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대표 이대로(57·사진)씨는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며 한자 혼용론과 영어 공용론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은 한자 혼용론과 1997년 외환위기 후 활발해진 영어 공용화 논의로부터 한글을 지키려고 98년 고 이오덕씨와 김경희-이대로씨 등이 주축이 돼 만든 민간단체로, 99년부터 매년 10월 한글날을 맞아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법률문장 한글화를 추진한 법제처를 ‘우리말 으뜸 지킴이’로, 한자 교육-사용 확대를 담은 한자교육진흥법안을 대표 발의한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을 ‘우리말 으뜸 훼방꾼’으로 선정했다.
“법률 문장이 일본 것을 베끼다시피해서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그걸 55년이 지난 뒤에야 우리 식으로 고치자고 한 것이니 얼마나 잘 한 일이고 고마운 일입니까.” 법률 문장 한글화에 공감한다는 이 대표는 반대로 한자교육진흥법에 대해서는 “국민이 법을 알고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인데 그것을 막으려고 법을 만드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한글전용법이 생긴지 50년이 넘었는데도 법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공무원이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정부의 무관심에 직접 한글 보호 운동에 나섰다는 이 대표는 67년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한글 운동에 나섰다. “60년대만 해도 문맹자가 70%를 넘었습니다. 한자를 많이 쓰다 보니까 글이 어렵고 읽을 책이 없었어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읽기 쉬운 책이 책방에 산더미처럼 쌓였어요. 또 인터넷을 보십시오. 한글과 인터넷은 찰떡궁합입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된 것은 순전히 한글 덕분입니다.” 이 대표는 말과 글을 쉽게 배우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이 한글의 우수성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피로회복이라는 말을 쓰는 데 이것은 다시 피로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제대로 쓰자면 피로해소라고 해야죠. 한자 때문에 뜻이 분명해진다고 하는데 한자에는 동음이의어가 많아 오류가 많습니다. 반대로 우리말은 뜻의 전달이 정확합니다. ”
이 대표는 학자들 중에 일본어식 문장이나 영어를 섞어 쓰는 학자들이 많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식층이 한글을 깔보고 약화시키는 행위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에게까지 영어를 가르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저도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다 잘하고 싶죠. 하지만 한국사람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한국말입니다. 자기 나라 말보다 외국어를 더 많이 배우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어요.” 그는 먼저 한글을 제대로 알고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말 살리기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날이 하루 빨리 찾아왔으면 한다는 이 대표의 소망은 후손 대대로 읽힐 수 있는 한글로 된 책이 나오는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유명한 것도 라틴어 대신 자기 나라 말인 영어로 작품을 썼기 때문입니다. 괴테도 독일어로 썼지요. 우리도 한글로만 쓸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위대한 문장가가 나올 겁니다.” /엄형준기자 ting@segye.com
<사진>이대로씨는 외국어를 배우기 전에 먼저 우리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상배기자
첫댓글 태교한테한글가르쳐요
빨리우리말을가르치길__흑흑-_-
태교한테우리말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