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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와 백합
 
 
 
카페 게시글
시와 저자와 만남 스크랩 북천까마귀-유홍준 시인의 강의를 듣고..
은하수 추천 0 조회 68 15.03.30 23:0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시인 유홍준 이라고 하니 좀 얼떨떨할것 같다..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교수를 말하나보다 하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분을 생각했다면 오답이다... 동명이인이다.

성주에서 길위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 시인이다.

 

1998년 시와 반시로 등단한 현재 이병주 문학관에서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시집으로는

'상가에 모인 구두들, 북천까마귀 등 다수의 시집이 있다.

 

일전에 나는 성주공공도서관에서 평생교육사 실습을 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길위의 인문학에 위해 시인들을 사전자료조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자료 조사를 하면서 이분의 강의가 오면 꼭 좀 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오는 금요일 아침 나는 조금은 늦었지만, 성주도서관의 그 강의를 듣기위해

강당 한구석에 자리잡고 앉아있는 나를 발견할수 있었다.

 

시인의 두서없는 진심어린이야기는 나를 잠시 졸게도 했지만,

그의 두서없는 진심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경북 영양에서 삼판(나무 벌목공), 과일행상.  한복만드는 사람,

 밀링공, 제지공장 노동자등 여러 일을 전전했던 이력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의 입을 통해서 수줍은 소년마냥,  두서없이 다문다문 나왔다.

 

영양의 삼판에서 일을 할때는

 너무 힘이 들어서 사람이 이보다 더

이보다 더 밑바닥까지 내려갈수 있을까?

또는 5공시절 삼청교육대가 이보다 더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늘 했다.

 

그의 인생이 바뀐 것은 아버지가 편찮은 관계로(?)

진주로 내려가면서  그의 인생은 변환의 시기를 맞았다

제지 공장에 다니게 된 그는 너무 행복했다

버튼 몇개 눌러놓고는 20분 정도 시간이 있는 그런 생활이

그에게는 무릉도원이었다

 

그곳에서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진주,  제지공장에서 주최한 공장근로문학상이란 행사에서

그는 소설로 대상을 받게 되고,

92년 개천문학제라는 백일장에서 시로 장원을 하게 된 그는

98년 등단할때까지 7년동안 퇴근후에는 매일 읽고 쓰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때 그가 쓴시가 1,000편이었다.

 

책의 이론서들을 보고 이해할 수가 없어 무조건 읽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시인이 계속 읽고 시쓰기를 반복하던 중, 남미쪽의 시인

니카로에방에(?)와, 러시아의  유장한 서사구조의 시들이 시인과 맞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게 7년을 하고 난후, 시인으로서 정식 등단을 하게 되었다.

시인은 말한다. 거저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처절하리만큼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꼭 된다

 

고대 출신의 문태준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재능이 없어

친구들게 수모를 당하고,  문태준 시인이 쓴 시를 박정대라는  친구가 불을 지른 적도 있었다.

그런  그가 어느날 100권의 시집을 들고 무섭게 독파를 하고.

술을 먹고 4-5시에 들어가도 노트북을 켜서 5분이상을 노려보고는 했다는 것이었다.

그 말씀을 하면서 거저 되는 것은 절대로 없다고 했다.

 

진주에 처음 내려갈때는 돈이 없어서 100만원 빌려서

집을 얻었는데,  3년뒤 그는 작은 아파트를 구입했다

어떻게 구입했을까?

16시간, 18시간의 특근을 하면서 간간이 얻어지는 그 돈으로

그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살때의 그 기분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짜릿함과 충만함이었다.

 

시를 잘쓰기 위해서는 읽고 쓰기등 독서만으로는 모자란다.

그가 가진 경험, 체험 그리고 누군와의 만남를 통해서

무엇을 보고 쓸것인가? 고민해보아야 한다.

 

물동이를 이고서 파란하늘을 볼수없듯이

파란하늘을 보기위해서는 물동이를 내려놓아야 하듯이

내가 가진 붕어빵틀을 깨어야 한다.

내가 내가 갱신되기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반대의 읽어야 내가 갱신된다.

그 예로 그는 서정시를 쓰지만, 그가 읽는 것은 서사시였다.

그의 아이디어는 그 반대의 구조에서 가지고 온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시를 쓰는 것은 고사리 꺽기와 같다고 했다.

고사를 꺽기 위해서는 끝없이 손을 놀려야 하듯이

고사리는 꺽고 나면 또 그 자리에 또다시 고사리가 나듯이

끝도 없이 읽고 쓰기를 반복해야 한다.

다음 고사리를 꺽기 위해서는 주위를 잘 살펴야 하듯이

주위에서 묘사의 꺼리를 잘 살펴야 하며,

고사리를 꺽을때  끝까지 꺽지않고, 부드러운 부분을 꺽듯이

시의 절제는 부드러운 부분을 꺽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유홍준 시인의 강의는 오락가락하는 장마비와 같이

두서가 없는것 같았지만, 나에게는 가슴에 남는 시인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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