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지난 15일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CO2) 가스를 활용해 고체인 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네이처에 실린 관련논문은 피렌체에 위치한 ‘유럽비선형분광학실험실(LENS)’의 페데리코 고렐리, 마리오 산토로 박사가 공동으로 작성했다.
이들의 논문에 따르면 50만기압(5억600만 헥토파스칼) 이상의 극히 높은 압력을 받으면 탄산가스의 분자가 유리질의 결정을 띤 고체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유리를 얻기 위해서는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을 산소와 결합시키는 두 가지 방법 밖에 없었다.
그 하나는 창문 유리나 병, 유리컵에 사용되는 실리콘 디옥사이드(SiO2)이고 다른 하나는 광섬유를 얻기 위해 실리카에 첨가되는 게르마늄 디옥사이드(GeO2)이다.
이번에 새롭게 얻은 물질은 ‘고정된 형태가 없는 탄소’라는 뜻으로 ‘a-CO2’로 명명됐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하지만 현재 a-CO2는 압력실 바깥에서는 실험을 하거나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흥밋거리로 남아 있다.
CO2는 극도로 높은 압력이라는 특이한 조건에서는 무질서한 ‘무정형의’ 구조를 띠면서 유리로 변하지만 압력을 낮추면 CO2라는 질서있는 분자로 돌아오게 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뤄질 최초의 도전은 실내온도(20℃)에서 유지될 수 있는 a-C02의 형태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네이처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탄소(C)가 유리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실리콘, 게르마늄과 동일한 화학그룹에 속하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