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지켜야 할 규범을 책으로 편찬
세종대왕은 경연에서 경상도 진주에 사는 김화(金禾)라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크게 놀라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참석한 변계량(卞季良)은 『효행록(孝行錄)』 등의 윤리 서적을 간행 배포하고, 이를 백성으로 하여금 암송케 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2)
이에 세종은 그해 바로 『효행록』을 개편하면서 곧이어 세종 13년(1431) 여름에 집현전 부제학 설순(偰循) 등에게 『삼강행실도』의 편찬도 명했다.3) 세종이 삼강(三剛)을 선택한 이유는 그것이 유교 윤리 중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이자 큰 도리로 군신·부자·부부의 관계를 먼저 알고 지켜야 한다고 했다.4)
그리고 그 모범이 되는 선배들의 행실을 모아서 규범으로 삼은 책이다. 이 책은 현명하고 어리석음, 귀하고 천함, 어린이와 부녀자의 구별 없이 모두 즐겨 보고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림과 시(詩)와 찬(贊: 서술한 뒤에 이를 평론하는 한 문체)을 넣었다.
특히, 그 당시 예문관대제학(藝文館大提學)은 ‘형태와 모양을 보고 내용을 읽게 되면, 그 감흥됨이 깊고 빠를 것이다’라고 그림이 주는 효과를 강조했다. 효자, 충신, 열녀에 관한 미풍을 모아놓은 책인 『삼강행실도』가 출판되면서 미처 다뤄지지 않던 형제와 붕우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엮어 편찬한 책이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삼강과 이륜을 재편한 책이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다.(이하 삼강, 이륜, 오륜의 줄임말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