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춥다..
이제 4월인데도!!
어찌나 춥던지...
그래도 쉬지않고 모델이 되어주신
손님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일요일 에버랜드에서 작업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는길에 함께 작업했던 쟁이님....왈........
참! 그림하나 안 찾아갔는데!!
이런..우쩌나...
테마파크에선 그림을 그리고 컬러를 마무리하는동안
더러 다른 볼일들이 급해서 또는 놀이기구를 더 타기위해
나중에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거의 모든분들이 다 찾아가시지만
그동안 서울랜드나 에버랜드에서 아마 몇손가락 헤아리지 않아도 될 만큼 드물게
그림을 놓고 가신분들을 보긴했다..
마음에 안들어 슬그머니 가신분들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되돌아오는길이 너무 멀어서..
또는 잊고서 그냥 가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럴경우엔 나중에 다시 택배로 보내드리는 수고로움을 감수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남아있게되면
상황이야 어쨋건 썩 유쾌하진 않다..
에버랜드에선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 이틀다 차가운 날씨속에서도
그림작업은 상당히 분주하게 진행되었다..
사파리지역 4사람이 참여했지만 꽤 버겁다..
아직 안찾아간 그림이 하나 남아있다는것도 잊고선
추운날씨속에 부스를 마무리하고 내려오는길에 생각해 냈으니
자칫 고객컴플레인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인데...
짐짓....
그럴수도 있지요 뭐!!
샘플로 쓰면 되겠네요..하면서 퇴근했다...
그리고 월요일 오늘아침....
핸드폰으로 문자가 들어왔다...
어느정도는 예상된일이라 택배로 보내면 될일이다...
그런데...
전화통화를 하고보니 웃지못할 사연이....아니 웃을만한 사연이 있었다..
내용인즉,
모처럼 여자친구와 에버랜드를 놀러왔고
서울랜드에서도 내게 그림을 그렸었다고 했다...
물론 그때는 다른 여자친구 였었고
지난 일요일은 새 여자친구와 놀러왔다가
저 선생님 그림 잘그리시니 우리 캐리커처나 그리자라고 여친에게 선심을 쓴것이
빌어먹을^^ 화근이 된것이다...
스케치가 끝나가면 으례히 모델들의 이름을 물어본다...
그리고 커플들이라면 가운데에 하트등도 넣어 마무리하는데...
순간....남자친구는 (그의 표현대로라면.....)
잠시 멍때리다가 자신의 이름과 옛날 여자친구의 이름을 말해 버린것이다...^^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아닌게 아니고 아까 낮에 그림을 그리면서
이름을 얘기했다가 바꾼적이 있었던 상황이 머리를 스쳤다...
바쁜상황이라 경황없이 진행해서 잊고 있었는데...
옛날 여자친구 이름을 얘기하는 지금의 남자친구를 보고 화가나서
여자친구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갔고
우린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작업에만 열중했다...
그 남자친구는..
그래서 컬러가 마무리 되기도 전에
후반작업을 진행하던 쟁이님에게 이따 찾아갈때 계산하겠다고 하곤
황급히 여자친구를 뒤따라 갔던 것이다..
오늘 남자친구와 전화통화하면서..
그뒤로 어떻게 되었느냐고 호기심이 생겨 물었더니
그길로 곧장 에버랜드를 나와 집으로 돌아왔고....
매달리듯 그 여자친구와 화해를 하긴 했다고 했다....^^
에버랜드에 그림은 아직 있을 것이고 다음주에 가져와서 전달해 주기로 했다...
모처럼 여자친구와 에버랜드 갔다가
그림 잘 그리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는데..
너무 좋은 기억력때문에 하루 데이트를 망쳐버린
그 커플의 일상이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에구!! 그러니까................
잊어야 했었다...
지난 여자친구이름을!!
왜 생각하느냐 말이지.....이런..!!
잊을건 잊어야지.....암!!
^^
여자친구와 완전한 화해를 이루지 못했다면
어떻게든 그 과정에 동참하게 된 내게도 다소 책임이 있을것도 같다...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어야 했는데^^..
2009.3.29
악보
첫댓글 하하하 감독님 재미난 얘기였습니다. 이런 경우엔 최소 한달은 가겠는데요.^^;;;
예전에 농담으로 새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하면 다시 와서 그리라고 생각없이 손님한테 얘기하긴 했었는데요,,
여자친구입장에선 정말 무지무지 화가 났을거 같아요,,어이구 무서워,,
글을 읽으면서 제가 다 오싹합니다..^^..설마 감독님께서 기억력이 더 좋으셔셔 그 손님 예전 여자친구 이름을 기억하고
먼저 얘기하셨다면~~~~~~오,,끔찍합니다..ㅎㅎ
참 오묘한 경험이셨을 것 같습니다,,ㅎㅎ
잊을건 잊어야지... ㅋㅋㅋㅋ....참으로 살면서 웃지 못할 상황이 많이 일어나는거 같아요~~*^^* 재미난 주말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ㅎㅎㅎ.. 그 남자분 한참 고생하시겠네요.. 대신 저희에겐 한바탕 웃음을 주는 에피소드구요.. ^^
그 친구 머리가 너무 좋은 게 문제 아닐까여....아니, 메모리는 좋은 데 회로가....ㅎㅎㅎㅎ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