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과 효율의 절묘한 조화로 최적화한 아이오닉 5의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아이오닉 5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에 광활한 실내 공간과 공기역학을 고려한 기능적인 디자인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에 걸맞은 혁신을 구현했다. 아이오닉 5에 숨은 공기역학적인 요소들을 찾아봤다.
2021/04/26 현대자동차
자동차는 매 순간 공기를 가르며 달린다. 주행 속도가 빠를수록 마주하는 공기의 저항이 거세지고, 차체를 따라 흐르는 공기의 움직임도 격해진다. 주행 중 자동차와 공기의 상호작용은 차의 주행 성능, 연비(전비), 주행 안정성, 소음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차의 움직임과 공기의 흐름을 다루는 공기역학(Aerodynamics)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전기차의 경우 공기역학은 더 중요해진다. 배터리 용량을 크게 하면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릴 수 있지만, 가격과 무게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 더 오래 달리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바람을 잘 다스려야 한다.
아이오닉 5는 3,00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와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평평하게 배치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로서, ‘전동화 경험의 진보(Progress electrified for connected living)’를 향한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다.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혁신적인 경험과 승객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널찍한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아이오닉 5는 3,00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앞뒤 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의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평평하게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앞뒤 오버행(각 바퀴 중심에서 차체 끝까지의 거리)을 짧게 만들어 공간을 극대화하고,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키 높은 SUV 스타일을 적용했다.
하지만 SUV 스타일과 실내 공간 실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뒷좌석 탑승자 편의, 화물 공간 확대, 높게 서 있는 뒷유리 등은 공기역학적으로는 다소 불리한 조건이다. 즉, 실용성과 공기역학은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오닉 5는 공력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의 풍동 시험을 거쳤다. 사진 : 유튜브 (https://youtu.be/PAWIsGui6sI)
이런 불리한 조건들을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는 오랜 시간 공력 성능과 관련된 모든 부서와 심혈을 기울여 많은 시험을 거쳤고,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에 기능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단점을 상쇄하고 디자인의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공력 성능(자동차와 공기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성능)의 핵심 요소인 리어 스포일러를 비롯해 지능형 공기유동 제어기(Active Air Flap, 이하 AAF), 휠, 언더커버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공력 성능을 고려한 것이다. 낮게 자리한 유선형의 클램쉘 보닛과 완만하게 기울어진 A필러,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대비 낮은 최저 지상고(노면에서 차체까지의 높이) 또한 아이오닉 5의 공기역학적인 요소들이다.
그 결과 아이오닉 5의 공기저항계수는 0.288로,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공기저항계수 : 0.32~0.34)보다 공기 저항을 약 11~18% 저감했다. 이는 타사 SUV 전기차의 공기저항계수(0.28~0.31)와 비슷한 수치로, 아이오닉 5의 우수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디자인 개발 과정부터 공력 성능을 생각한 아이오닉 5의 공기역학적인 요소들을 살펴봤다.
공력 설계의 핵심 아이템, 리어 스포일러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첫 고유 모델인 포니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잇는 모델이다. 사진은 포니와 아이오닉 5의 콘셉트 모델인 EV 45 콘셉트를 비교한 모습이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기념비적인 첫 번째 고유 모델 포니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현대차의 비전을 담아낸 모델이다. 간결한 면과 선, 면과 면이 만나 선으로 나뉘는 파팅 라인을 최소화한 아이오닉 5의 실루엣에서 포니의 흔적이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비스듬히 기울어진 뒷유리 각도와 같이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해진 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SUV의 곧게 선 뒷유리 또는 세단의 완만하게 누운 뒷유리 각도가 공력 성능에 효과적이고, 포니와 같은 해치백 모델의 뒷유리 각도는 공기의 흐름을 다스리기가 어려워 공기저항이 높아진다. 아이오닉 5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전기차에 중요한 최적의 공력 성능을 위해 뒷유리 각도의 단점을 보완하는 리어 스포일러를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을 기울였다.
아이오닉 5의 리어 스포일러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핵심 부품이다. 사진 : 현대자동차 유럽 (https://www.hyundai.news/eu/models/electrified/ioniq-5/press-kit/hyundai-ioniq-5-redefines-electric-mobility-lifestyle.html)
리어 스포일러는 자동차의 공력 설계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품이다. 자동차가 주행할 때 차체 좌우와 위아래로 공기가 흐르는데, 이때 리어 스포일러는 차체 아래쪽의 공기로 인해 차가 떠오르려는 힘(양력)을 줄여준다. 동시에 차체 위를 타고 뒤로 넘어간 공기가 차 뒤쪽에서 형성하는 소용돌이(와류)를 최소화해 주행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조절한다. 양력을 줄이는 것은 고속으로 달리는 고성능차나 레이스카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고, 일반 승용차의 리어 스포일러는 공기의 소용돌이를 조절해 주행 안정성과 연비를 높이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의 콘셉트에 따라 리어 스포일러의 형상과 각도 등 미세한 튜닝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오닉 5의 리어 스포일러는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 집중해 개발됐다. 사진 : 유튜브 (https://youtu.be/PAWIsGui6sI)
아이오닉 5의 경우 완만한 지붕선을 가진 형태를 비롯해 배터리, 전기 모터 등 PE시스템의 무게 덕분에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다운포스(차체를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힘)가 충분하다. 이에 따라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 집중해 리어 스포일러를 개발했다. 아이오닉 5의 리어 스포일러는 0.1° 간격으로 미세하게 조절해가는 개발 과정을 거쳐 최적의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리어 스포일러 옆 부위를 막은 것 또한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필요에 따라 그릴을 여닫는다, 지능형 공기유동 제어기(AAF)
전기차 역시 PE 시스템의 냉각을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을 갖추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유럽 (https://www.hyundai.news/eu/models/electrified/ioniq-5/press-kit/hyundai-ioniq-5-redefines-electric-mobility-lifestyle.html)
내연기관 자동차는 주행 중 발생하는 엔진의 열을 효과적으로 식히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로 공기를 통과시킨다. 전기차 또한 전기 모터와 배터리에서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냉각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오닉 5는 전기 모터 외부에 냉각수 라인을 깔았던 기존 방식이 아닌, 내부 코일에 직접 냉각 및 윤활용 오일을 분사함으로써 냉각 성능을 혁신적으로 높였다. 전기 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통합해 크기와 중량을 줄인 것도 아이오닉 5 PE 시스템의 새로운 특징이다.
아이오닉 5의 지능형 공기유동 제어기는 상황에 따라 여닫히며 공기 저항을 줄이고 냉각 효과를 제공한다. 사진 : 유튜브 (https://youtu.be/PAWIsGui6sI)
아이오닉 5의 PE 시스템을 냉각시키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AAF(지능형 공기유동 제어기)다. 기존의 AAF는 내연기관차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엔진을 냉각시킬 때 발생하는 냉각 저항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냉각의 필요 여부에 따라 플랩(칸막이)을 여닫아 저항을 줄이는 개념이었다.
아이오닉 5에 적용된 외장형 AAF는 일반적인 AAF에 비해 프런트 범퍼 면과의 단차가 줄어 냉각저항 감소 효율이 높으며,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그릴을 닫을 경우 범퍼와 하나 된 면을 이뤄 시각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선사한다. AAF가 여닫힐 때 생기는 공기저항계수의 차이는 약 0.013으로, 이는 7.3km가량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늘려주는 효과를 제공한다.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아이템들
고속으로 회전하는 바퀴는 공기의 흐름이 흐트러지는 곳으로 자동차의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 : 유튜브 (https://youtu.be/PAWIsGui6sI)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는 타이어다. 타이어는 자동차와 노면을 연결하는 유일한 부품으로, 형태와 소재에 따라 구름 저항이 달라지며 이는 자동차의 연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타이어의 구름 저항은 타이어의 배치 및 휠의 크기와 형상을 달리함으로써 줄일 수 있다. 아이오닉 5는 235/55R 19인치 또는 255/45R 20인치의 타이어를 장착하며, 두 휠 모두 공력 성능을 고려해 휠의 열린 면적을 최소화하고 전면을 평편하게 다듬었다.
아이오닉 5는 정면에서 봤을 때 타이어가 옆으로 돌출되지 않도록 설계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또한, 앞에서 바라봤을 때 타이어가 차체 바깥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함으로써 주행 중 타이어에 부딪히는 공기의 양을 최소화했다. 이 밖에 휠이 고속으로 회전할 때 발생하는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타이어와 휠 사이의 갭을 줄이고, 타이어 면을 따라 발생하는 공기가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동시에 쾌적한 시야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첨단 사양이다
아이오닉 5에 최초로 적용한 디지털 사이드 미러(Digital Side Mirror, 이하 DSM) 또한 최적의 공력 성능을 위한 아이템이다. 주행 중 발생하는 공기 저항은 차의 정면 투영 면적에 비례해 커지는데, 차체 양옆으로 나온 사이드미러는 공기 저항을 높인다. 이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사이드미러의 크기를 줄이거나 가늘게 만드는 방법으로 공기 저항을 줄인다. 아이오닉 5의 DSM은 사이드미러의 역할을 카메라로 대체해, 공기 저항을 줄일 뿐만 아니라 폭우가 내리는 악천후와 야간에도 또렷한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차체 아래의 공기를 다스린다, 빈틈없는 언더커버
아이오닉 5는 배터리 앞뒤, 리어 멤버에 언더커버를 적용하는 등 차체 하부를 꼼꼼하게 틀어막아 공기 흐름을 조절한다. 사진 : 유튜브 (https://youtu.be/PAWIsGui6sI)
일반적으로 차체 상/하부의 형태가 공력 성능에 미치는 영향도는 각각 45%, 35%라고 한다. 차체 아래에 평평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차체 하부의 공기 흐름이 빠르다. 이 때문에 전방 하부로 유입된 공기의 흐름을 차체가 끝나는 뒤쪽까지 매끄럽게 유지한다면 공기 저항을 줄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이오닉 5는 바닥이 평평한 전기차의 장점을 최대화하기 위해 배터리 앞뒤 영역에 언더커버를 장착해 공기가 걸릴 만한 틈을 꼼꼼히 메웠다. 아울러 뒤 서스펜션과 전기 모터를 장착하는 리어 멤버 부위에도 언더커버를 적용해 공기가 차체 뒤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설계했다. 배터리 후방 언더커버와 리어 멤버 언더커버는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부품으로,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전용 전기차에 걸맞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의 혁신적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예고한다
아이오닉 5는 새로운 첨단 사양과 넓고 활용도 좋은 실내 공간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SUV 스타일과 공간 실용성을 양보하지 않고도 일반 세단 수준의 공력 성능을 갖춘 공기 역학적인 설계는 아이오닉 5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만들 것이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득 품은 아이오닉 5가 열어갈 새로운 전기차 시대가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