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자화상으로서의 식물원 ● 자연은 인간이 체험한 범위 안에서 그 이해의 폭을 허락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연의 모습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보편적 이미지의 가상공간으로 해석 될 수 있다. 이것은 자연을 자연 그대로의 공간으로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아닌 인간이 주체가 된 인위적 공간으로 이해되며 진정한 자연의 모습(공간)은 아닌 것이다.
이용석_식물원-붉은정원 06-5_한지에 주묵_87×75cm_2006
이용석_식물원-꿈 06-9_한지에 주묵_135×177cm_2006
이용석_식물원-여름 06-7_한지에 주묵_132×162cm_2006
식물원은 자연의 일부분을 연구하고 보존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식물을 대상으로 하는 인공적 자연공간이다. 이곳에 가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식물들과 울창한 아열대 식물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빽빽하게 옮겨진 생명체들은 흡사 밀림 속에 서 있는 착각을 들게 하고 있다. 밀림이라는 낮선 장소의 이미지는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연관 시킬 수 있으며 식물원이 자연의 보호차원 혹은 인간의 취미(연구)를 위하여 조성되었지만 존재의 어쩔 수 없는 삶 속에서 도시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용석_붉은정원 06-7_한지에 주묵_194×520cm_2006
이용석_식물원-꿈 06-7_한지에 주묵_132×162cm_2006
이용석_식물원-여름 06-6_한지에 주묵_136×195cm_2006
이용석_식물원-여름 06-5_한지에 주묵_132×162cm_2006
식물원이 내뿜어 내는 습한 기운과 미묘한 호흡은 자연의 숨소리라기보다는 도시 속에서 서로가 부대끼며 내뿜는 열기와 같음을 본다. 키워지고 보살펴지는 나약한 존재지만 그 속에서 자생력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인 것이다. ■ 이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