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2005년 9월 3일 0시에 남문광장을 출발한
차는 대전 IC를 거쳐 덕유산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시골의 칠흑같은 길을 지나
대원사 입구 주차장에 2시 50분경에 도착하였다.
대원사 매표소를 지키는 이가 한밤중의 시원한
바람에 잠자고 있는 사이에 우리 모두는 살그머니 통과한다.
약 4km에 걸친 포장도로를 별 지루함없이 마을을 지나
왼쪽의 안내판을 보며 산행을 시작한다.
적막과 고요만이 흐르는 지리산의 장엄함은 볼 수는
없으나 간간히 흐르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에
무척도 지루하다는 코스를 잊어 버리고 된 비알을
오르는 땀에서 지리산을 오르고 있는 내 모습을 느낀다.
무재치기 폭포의 위치를 궁금해 하며 오르던 중에 나무계단
오르기 전 안내표지판을 보니 우측으로 100m로 표시되었으나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지나친다.
능선도 없이 계곡과 숲을 따라 오르다보니 지리산의
일출을 볼 수 없었음도 무척 아쉬워했다.
나무계단을 한 동안 오르니 덩그러니 서있는 치밭목산장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 산객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며 약 100여 미터
떨어진 샘터에서 물도 보충하고 라면을 끓여 파란하늘님이 가져
온 복분자와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 여유를 보이며 아침을 먹는다.
아마도 산행을 시작후 약 4시간이 지난 7시 경일꺼다.
후미를 기다리기 지루하여 써리봉을 향해 출발하니 능선에서 보이는
운무에 덮힌 지리산 모습과 모진 바람으로 한쪽으로 성장한
침엽수 및 고사목에서 고지대의 피곤하고 힘든 삶이 엿보인다.
능선의 여유를 만끽하고 즐겁게 조망을 하는 사이 몸은 벌써
날벌레들이 많이 날라 다니는 써리봉에 닿으니 치밭목산장까지의
산행이 다른 구간보다 꽤나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중봉가는 길에 신비를 감싸안은 모습으로 운무에 쌓인 천왕봉의
어슴프레한 모습을 보며 화창한 날의 천왕봉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중봉을 지나 천왕봉에 거의 다달았을 때 피로에 찌든 육체를
달래려는 듯 내리는 빗방울에 시원함을 느끼며, 또 한 편으론
거의 1,800미터 높이의 한기로 우의의 필요성을 느낀다.
우중산행이 멋진 추억도 좋기도 하지만 우의를 입고 속에서는
땀으로 목욕을 하며 목까지 턱턱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오르는
천왕봉의 마지막 된 비알이 다시 한 번 지리산임을 알려준다.
10시 35분 경이니 산행후 약 7시간 30분 정도가 경과되었다.
이 주만에 다시 온 천왕봉의 화창하고 보기 좋았던 모습은 저 편에
숨겨놓고 심술궂은 비와 놀라고 모른 체하며 고고함만을 자랑한다.
무박으로 온 산행인지라 정상에 도착하였다는 편안한 마음에 수마가
몰려 온다. 어휴! 졸립다. 이럴 때 천왕봉 끌어안고 한 잠 자야겠다.
신비한 운무에 쌓인 제석봉의 모습과 고사목 지대를 지나며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지나며 만들었을 추억이 깃든
사연들이 구름따라 흩뜨려졌다 뭉쳤다 하는 듯하다.
확실히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 지리산의 다양한 모습이다.
장터목산장에 11시 20분경에 다다라 우중의 지리산을 찾은
많은 산객들 사이에서 빈 식탁을 찾아 거부기표 꽁치찌게에 곁드린
찰밥과 라면을 먹으니 이 맛을 누가 알 수 있을 건가.
자 이제부터 내려가는 것은 개인능력에 따라 열 땅을 외치고
속보로 뛰다시피 내려오니 너무 빠른 시간이다.
여름산행의 최고 진미가 산행후 알탕이 아니더냐.
작고 옴팡진 폭포가 있는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쏟아지는
세찬 물살에 머리를 부딪치는 상쾌함과 그 시원함을 이루
말로 다 표현할순가.
늦여름 답게 따스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햇빛에
따스해 진 암반에 누워 살그머니 청한 잠에서 신선도
부러워 할 경지를 한 30여분 몰입하였다.
시간이 흘러 다 내려오니 3시 경으로 거의 12시간 걸렸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지리산행으로 다음의 지리산행을 기대해 본다.
첫댓글 히야! 기가 막히게 좋구나~~~신선이 따로 없네~~ㅎㅎ
부럽다 글도 잘쓰고....잘보고 잘느끼고 ...잘표현하는구나.항상 조심하구^^항상 네기도한다 ^^멋진 내동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