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동경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캠핑을 하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이것은 각박한
우리 실정에서 더욱 절실함을 느끼며 온통 회색조의 도시를 잠시 잊고 녹색의 자연 속에 몸답고 싶어 하는 희망인 것이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속에 작으나마 숲(?)이 있어 마음이 편안해 진다. 먹고살만(?)해지니 사람들의 관심
사가 달라지고 행동 또한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이것은 그런 통속적인(?) 방법이 아니다. 예전에도 하고 싶었고 아니.. 많은 사람
들이 꿈꾸었지만 할 만한 방법이나 대안이 변변치 않았으며 역시..먹고사는데 치중하다보니 동경만 한 것이 아닐까...
아파트 문화에서 아쉬운 점은 땅을 밟고 살지 못하는 것이다. 집이 크던 적던, 으리으리하던 후지던, 집 앞 작은 마당에서 녹색의
식물을 키우며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을 감상하고 그 흙냄새와 함께 어우러지는 계절의 설렘을 이미 오래전에 잊고 살았다. 초등학
교 시절.. 특별활동 이라는 것이 있었다. 남자 아이들이 잘 선택하지 않던 원예부에 가입하며 씨앗을 심고 싹이 트는 것을 보고
설렜던 기억이 난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분들은 이러한 베란다 공간을 대부분 짐이나 화분 때로는 간이 운동공간이나 빨래 건조를 위한 생활공간의
연장일 것이다. 본인의 경우 입주 시 고민했던 부분이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 하느냐 였고 와이프와 상의 끝에 전부 정원으로 꾸
미기로 하였다. 대부분 입주 시 이 베란다 공간을 확장하여 좀 더 넓은 평수로 활용하곤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이나 부작용을
- 난방 비용이 증가한다- 부담하며 조금 더 넓게 사용하는 것에 의미가 없다 사료된다.
실내 정원을 조성하기 위하여 직접 DIY도 충분히 가능하도록 다양한 자제가 판매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사는 방수포를 바닥에
깔고 흙을 깔기 전에 배수판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고 다시 자갈을 깔고 이끼도 깔아준다. 이려한 일련의 공사들을 위한 자재는
구지 어렵게 찾지 않아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조경을 위한 인테리어적인 감각과 목공능력의 부재로 .. 적당한 업체를 섭외
하여 시공에 맡겼다.
주 베란다의 모습이다. 초기에는 잘 정돈되고 어쩌면 조금은 소박에게 보였지만 몇 해가 지나니 무성하게 자란 식물들과 와이프
의 노력으로 제법 정원 같은 모습을 보인다. 식물들의 경우 다년생도 있지만 일부는 계절별로 꽃을 심고~ 뽑고~ 관리를 하여야
한다. 광각이 지원되지 않아 카메라에 전부를 담을 수 없어 아쉽다. 참! 가운데에는 작은 연못(?)도 숨어 있다. 초기에는 금붕어도
키웠으나 생물이니 죽으면 마음 쓰이고 관리도 힘들고해서 지금은 물소리만 듣는다.
안방 앞 베란다의 모습이다. 원래 텃밭 용도의 공간에 식물을 심고 바닥에는 자갈이 깔려있다. 기존 천정에 있던 빨래 건조대는
뜯어내어 뒷 베란다로 옮겼다. 오른쪽에 수도꼭지가 있어 좌우측 정원에 물주기도 편하다.
처음에는 뿌리를 못 내려 흔들거리던 나무는 4년에 접어드니 뿌리를 내리고 잎이 천장까지 닿았다. 오른쪽의 넝쿨은 천장으로
이어져 늦봄부터 꽃이 피는데 상당히 아름답다.
업체에 의뢰한 주된 이유는 목공 때문이다. 예전부터 목공을 배우고 싶었지만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업체를
만나 특히 목공만큼은 상당히 미려하고 정원에 어울린다. 어떤 업체는 여기에 정자를 만들기도 하지만 목공을 잘못하면 상당히
부조화된 느낌을 준다. 날씨가 따듯한 계절에는 여기 마루에서 차 한 잔을 하거나 아이들이 독서를 한다. 만화책을...
가끔 바둑판을 놓고 아들과 알까기를 하는 곳.
평시 둘째 녀석이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 그러길 바랄 뿐이지.. 우리 집은 이렇다할만한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집이다.
그렇다고 고급스러운 가구나 장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루엔 큰 테이블과 책장이 전부다. 그러나 항상 전면에 작은 숲이 있어
마루에서나 침실에서나 녹색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아침에 깨어나 침실 창문을 열면 싱그러운 풀 냄새와 꽃냄새가 정신을 깨운다. 통상 집에 무언가 인테리어를 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저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정원만큼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여주며 계절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베란다를 확장하는 비용을 초과하지 않아 그리 부담 없는 가격에도 시공이 가능하며 목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위에서 나열한
여러 재료들로도 충분히 정원을 DIY할 수 있다.
아마도 차후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정원만큼은 또다시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제일 바라는 것은 도심지에서 탈출하
여 근처에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넓은 정원을 꾸미며 사는 것이다. 그러한 날이 오기를 꿈꾸며 잠시 행복한 생각에 잠긴다.
첫댓글 아파트속의 숲! 멋집니다. 자연속의 전원주택의 꿈이 속히 이루어지시길 ... 물가까이면 저 좋고..
자유행인님이야 자연에 곁에 두시고 살고 계시니 부럽습니다. 카약을 화분으로 활용하시고...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