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산행 331차 억새 하늘길 3구간 천황산
대상산 천황산 1189m 경남 밀양시 단장면 산내면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날짜 2013년 10월23일
산행 거리 및 시간 14.9km 7시간20분
산행 만남 장소 9일 07시45분 구포역
교통기관 <갈 때>기차 : 08:04 부산발-08:40 밀양 착 밀양∼표충사 택시
<올 때>16:45 배내재 배내재∼석남사주차장 승용차 합승 17시10 분 석남사주차장-언양 807번 울산행 버스 언양∼부산 고속버스
산행 들머리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표충사 일주문
산행 날머리 경남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배내고개
참석자 6명 김태영 최계순 조종임 조정선 최문규 김철우회원
산행코스 09:25 표충사 일주문-09:45 이정표 재약산 4.4km-09:54 계곡(옥류동천) 건넘-10:20 흑룡폭포 전망대-11:05 층층폭포-11:15 도로(표충사 앞 연결)-11:25 고사리분교 터 옆 도로 삼거리-11:29 도로 삼거리 진불암 갈림길-11:40 이정표 재약산1.3 고사리0.5 진불암0.9km-11:45 도로서 재약산 산길 들어감-12:20 재약산 아래 진불암 갈림길-12:30 재약산1108m-
12:40 죽전 갈림길 이정표-12:45 점심-13:10 점심 후 출발-13:30 천황재 -14:00 천황산1187m-14:07 필봉 갈림길-14:18 신명마을 갈림길 왼편-14:
25 이정표 얼음골 갈림길 왼편-14:35 샘물산장-15:00 얼음골 케이블카 전망대-15:10 케이블카 탑승장-15:17 임도-15:45 임도서 왼편 사태난 산길진입 능동산1.5km-15:54 능동산2봉968m-16:02 임도-16:05 도로 왼편 산길 샘 입구 이정표 능동산0.5km-16:20 능동산983m 삼각점 언양312 1982년 재설-16:24석남령 갈림길 배내재1.5km 석남령4km 능동산0.2km 나무계단 길-16:45 배내재
기타 밀양역에서 표충사까지 택시 기사가 차비 2만원이면 갈 수 있다고 함. 우리들이 시내버스와 밀양 가는 버스를 탈 경우 1인당 5천원 정도 든다고 하며 택시 타고 갈 것을 권유. 그래서 택시 타고 감. 이로 인해 산행 출발 시간이 버스보다 약 1시간 정도 빠름.
배내고개에 도착 했을 때 구름이 덮어 마치 겨울 날 저녁 같이 음산함. 울산으로 가는 승용차에게 석남사 주차장까지 부탁했더니 생각보다 쉽게 태워 주었음. 여성회원 3명이 먼저 떠나고 남자회원 3명은 다른 승용차로 감.
산행 이모 저모
오늘은 억새하늘길 3구간 등산. 표충사 일주문에는 눈부신 아침이 가득하다. 가을 햇볕이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뭇잎 위로 쏟아지면서 무지개 처럼 영롱하다. 일주문에서 왼편 기슭을 감도는 계곡은 금강동천, 오른편 도로를 다독이며 흐르는 계곡은 옥류동천. 옥류동천에 있는 흑룡폭포와 층층폭포가 그리워 서둘러 걷는다.
계곡을 들어 갈수록 숲은 단풍 세상이 된다. 아직은 좀 이르지만 붉음색 노랑색 연두색 초록색의 어울림이 무척이나 산뜻하다. 옥류동천을 걷는다. 맑은 물은 쉼없이 흐르며 맑은 소리로 늦잠 자는 골짜기를 깨운다. 골 깊은 계곡의 단풍이 어떤 단풍보다 더 아름다움을 색깔로 알려준다.
흑룡폭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물줄기. 검은 바위 틈새를 열어 제치며 하연 물이 승선하는 용처럼 굼틀거린다. 흑룡폭포는 골짜기가 험한 곳에 있어 거의 전망대에서 본다.
왼편 기슭을 돌아가는 산길은 높은 봉우리를 오르는 된비알 같다. 핏빛보다 더 붉은 단풍이 숲을 흔든다.
층층폭포다.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바라본다. 푸른 하늘, 번지는 단풍 숲, 하얀 물줄기, 그 아래편 푸는 소(沼), 어마어마한 절벽 바위가 어울려 천황산의 멋을 한껒 보여준다. 물소리가 깊은 골을 흔들고 흔든다.
도로 삼거리. 왼편은 고사리분교 터. 학교 터는 억새와 잡풀이 덮었건만 아직도 내 귀에는 여기서 공부하던 몇 안되던 순박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과 아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세상을 엮어 가는지. 아련한 추억을 되삭임하다 보니 진불암 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
진불암 행 도로를 걸어가다 고사리 분교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 왼편 재약산 행 등산로를 들어선다. 나무계단이 한참동안 이어진다. 재약산은 바위봉. 고스락이 넓지 않아 몇 명이 겨우 설 수 있다. 아주 커다란 재약산 표석과 더불어 하늘을 보고 산줄기를 보고 아래편 사람 사는 동네를 본다. 재약산은 해발1108m. 약초가 많아 재약산이라 했는가.
재약산과 천황산을 잇는 고개인 천황재는 오늘이 수요일인데도 사람이 참 많다. 천황재 주변은 억새 천지다. 갈색 가을이 억새를 감싼채 너울파도가 돼 출렁댄다. 등산꾼도 산도 하늘도 억새들이 펼치는 춤사위에 넋을 잃었다.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 천황산을 가린다. 비로소 억새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천황재에서 천황산까지 30분 길은 힘든 돌사닥. 하지만 1187m 천황산에서 보는 풍광은 끝간데 없이 광대하다. 사방에서 펼치는 무수한 봉우리의 군무(群舞)에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다. 산과 산줄기가 마루금을 그으며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천황산을 가운데 두고 큰 나무의 나이테를 그리는 것 같다.
천황산에서 내려다 본 사자평은 억새가 많이 줄었다. 천황산 위쪽 기슭을 제외하면 잡목이 억새밭을 거의 파먹었다. 저 아래편 습지지역만이 억새가 그런대로 터 잡아 사자평 억새의 명성을 가냘프게 간직하고 있다. 한때 한국 제일의 사자평 억새 평원이 허황산 사자평으로 치닫는 것 같아 슬프고 허전하다. 당국은 사자평 억새를 보호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천황재와 천황산 기슭에 아직도 건강한 억새가 갈색 천지를 만든게 다행이다. 억새하늘 길이 더 큰 아름다움을 간직하려면 사자평 억새가 무성해야 한다.
천황산에서 능동산까진 길 고 긴 북동 능선. 구름이 몰려온다. 금새 비가 내릴 것 같은 검은 하늘이다. “아무래도 비 한 번 맞아야 할 것 같은데”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온다.
왼편 얼음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면 샘물산장. 요즘 이곳은 평일이라도 얼음골을 운행하는 케이블카 탑승객으로 인해 산장이 꽤나 붐빈다. 다행히 구름이 걷히며 사방이 드러난다.
샘물산장에서 케이블카 전망대까지 15분. 전망대는 밀양시 산내면 평원과 마을, 얼음골 호박소 일대를 손바닥처럼 자세하게 보여준다. 건너편 가지산-운문산-억산을 잇는 능선도 돌올함을 자랑한다. 발아래 능선에는 단풍이 참하게 들었다. 멋진 풍광이다. 전망대에서 케이블카 탑승건물까진 10분.
이 건물을 지나면 능동산까지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걷는다. 다시 안개가 주변을 덮어버린다. 도로에서 능동산을 오르는 산길 입구에 샘이 있다. 샘에는 알림판이 눈길을 끌고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실 것을 호소한다.
능동산에는 거대한 돌탑이 있다. 안개가 두텁게 덮더니 어느새 안개는 간곳이 없다. 하지만 하늘은 어둠침침하다. 구름과 안개가 산천을 감쌌다가 풀어주기를 거듭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이것도 얼마나 큰 행운인가.
배내재까지 30분이 채 못 걸린다. 능동산에서 내려오자마자 왼편에 가지산과 석남령으로 가는 산길. 배내재에 도착하니 안개는 걷혔지만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고 너무나 음산해 갑자기 찬공기가 사방에서 옥죈다. 몸이 덜 덜 떨린다. 서둘러 겉옷을 더 입고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워 석남사주차장까지 태워다 줄 것을 사정한다.
오늘은 아침에 택시로 표충사 산길입구까지 왔고 승용차에 편승해 산길서 석남사 버스주차장까지 왔다. 다행이 비는 오지 않았고 교통편도 척척 맞아떨어져 행운의 산행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