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로를 살리심: 칠보 이콘, 13x10cm, 12세기말, 트빌리시, 게오르그 예술박물관.
| ❲그림 43❳천사의 알림: 94.5 x 80.3cm, 템페라, 14세기, 스코플테 박물관, 성 클레멘스, 오크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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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콘 : 영원을 향한 창문
사람은 모든 피조물 중에 가장 아름다운 존재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 하시고 사람을 창조하시어, 우리는 그분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에덴에서 내쳐진 후, 우리는 차츰 하느님의 빛을 잃어버리고, 육신은 썩을 수밖에 없는 원죄라는 씨앗을 스스로 지님으로써 ‘이제는 먼지로 돌아가야 한다.’(창세 3,19참조) 그러나 우리는 지상에서 우리의 영(靈)에 성스러움을 부어 넣어, 그분의 성스러움과 고요함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분과 함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육신도 이 세상에서 다시금 하느님과 함께 하는 새로운 에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콘은 ‘그림’, ‘닮다’, ‘원형을 본떠 만든 모상’이라는 본래의 뜻처럼 원형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려는 조심스러운 시도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다행히도(!) 사람의 모습으로 한없이 낮추어 오신 하느님, ‘단 하나의 얼굴’이 있기에 그분을 통해 영원한 하느님과 만나려 한다. 이때 이콘은 하나의 창(窓)의 역할을 한다. 그분과의 만남은 이콘이라는 눈으로 보는 물질이 아니라, 물질 안에 숨어져 있는 그분의 느낌이고 숨결이고 대화이다.
그분을 만나기 위해 많은 것을 보려고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선 그림을 둘러보면서 천천히 성화에 그려진 그분과 눈을 마주쳐야 한다. 눈을 마주쳤다면 오랫동안 잠잠히 기다려야 한다. 만약 우리의 눈이 건강하다면, 우리의 몸 전체는 밝아질 것이며(마태 6, 22-23 참조) 언젠가는 그분을 느낄 때가 올 것이다. 그러면 그분의 숨결이 느껴지고 마음속으로 흐르는 대화도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2. 기원(起源)
예수님 시대에 이스라엘의 상황은 극적이었다. 그리스의 문화 풍토를 바탕으로 모든 권한은 로마가 가지고 흔들던 시대였고, 왕권은 유다인이 아닌 모압인 헤로데가 쥐고 있어 자존심이라고는 내세울 수 없었다. 이스라엘로서는 그들을 구원해 줄 구세주를 절실하게 기다리던 시기였다. 그런데 조용히 어느 한 곳에서는 하느님의 섭리가 나타나고 있었다.
이콘에 그려진 급히 다가오는 가브리엘 천사의 모습에서 우리는 천사가 가져오는 소식이 얼마나 중요하고 기쁜 것인지를 엿볼 수 있다. 이 소식은 이미 예언되어 있던 간절히 기다리던 메시아가 드디어 오신다는 소식이다. 그분은 하느님이시며 사람으로 낮추어 오신다는 두 가지 면(이사 7,14)을 가지고 있다.
제1차 니케아 공의회(325년)에서 마리아는 동정이시며, 구세주로 오실 분을 잉태하셨다는 것을 믿을 교리로 선포한다. 이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년)에서 ‘성자께서는 저희 인간을 위하여, 저희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셨음을 믿나이다. 또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음을 믿나이다.’라는 구절을 신앙고백에 추가하며 천사의 인사를 반복하여 기도함으로써 그 기쁨을 노래한다.
삼월은 많은 생물이 새로이 소생하는 첫 달의 의미가 있기에 밤과 낮이 같은 날로부터 시작해 사람을 창조하신 엿새의 날짜를 계산해서 3월 25일을 ‘천사의 알림’ 축일로 결정하였다. 처음에는 성탄 안에서 축제로 지내다가 ‘천사의 알림’ 또는 ‘성모님께 영광스러운 기쁜 소식(성모영보)’으로 교황 세르기우스 1세(687-701) 때 공식적으로 축일로 반포하게 되었다. 성모 설지전(St. Maria Maggiore) 성당에서는 그 이전부터 시가(市街)를 도는 행렬을 함으로써 이 축제를 지냈다고 전한다.
첫댓글 이콘을 대하는데 경건해지는 이유가 있었네요^^ 이콘 감상하는데 도움의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