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강변 10리길을 걸어다녔던 그길이 수몰로 사라진 아픔이 내가슴 한켠에 자리잡고 있어
시로 표현하게 되었다
벌써 수몰된지 30 년이 훨씬 지나갔지만 살다가 고단하고 외로울때면 어릴때 자랐던 후산리
움박골 초가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나마 반쯤남은 집터가 나를 반겨준다
한참을 앉아 동네를 내려다보면 내가다닌 초등학교와 마을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시퍼런 강물이 그자리를 메우고 있어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싶어
부모님 얼굴 그리고 동생들과 이 뒷동산이 운동장이 되어
뛰어다녔던 기억을 회상하며 빙그레 웃고 그 자리를 뜬다.
(청풍중 3년, 청풍상고 3년, 청풍농협4년, 10년간 10리를 청풍호강변길을 따라
걸어다녔던 그길, 물속에 잠긴 그길. 을 "시" 로 표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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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 강변길
박 옥 자
눈 감으면 떠 오르는 청풍호 강변길
그 옛날 학창시절
강변 10 리길 을 걸어다녔지
봄이면 종달새가 하늘 높이 떠 재잘거리고
샛노란 개나리꽃이 강변길 따라 수를 놓으면
소녀들은 부푼 꿈 을 안고 그 길 을 다녔지
여름엔 긴 장마로 강물이 범람(汎濫) 하여
강변길 에 물이 차 올라도 아랑곳 하지않고
서로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다녔지
가을이면 강변길옆 과수원에
세상에서 가장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여
배고픈 소녀들을 유혹 했었지
추운 겨울엔 세찬 강바람에 날라갈까...
얼음구덩이 에 빠질까 ....
아버지 는 늘
강변길로 마중을 나오셨지
아 ! 그때 그길 청풍호 강변길 !
다시 한번 걷고 싶은 정들었던 그길은
수몰(水沒)로 사라졌네
영원히 걷지 못 할 아쉬움에
눈물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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