생명선이 되었다. 여기서 이사하기 전 이 중의 한 채를 팔아 마련한 게 지금의 교회가 들어선 일산 땅이다. 삼양동에서 세를 받아 생활도 괜찮았던 이진옥 씨는 당시 둔촌동에 아파트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이사를 했다. 그런데 그게 잘못이었다. 아파트 허가가 나지 않아 가진 돈을 다 날리고 나중에는 전세비도 없는 형편이 된 것이다.
  이진옥 씨는 가족을 끌고 군자동의 지하 셋방으로 이사를 했다. 다행히 딸 넷은 출가해 살림 규모가 훨씬 줄었다. 군자동에 이사 와서도 불행은 그치지 않았다. 늘 후유증에 시달리던 시라소니가 쓰러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그때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자칫 싸움꾼으로 전락할 뻔 했던 이의현 목사가 철저한 신앙인이 되는 계기가 됐다.
  “79년의 일인데 선친께서 갑자기 쓰러져 백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일이 있습니다. 제가 소식을 듣고 달려갔을 땐 심장이 멎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무릎을 꿇고 하나님 앞에 기도를 드렸습니다. 살려만 주시면 저는 하나님의 종으로 평생을 살겠다고 간절히 기도를 한 겁니다. 그런데 기도를 마치자 기적처럼 아버님 맥이 살아나는 거에요. 그 후에도 의사가 집으로 데리고 가서 운명을 시키라고 할 정도로 증세가 심했는데 결국 어머니와 저의 기도로 병을 고치고 4년을 더 살다 돌아가셨어요.”
  시라소니는 이때 거의 식물인간 상태로 50일 동안이나 누워 있었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포기한 이 환자를 두 모자는 간절한 기도와 간병으로 살려냈다. 이후 시라소니는 더욱 독실한 신자가 되었으며 나중에는 집사로서 봉사를 하다가 83년 1월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시라소니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와 소설책 나올 예정

이의현 목사 역시 인천체육전문대를 다닐 때 싸움꾼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고부터 어머니가 늘 말하던 “너는 교회에 바친 몸”이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 때부터 그는 학교 안에서는 물론 전철이나 길거리에서 ‘예수 믿으라’는 소리를 지르며 다녔다. 학교 축구 골대를 날아 넘어 열명을 거꾸러뜨릴 정도의 싸움꾼이었던 그가 그런 행동을 하니 친구들은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댈 정도였다.
  결국 체육전문대를 나온 뒤에 대한신학대로 편입한 이의현 목사는 졸업 후 성복교회에서 전도사 활동을 시작했고 3년이 지난 뒤에는 전도사로서 교회 개척을 시작했다. 3년 전에 그가 처음 자기 손으로 세워 전도를 시작한 교회는 명일동에 있는 성현교회였다.
  그의 교회는 처음 문을 열자마자 신도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이내 증축을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 무렵 어머니와 선친을 신앙으로 인도한 이장수 목사님을 모셔서 부흥회를 가진 일이 있습니다. 그 때 이 목사께서 ‘예수 믿어서 내가 잘 되기를 바라지 말고 하나의 밀알이 되기를 힘쓰라’고 하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의현 목사는 잠시 교만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이장수 목사에게 ‘밀알’이 되는 방법을 듣기 위해 매주 그가 있는 종암동의 백석교회로 찾아다녔다.
  결국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경기도의 금곡리의 초가집을 얻어 교회로 개조했다. 많은 신도들이 두 사람을 따라 금곡의 성현교회로 왔다. 여기서 얼마 동안 목회를 한 뒤 그는 어머니가 일산에 10여 년 전에 사둔 땅에 자신의 교회를 짓기 위해서 다시 금곡리를 나왔다. 이때 따라나온 20명의 신도가 일요일마다 그의 교회에 나온다.
  그는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다닐 형편이 된 대신신학교 학생을 자기 집에 두고 학비를 주어가며 숙식을 시키고 있다. 그 외에도 함께 생활하는 신도가 네 명이나 있어 그의 부인인 김경애 씨는 살림살이로 늘 바쁘다. 김경애 씨와 이의현 목사는 지난 89년 4월에 결혼했다. 이진옥 씨의 셋째딸이 중매해 결혼까지 한 두 사람은 딸 이소망(2) 양을 두고‘밀알’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한편 이진옥 씨의 다섯 딸 중 막내 딸 역시 전도사가 되어 뉴질랜드에서 전도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결혼한 큰 딸도 뉴질랜드에 살고 있으며, 나머지 세 딸도 모두 식당이나 의류점 등을 해 잘 살고 있다.
   “넷째 딸이 특히 잘 사니까 유럽 관광 여행도 시켜주고 일본 관광도 시켜 주었어요. 올해는 또 딸이 둘이나 가 있는 뉴질랜드를 가보라고 하니 뒤늦게 호강하는 셈이지요. 그런 생각을 하면 살림은 돌보지 않았지만, 이정재가 6천만 원을 주겠으니 손을 잡자고 할 때나 이기붕이 엄청난 돈으로 매수하려 할 때도 끝내 나쁜 일에 가담하지 않은 남편이 고맙기도 합니다.”
  이진옥 씨는 이런 시라소니의 강직한 일면이 이 달 중에 나오는 소설이나 앞으로 개봉될 영화에 잘 나오게 된다고 한다. 시라소니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이일목 감독이 만들 예정이며, 가족들의 처절한 고증을 거친 책은 시대문학사에서 나올 예정이다.

시라소니 아들 - (舊)이의현 학창시절
 
 시라소니 아들 - (現)이의현 목사
2004년2월23일 시라소니 부인 이진옥여사 소천

[기독교 연합 신문]
“시라소니의 아들 이의현 목사”

경기도 고양시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이의현목사는 요즘 뜻밖에 바쁘다. 얼마전에 서울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시라소니’때문이다. 그는 김두한을 비롯한 당대의 ‘어깨’들을 무릎 꿇게 했던 시라소니 이성순의 아들이다. 딱 바라진 어깨가 그 역시 어렸을 적에 심상치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중3때까지도 아버지가 그 유명한 시라소니라는 것을 몰랐어요. 제가 축구를 했었는데 아버지가 학교로 와서 운동하면 싸운다고 축구를 못하게 하셨죠. 그때 윤리선생님이 아버지를 알아보고 얘기를 했어요. 저는 유지광의 주먹천하라는 만화를 보고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됐죠. 그 후로는 싸움을 안했습니다.”
대대로 장사집안이었던 혈통을 타고난 그는 한때 ‘앞칠판에서 돌려차기를 하면 뒷칠판을 찬다’는 소문이 나돌만큼 주먹쓰는데 일가견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내력을 알고난 후에는 그런 생활을 청산했다.
그의 아버지 시라소니가 예수를 믿게된 동기가 매우 극적이다. 사실 할아버지때부터 예수를 믿었다. 할아버지는 교회를 두개나 건축했다. 넉넉했던 집안이 기울기 시작하자 시라소니는 집을 떠나 밀무역을 하게 된다. 시속 80Km로 달리는 ‘히까리오’ 열차를 뛰어서 올라타고 조선의 인조견과 중국의 ‘따양’(돈)을 맞바꾸는 장사를 했다.
중국의 한 술집에서 중국의 ‘주먹’ 30명을 혼자 상대해 이긴 싸움은 그 바닥에 ‘신화’처럼 남아 있다.
“30명이 오히려 밀리자 일본 헌병대에 연락을 했습니다. 헌병들이 헌병대로 갈 것을 요구하자 아버지는 손가락을 자르며 다음 날 가겠다고 약속했죠. 다음날 들어가서도 지독한 고문에 비명 한번 안 질렀죠. 한국 ‘주먹’의 독기를 보여준거죠. 오히려 헌병대장이 아버지께 반해 나중에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아버지 시라소니는 30명 주먹을 상대로 주먹 싸움을 했지만, 이목사는 30명을 상대로 신앙토론을 버린 적이 있다. 한창 ‘예수에 미쳤을 때’인 대학교 2학년 때 한사람과 시작한 종교토론이 30명으로 불어나 1:30으로 ‘말싸움’을 벌였다.
시라소니가 다시 하나님께 귀의하게 된 것은 엉뚱하게도 복수심에 불타있을 때였다. 해방 후인 54년경, 시라소니는 이정재의 술수에 속아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초주검이 되었다. 몸이 회복된 후, 시라소니는 복수를 하기 위해 총칼을 몸에 지니고 기회를 보고 있었다.
“어머니가 먼저 예수님을 영접하고 깨졌어요. 어머니는 이 장수목사님을 아버지한테 모시고 왔죠. 아버지는 이장수목사님을 보자마자 할아버지가 생각난다며 하염없이 우셨습니다. 그 후로 예수를 믿었는데 그래도 총 칼을 품고 다니셨어요.”
공교롭게도 시라소니가 교회를 가는 길목에 이정재의 집이 있었다. 시라소니는 그 집을 지날 때마다 신앙과 복수심 시아에서 괴로워했다고 한다. 이를 알게된 이목사가 교회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까지 했다. 결국 이정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자 총칼을 버렸다.
“아버지는 참 연약하시고, 단순소박하신 분이예요. 욕심이 없으셨습니다. 김두한이 사실보다 120% 확대되어 알려졌지만 아버지는 20% 밖에 알려지지 않았어요. 부하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조직을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조직을 만들 돈에 욕심이 없으셨으니...”
시라소니는 해방 후 서북청년단 감찰부장과 또 공수부대 창설부부대장을 지냈으며, 낙하산을 최초로 타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선거에서 장면박사를 도와주었다. 이기붕이 시라소니에게 돈다발을 보내며 자기 편으로 끌어 들이려고 했지만 그는 이를 거절했다. 이기붕은 돈이 적어서 안받는 줄 알고 당시에 명동에 있던 명동공원을 준다고 회유하기도 했다. 그리도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시라소니는 말년에 엑소시스트 사건을 겪으며 완전히 하나님께 거꾸러지는데 이것을 계기로 이의현목사도 목회의 길을 걷게 된다.
“82년도에 아버지는 ‘골쏴’ ‘골쏴’(머리가 아프다) 하시면서 쓰러지셨는데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죠. 장장 50일 가량을 밤마다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는 집회를 집에서 열었죠. 아버지는 50일째 되는 날 회복되셨는데 그 후론 하늘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은 하나님의 사랑에 교회를 다니시면서 신앙생활을 잘하셨어요.”
이의현목사도 이때 은혜를 입고 ‘노방전도’로 신앙을 단련했다.
“한번은 어떤 사람에게 전도지를 주며 말씀을 전했더니, 그가 ‘진주는 숨었고 이런 가짜들이 떠들고 다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진주는 숨겨져 있어 가치가 없지만, 가짜라도 드러나 영광을 올리면 더 가치가 있다.’고 말했더니 아무말 못해요.”
그는 이태희목사의 ‘후계자’로 인정을 받았지만 그것을 뿌리치고 개척을 했다. 전도사로써 교회를 세운지 1년 만에 1백 50명의 교인이 모였다. 그러나 그 교회를 이장수목사에게 양보하고 그는 경기도 고양시로 내려갔다. 그의 교회에 나오는 교인들은 처음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그의 입에서 ‘잘한다’는 말을 듣기 힘들고, ‘당신은 죄인’이라는 말만 듣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순복음교회 교인이 와서 고생(?)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단순한 싸움꾼이 아니셨어요. 일제시대 때는 일본놈들을 혼내 주는 나름대로의 독립운동을, 해방 후에는 공산당 토벌을, 또 그 후에는 야당을 도와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10년 후쯤에 사정이 허락되면 아버님을 주제로 다시 영화를 만들 계획입니다.

부친의 ‘과거’안 후 ‘손’ 씻고 목회자의 길로
“시라소니는 정의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
할아버지는 교회 두채 헌당... 대대로 장사집안 믿음집안

 지인들에 의하면 시라소니는 세간에 알려진대로 단구가 아닌 177쎈치미터 이상의 키 통뼈에 술과여자는 가까이 하지도 않었다 합니다

[최형천]

달에 착륙한 암스트롱은 지구를 바라보며 "주님은 정말로 위대하십니다"란 복받쳐오르는 감격의 찬양을 주님께 드린반면 가가린은 "주가 어디에 있나? 있기나 한겁니까? 있으면 나와보라!" 조소 반문했다합니다 주님을 믿는다는 우리로선 시사하는바가 크리라 사료되 시라소니(이성순) 집사님의 일대기를 통하여 "한사람의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주님의 무한한 사랑안에서 많은 은혜 함께 나누시길 기원드리며 주님은 정말로 위대하십니다!

[김은숙(원배맘)]

어려운 시절 물질보다 의로움을 택했다는 점이 특히 존경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