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 혹은 아이소피카는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노예이자 이야기꾼이었던 아이소포스가 지은 우화 모음집을 말합니다. 아이소포스는 흔히 이솝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솝우화는 의인화된 동물들이 등장하는 단편 우화 모음집을 가리키는 총괄적 용어이기도 합니다.
이솝우화는 친숙한 동물이 나오고 교훈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어린이 덕성교육을 위한 인기 교재로 그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사자와 농부"의 이야기를 통하여 최근 경제학적으로도 관심받고 있는 게임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어느 날 숫사자 한마리가 길을 지나는 아리따운 처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처녀는 너무나 착하고 아름다워서, 인근에 소문이 자자하던 아가씨였던 것입니다.
그 소문을 익히 알고 있던 사자였기에, 지나가는 처녀를 보자마자 마치 큐피트의 화살이 꽂힌양 첫눈에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그 처녀를 자기의 아내로 삼고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졌습니다.
이윽고, 큰 결심을 한 사자는 처녀가 살고 있는 농가를 찾아가 처녀의 아버지인 농부에게 결혼을 승낙해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세상에나...느닷없이 나타난 맹수가 자기 딸과 무작정 결혼하겠다고 하니 농부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 만약 당신이 농부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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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딸을 주지 않겠다고 하면 맹수는 틀림없이 농부와 그 가족을 물어죽일 것이고, 그렇다고 귀여운 딸을 맹수에게 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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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생각하던 끝에 농부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내 딸과 결혼해서 살면, 평생을 사랑해줘야하는데 당신의 날카로운 발톱과 무서운 이빨은 오히려 내 딸에게 상처를 입히기 십상입니다. 그러니, 그 이빨과 발톱을 다 뽑으면 안심하고 내 딸을 내어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전에는 결코 내 딸과의 결혼을 승낙할 수 없습니다"
사자는 아름다운 처녀와 결혼만 할 수 있다면 그까짓 것은 아무 문제가 될게 없을 거라 생각하고, 흔쾌히 조건을 수락하기로 하였습니다.
다음 날, 사자는 그토록 용맹스럽고 당당한 이빨과 발톱을 모조리 뽑고 다시 농부를 찾아갔습니다. " 자. 당신의 요구대로 내 이빨과 발톱을 다 뽑았으니 이젠 당신 딸을 내게 주시오"
그러자, 농부는 숨기고 있던 몽둥이를 꺼내들고는 사정없이 두들겨 패서 사자를 죽여버렸습니다.
"감히 짐승주제에 내 딸과 결혼하려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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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왜 사자는 이빨과 발톱을 뽑아야만 했을까?>
사자는 자기에게 두가지의 선택만 있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선택1. 이빨과 발톱을 뽑으면 결혼할 수 있다.
선택2. 이빨과 발톱을 뽑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다.
따라서, 사자는 결혼을 위하여 <선택1>을 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는 두가지의 경우가 더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지요.
선택3. 이빨과 발톱을 뽑지 않아도 결혼할 수 있다.
선택4. 이빨과 발톱을 뽑아도 결혼할 수 없다.
다시 정리하면,
뽑았을 때에는 <선택1>과 <선택4>가 있고,
뽑지 않았을 경우에는 <선택2>와 <선택3>이 있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네가지의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자가 각각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Payoff)을 비교해 보았다면, 선택은 훨씬 쉬웠을 것입니다.
뽑지 않았을 때의
<선택2>는 손실도 없고, 이득도 없으므로 "0"이라고 가정하면,
<선택3>은 손실없이 이득만 있으므로 "100"이라 할 수 있는 반면,
뽑았을 때는
<선택1>이 일부 손해가 있는 이득이라고 보아 "50"이 되고,
<선택4>는 이득도 없이 손실만 본 것이므로 "-100"정도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뽑지 않았을 때의 payoff가 "0"과 "100"이 되고, 뽑았을 때는 "50"과 "-100"에서
사자는 리스크가 적고 payoff값이 상대적으로 큰 <뽑지 않는다>를 당연히 선택했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payoff 값이 "100"인 <선택3>을 지향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으로, 농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딸을 사자와 결혼시킨다는 것은 무조건 손실이기때문에 <선택1>과 <선택3>은 과감히 버리고 <선택2>와 <선택4>만을 고려의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자의 이득은 농부의 손실, 사자의 손실은 곧 농부의 이득일 수 있으므로 <뽑았을 때>가 농부에게는 손실이 적은 경우입니다.
이 둘을 조합하면 당연히 <선택4>가 농부에게는 최상의 경우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농부에게는 먼저 선택할 권리가 없으므로 사자에게 선행(先行)을 요구하면서 <선택1="50">과 <선택2="0">만 있는 것처럼 선택을 유도하여 <선택4>의 함정으로 빠지도록 한 것이지요.
만약 농부가 <선택4="-100">와 <선택3="100">이 있으니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사자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사자에게는 먼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전략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서 농부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루저(loser)가 되어 버린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먼저 선택하는 것이 대단히 불리한 게임을 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먼저 선택함으로써 Winner가 될 수 있는 최종 결정권을 상대에게 주어버린 결과가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솝우화-사자와 농부-의 이야기는 단순한 동화가 아닌 대단히 중요한 게임이론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또한 자주 일어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해야하는 문제에 닥쳤을 때, 이제는 주어진 액면현상만 선택하려하면 안되며, 숨어 있는 또 다른 선택과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나의 선택이 또 다른 경우의 수를 몰고 오면서 결정권을 상대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항상 우리는 Winner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교훈 : "이빨빠진 사자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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