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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의 악순환. 에쓰오일 탁구단의 해체.
한국 탁구계에 또 다시 충격적인 악재(惡材)가 터져 나오고 말았습니다. 지난 2010년 7월 창단해 삼성생명, KDB대우증권, KGC인삼공사등과 함께 한국 남자탁구의 한축을 이끌어 오던 에쓰오일 남자탁구단이 전격(電擊) 해체를 결정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3월 농심삼다수 탁구단의 해체로 4강체제를 유지해 오던 한국 남자탁구계는 이번에 에쓰오일마저 해체를 결정하면서, 앞으로 3팀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중요한 것은 소속팀 선수들의 향후 거취 문제로, 에쓰오일은 이번 해체 결정으로 내년 3월까지만 팀을 운영하게 되는만큼, 소속팀 선수들은 내년 3월까지 새로운 팀을 찾아 떠나거나 자신만의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언론기사에 올라온 에쓰오일의 해체사유를 살펴보면, 이번에 회사가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주요 인력을 해당 업무에 집중시키기 위해 탁구단을 해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쓰오일의 기업규모만 놓고봤을 때,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위해 멀쩡한 탁구단을 해체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고, 에쓰오일 탁구단 창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대한항공이 이번에 에쓰오일의 지분을 모두 처분함으로써, 현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관계가 멀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어쨌던, 표면적인 이유로는, 창단이후, 5년도 넘게 운영되어온 탁구단이 기업에서 준비하는 프로젝트 하나에 탁구단의 생사가 결정된 셈입니다.
수베이(에쓰오일 전 CEO) - "탁구는 과거 동서 냉전체제에서 사상과 이념의 벽을 넘어 화해와 교류의 장을 마련한 평화의 전령이었으며, 특히 한국 탁구는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내 구기종목 최초로 세계를 제패하고 남북 단일팀으로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하는 등 국민에게 큰 희망과 기쁨을 준 종목. 에쓰오일 탁구단이 명문구단으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한국 탁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국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도록 앞장서 노력하겠다" (구단주 창단 축사 中)
- 출처 : 아시아경제. 2010년7월21일자
에쓰오일은 2010년 창단 당시, 김충용 감독아래 주장 겸 플레잉코치 양희석, 이정재, 이진권, 이정삼 이렇게 4명의 선수로 시작한 팀입니다. 이후, 지난해 1월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던 유남규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했고, 이후 농심삼다수에서 조언래등을 영입하면서 선수가 총8명으로 늘어났다가, 지금은 상무 입대및 퇴단 등으로, 김동현, 이진권, 조언래, 이태현등 4명의 선수(현재 에쓰오일 소속으로 상무에 입대한 선수로 이승준과 양상현이 있습니다)가 활약하고 있는 팀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이제 소속 선수들은 내년 3월까지 새로운 팀을 찾아 떠나거나 자신만의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선수들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역시 다른 실업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것도 다른 팀에 급하게 자리가 났을 때나 가능한 일이고, 이게 안되면 시군구팀을 알아보거나,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선수는 보다 나은 해결책이 나올 때가 군입대를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역시 자리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결책으로 이야기하기엔 힘든 부분입니다. 현재, 에쓰오일 선수들 중에는 비교적 나이가 어리고, 실력 역시 최근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한 김동현 같은 경우, 행여 나머지 3팀들 중에 불러주는 팀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이 것도 농심삼다수의 에이스 이정우가 불과 얼마전에 KGC인삼공사에 새로 자리를 잡은걸보면, 그리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