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골의 음반 '평화가 무엇이냐'
01. 평화를 이루는 것은 또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02. 평화가 무엇이냐 03. 더 좋은 세상이 올거라고 믿는 사람들 04. 희망을 노래하라 05. 평택에서 노래하면서 싸우기 06. 평화대세 07. 올해도 농사짓자 08. 언니들이 넘는 산 09. 농사꾼과 전쟁꾼의 싸움 10. 활동가 친구에게 11. 순식간에 혁명이 일어날 것 같아 12. 애국자가 없는 세상 13. 대추리, 도두리는 아무도 지지 않았습니다 14. 끝끝내 지킨다 15. 노래를 만들어줘서 많이 고맙죠 16. 분노의 씨앗 17. 첫번째 봤을 때 충격적이었어 18. 우리의 노래는 총보다 강하다 19. 이런 억울한 것들을 다 알려야 한다 20. 내가 대추리에 사는 이유 21. 아무것도 아닌 일 22. 들판은 아직도 그냥 그대로 펼쳐져 있거든 23. 겨울 나무 24. 뒷풀이 25. 앵콜:평화가 무엇이냐
작곡가 안석희의 글 밑에 있는 각 제목을 딸깍(클릭)하시면 개별곡 듣기와 저장이 가능합니다.
조약골의 음반 '평화가 무엇이냐' 전곡듣기
▲ 2007년 3월17일 대추리, 도두리 지킴이들과 함께 반전집회에 참석한 조약골(왼쪽 기타 치는이, 가장 오른쪽은 진재연씨)
노래로 그려내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 조약골 <평화가 무엇이냐>
안석희(작곡가)
<박치기>라는 영화가 있다. 1968년 일본 교토를 배경으로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박치기>에는 줄곧 <임진강>이라는 노래선율이 흐른다. 영화의 주제가이기도 하며 스토리의 전개에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는 이 <임진강>은 원래 북한의 노래인데 일본의 포크 그룹이 다시 불러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나는 영화 마지막 부분, 주인공 코우스케가 방송국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참 좋았는데, 감동 속에서 멍하니 노래를 듣다가 머릿속에서 문득 영어 단어가 떠올랐다. Just folk. 그저 포크면 돼, 정도로 번역하면 괜찮을까?
평택 대추리의 한 빈집에서 주민들과 함께 살며 함께 싸워온 평화운동가이자 음악가인 조약골의 새 음반 <평화가 무엇이냐>를 들으며 나는 이 Just folk란 단어를 다시 떠올렸다. 이 음반은 한 가수나 창작자 개인의 모습이 드러나는 ‘음반’이라기보다 노래로 그려내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박수와 환호로 가득한, 평택 미군기지 철수를 위한 오랜 싸움에 늘 참여해왔던 문정현 신부님의 연설로 시작하는 이번 음반은 CD의 수록한계시간인 80분에 1초 빠진 79분 59초를 빼곡하게 채운다. 이 싸움에 참가한 사람들의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육성과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그 투쟁의 현장 느낌을 담아낸 노래들이 서로 교차하며 3년에 걸친 ‘평택평화항쟁’의 전모를 볼 수 있게 해준다.
<평화가 무엇이냐>는 노래와 나레이션으로 교직한 한편의 기록화다. 대부분의 나레이션은 연설을 직접 녹음한 경우나 원고를 읽은 것 말고는 조약골과 초대받은 평택 지킴이들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이때 조약골은 질문을 던지는 인터뷰어이기도 하고 일종의 호스트로 편안한 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가 던지는 질문에 사람들은 기억을 더듬기도 하고 이번 평택 싸움의 여러 경험들을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털어놓게 된다. 나는 사실 노래보다도 이 인터뷰가 훨씬 흥미로울 때가 많았는 데 이들의 이야기는 그 스스로 각 개개인의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개인 성장 기록이자 평택 싸움의 분위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씨줄이 되는 것이다. 만일 이 나레이션이 없고 노래만 있었다면? 이번 음반의 재미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이번 평택싸움에 참여한 사람들과 일일이 인터뷰를 해서 노랫말을 뽑아내 붙인 곡들과 나레이션의 배경음악들은 이 음반의 날실이 된다. 노래들은 노랫말들이 가진 힘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름을 만든다. 이 흐름이 익숙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억지는 없다. 소박한 노래들은 편안하게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내준다. 배경음악은 대체로 간단한 악기 편성으로 다음 노래의 주제 선율을 변주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나레이션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 음악들이 직접 연주를 녹음한 게 아니라 디지털 소스를 컴퓨터로 작업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것이 음반의 분위기를 바꿀 만큼 큰 요소는 아니다. 이 모든 작업이 조약골이 살고 있는 평택, 대추리, 불판집 파란방 녹음실에서 이루어졌다. 폐가에서 주워온 전축과 마이크 한 대 그리고 컴퓨터와 기타 이것이 다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만드는 작업 과정 자체가 하나의 평화운동이 되게끔 하고 싶었다고 한다. 기계와 석유에 대한 의존이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음반 복사도 손으로 일일이 작업했으며 심지어 서울경기지역이라면 조약골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배달까지 해준다.
▲ 조약골은 음악가이자 평화운동가이기도 하다. |
나는 대표적인 민중가요의 하나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어떻게 널리 퍼졌는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야사 하나를 알고 있다. 처음 광주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를 보급하기 위해 광주 모처-소설가 황석영의 집이라 전해진다-2층방에서 노래를 녹음했는데 달랑 카세트데크 하나 놓고 통기타 한 대와 북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 테잎을 찾아 들었을 때 나는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함과 살아 펄펄 뛰는 힘에 새삼 감동했었다. 이 걸 둘로 복사해서 두 사람이 2, 3미터 간격을 두고 떨어져서 걸어 서울로 가져왔다고 한다. 혹시 앞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리면 한 명은 튀어야 하니까. 이 테잎을 통해 비로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어쩐지 조약골의 작업방식과 많이 닮아있지 않은가.
나는 이번 음반 <평화가 무엇이냐>가 노래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좋은 대답의 하나라고 본다. 여기서 어디란 단순히 장소 개념이 아니라 음악- 노래가 사람들의 삶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의 문제다. 음악이 사람들의 삶에서 멀어져 전문가들의 것이 될 때, 사람들과 음악이 서로에게 더 이상 영향을 주고받지 못할 때 새로운 음악-운동이 시작된다고 나는 알고 있다. 지금 민중가요를 만든 1970, 80년대 대학가 노래운동 역시 대중들의 삶과 노래의 거리가 멀어지자 당대 민중들의 생생한 삶의 언어를 길어 올리려는 움직임으로 시작한 것 아니었던가. 나에게는 이번 음반이 오랫동안 잊혀져있던 사람과 노래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응답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이 음반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음반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로 충분히 행복했고, 한 장 한 장 사람들의 손에 건네지는 순간까지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소통의 흐름 속에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길긴 하지만 조약골이 쓴 앨범소개를 덧붙인다.
이 앨범에 대한 소개는 수록된 노래와 인터뷰에 나오는 단어와 구절들로 대신하겠습니다.
유랑, 원직복직, 두꺼비, 도롱뇽, 장애인, 이라크 파병 철수, 대추리, 식을 줄 모르는 열기, 군대, 전쟁, 성폭력, 성차별, 서러움, 성매매, 빼앗긴 자, 농민, 노래, 희망, 힘없는 자, 골프장, 철조망, 배고픔, 국가폭력, 탱크, 총, 기지, 경찰, 푸른 기와집, 여의도 뚜껑, 권력자, 자본가, 노동자, 새 세상, 농민해방, 노동해방, 농약, 민중, 강제로 쫓겨나지 않는 세상, 이윤의 썩은 땅, 국경, 평택, 통일 목수, 통일 승리, 시작이 반, 기지 확장 막아! 황새울, 생명평화, 인권, 팽성주민, 도두리, 농사꾼, 가진 자, 전쟁놀이, 언니들, 무노조, 노동조합, 해고통보, 정직처분, 한국 일등 할인점의 추악한 속내, 얼어 터질듯 한 한겨울, 무더운 뙤약볕 거리, 삼류대우, 위협, 몰살, 혼자 남은 자의 파멸, 곡식, 눈물과 땀, 국방부, 활동가, 성명서, 시국제안서, 소주, 가난한 이들의 분노, 거리에서 매 맞아 죽은 농민, 아나키스트, 아파트분양권, 교수, 변호사, 전문직, 명함, 아나키즘, 혁명, 애국자,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요구하는 여성상, 에스페란토, 채식, 슬슬 실천, 핵무기, 국방의 의무, 군대훈련소, 꽃, 연인, 무지개, 지킴이들, 공동체, 이장님, 엽서, 허리를 가른 선, 차별의 높은 벽, 새만금, 방조제, 제국이 뿌려놓은 절망의 씨앗들, 억압의 김, 차별의 피, 무기를 녹여 쟁기를, 이윤이 아닌 생명을, 빈집철거, 웃음소리, 아름다운 노을, 평화대행진, 이 땅을 울리는 함성, 처절한 외침, 촛불행사, 속상한 마른 가슴들, 카메라, 농민가, 붉은 황홀함, 뼈가 아프더라도, 심장이 녹더라도, 마지막 남은 간절함
그래서 이 앨범은 절규와 분노와 사랑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 간 시 입니다. 흐르는 눈물을 움켜쥔 주먹으로 닦아내며 어깨 걸고 함께 춤추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 |
▲ 황우 作 '대추리 - 차라리 나를 이땅에 묻어라'
조약골의 음반 '평화가 무엇이냐'
01. 평화를 이루는 것은 또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02. 평화가 무엇이냐
글 : 문정현, 조약골 작곡 : 조약골 인트로 기타 샘플 : 더 실버라이닝 '평화가 무엇이냐' 노래 : 신유아, 매닉, 치르, 넝쿨, 마리아, 폴, 보리, 고철, 돕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가 원직복직하는 것이 평화 두꺼비 맹꽁이 도롱뇽이 서식처 잃지 않는 것이 평화 가고 싶은 곳을 장애인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평화 이 땅을 일궈온 농민들이 (더이상) 빼앗기지 않는 것이 평화 성매매 성폭력 성차별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 군대와 전쟁이 없는 세상 신나게 노래 부르는 것이 평화
배고픔이 없는 세상 서러움이 없는 세상 쫓겨나지 않는 세상 군림하지 않는 세상
빼앗긴 자 힘없는 자 마주보고 손을 잡자 새세상이 다가온다 노래하며 춤을 추자
03. 더 좋은 세상이 올거라고 믿는 사람들
04. 희망을 노래하라
- 고 정용품, 오추옥, 전용철 열사를 추모하며
작사 : 문경식, 조약골 작곡 : 조약골
골프장에서 양주 처먹으며 민중의 피를 빨아먹는 가진자들의 세상이 아니라 피땀흘려 일하는 농민·노동자·민중의 세상
푸른 기와집에서 여의도 뚜껑 안에서 민중의 피눈물 쥐어짜는 권력자들의 세상이 아니라 몸뚱아리 하나로 버티는 사람들의 세상
농민 해방의 세상을 위해 죽지않고 살아서 끝까지 쉼없이 투쟁해 나가자 생산의 기쁨으로 가득찬
경찰에 맞아죽지 않는 세상 농약을 들이키지 않는 세상 힘없는 사람들이 일어나 이윤의 썩은 땅을 갈아엎는다
차별이 없는 여성들 세상 국경이 없는 인간의 세상 죽이지 않는 모두의 세상
▲ 문동호 作 '노래'
05. 평택에서 노래하면서 싸우기
06. 평화대세
작사 : 석민
작곡 : 석민
평화대세 대세는 이미 평화 정주영씨 돈으로도 하지 못한 통일처럼 심지어 죄인께 더욱 좋다 반성할 기회되니 그런 것이 대세평화 평택이 아직 승리할 수 없다면 기지는 승리 이미할 수 없을진데 시작이 반 거북선을 만든 것도 정답은 목수듯이
▲ 문동호作 '평택, 대추리 사람들..'
07. 올해도 농사짓자
원곡 작사 : 메달
작곡 : 토리
노래, 연주, 율동 : 떡사마 패밀리 개사곡 프로그래밍 : 돕
전 세계 모든 전쟁을 반대한다면 미군기지 확장 막아내요 황새울 생명 평화를 지키기 위해 철조망을 걷어내요
인권을 지키고 싶다면 미군기지 확장 절대 안돼 평화로운 세상을 원한다면 올해에도 농사짓자
팽성 주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미군기지 확장 막아내요 황새울 생명 평화를 지키기 위해 철조망을 걷어내요
가진자들의 전쟁놀이 이제 그만해
이땅은 우리의 목숨 끝까지 지켜 올해에도 농사짓자
▲ 한국 일등 할인점 이마트에 맞서 싸우는 경기도일반노조 이마트분회 조합원
08. 언니들이 넘는 산
작사 : 이밝은진 작곡 : 조약골
언니들은 산을 넘는다 시퍼런 무노조 이념의 산을 언니들은 산을 넘는다 말할 자유 없다는 폭력의 산을
가난한 자는, 여자는 힘이 없다는 무지의 산을 언니들은 산을 넘는다 노동자가 되어 산을 넘는다
비오는 거리 눈오는 거리 심장을 녹여 쇠를 달구는 얼어터질 듯한 한겨울에 무더운 뙤약볕에
사람들이 왜 거리에서 그렇게 모질게 외치는지
삼류대우 받고서도 몰랐다 "노동조합 아니면 다 들어주겠다" 그말 듣고 언니들은 알았다 한국 일등 할인점의 추악한 속내
잔인한 세월 시달려 보고 해고 통보 정직 처분, 일하고 싶다! 언니들의 정당한 싸움 진실을 그대로 말하게 하라!
주먹 불끈 쥐고 야무지게 노래를 부르며 산을 넘는다
언니들은 산을 넘는다 시퍼런 무노조 이념의 산을 언니들은 산을 넘는다 말할 자유 없다는 폭력의 산을
09. 농사꾼과 전쟁꾼의 싸움
글, 낭독 : 이용석
세상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 있다. 같은 방법으로 싸우면서 힘의 차이가 너무 크면 그러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서로 싸우는 방식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어 있는 싸움이 있다.
농사꾼과 군인의 싸움이 그러하다. 농사짓는 사람들과 전쟁하는 사람들의 싸움이 그러하다.
군인의 싸움의 방식은 다른 사람들을 위협하고 몰살하는 것이다. 군인은 전쟁을 통해서 적들을 하나씩 제거해 간다. 어제의 동지가 때로는 적이 되기도 하고 그들을 죽여야 승리할 수 있다. 그리하여 모든 적을 몰살한 마지막에 기다리는 것은 혼자남은 자의 파멸뿐이다.
농사꾼의 싸움은 방식은 농사를 짓는 것이다. 농사꾼은 농사를 지어서 사람들이 먹고 살 것을 만든다. 어제의 적들이 먹고 살기위한 곡식을 재배한다. 그리하여 함께 노동하고 함께 더 많은 곡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눠먹는 것이 승리다. 그리하여 농사꾼에게는 마지막이 없다. 땅에서 태어나 땅과 더불어 살다가 땅으로 돌아간다. 군인은, 군대는, 전쟁은, 국가는 승리를 쌓아갈수록 고립되어가게 되고 농사꾼은 애시당초 승리와 패배가 없는 자연의 딸과 아들이다.
죽이고 죽어가고 죽여가다가 마침내 죽는 방식의 싸움을 하는 자들과 키우고 나눠먹고 살아가다 흙으로 돌아가는 방식의 싸움을 하는 자들은 애시당초 싸움을 하기 전에 승패가 갈리워져있다. 승리를 갈구하는 폭력은 마침내 패하고 승리에 관심없는 노동은 마침내 승리하게 된다.
군대와 경찰과 관공서가 만약에 이긴다 하더라도, 이겨서 평택주민들이 쫓겨난다 할지라도, 그래도 결국에는 그들의 패배다. 군대없이 농사꾼은 살 수 있지만, 농사꾼 없이 군대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군대는, 전쟁은 적들의 피를 먹고 자신을 키워가고 마침내는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자신의 칼날과 증오심에 먹은 피를 토하고 죽지만, 농사꾼은, 땀과 눈물의 거름으로 키워낸 곡식을 먹고 마침내는 자신도 땅의 일부가되어 자식들의 눈물과 땀을 거두어 드린다.
세상에 농사꾼이 전쟁꾼에게 지는 날은 이미 지구상에는 아무도 승리한 자가 없는 날인것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날인 것이다.
▲ '친절한 쇠사슬 여인'(사진/노순택, 2006년9월13일 대추리 강제대집행 현장에서). 오랫동안 이 쇠사슬 여인이 궁금했다. 대추리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중 한명으로 추측만 하고 있다. 지금 이 사진이 나의 블로그들을 장식하고 있다.
10. 활동가 친구에게 - 물살을 거슬러 기어코 가고자 하는 곳에 다다르는 연어의 퍼덕거리는 심장처럼, 살아있기에 투쟁하는 모든 활동가들에게 바침
작사 : 이밝은진 작곡 : 조약골
넌 언제나처럼 잠에서 덜 깬 피로한 목소리로 여전히 바쁘다고, 전화 못해 미안하다고 인사 했어
얼굴 한번 보여줄 여유조차 없는 네가 밉기도 하지만, 어제밤 썼다는 네 성명서 한 장에는 가난한 이들의 분노가 한 자도 어김없이 들어 있었어.
언젠가 넌 함께 걷던 동료가 세상을 향해 돌아서 갈 때 제일 슬프다고 했지 거리에서 매 맞아 죽은 농민의 죽음이 제 아비의 죽음인양 펑펑 울었고 네 가난과 모진 일거리에 부대끼는 네 육체는 언제나 뒷전이었어
예전의 동지들이 소주 맥주 안주에 지금 운동이 어쩌니 들먹거려도 그 무례함에 화내지 않고, 민중을 대하듯 조곤조곤 말해주었지 그런데 돌아서는 네 뒷모습은 참 쓸쓸하더라
남들은 그 나이에 다 가진, 아파트 분양권도 없으면서 변호사, 교수 그런 전문직 명함도 없으면서 여전히 잠 못 자고 시국 제안서를 쓰는 소주 좋아하는 내 활동가 친구
세월이 산만큼 흘러도 그래도 여전히 네가 초라하기를 네가 가난하기를 네가 명망가가 되지 않기를 그래서 늘 한 곳에서 꼿꼿하고 명예롭게 늙어가기를
그래서 내 활동가 친구 조금만 몸과 마음을 잘 돌봐주길 바래 조금만 더 지금 네 행복에 충실하길 바래 내가 존경하는 활동가 친구 내가 좋아하는 활동가 친구
11. 순식간에 혁명이 일어날 것 같아
12. 애국자가 없는 세상
詩 : 권정생 작곡 : 조약골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테고 대포도 안 만들테고 탱크도 안 만들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 이윤엽 作 '5월4일. 대추리 사람들'
13. 대추리, 도두리는 아무도 지지 않았습니다
14. 끝끝내 지킨다
작사 : 조약골
작곡 : 조약골
군대는 평택을 떠나라 한국 군대도 미국 군대도 황새울 평화의 들녘 군대는 떠나라
경찰도 평택을 떠나라 민중을 짓밟는 권력의 앞잡이 대추리 도두리에서 경찰은 떠나라
황새울 철조망 걷어내 새만금 방조제도 허리를 가른 선도 차별의 높은 벽도 다함께 헐어내
올해도 농사를 짓는다 생명이 큰다 평화가 온다 이땅에 뿌리를 박고 끝끝내 지킨다
▲ 볍씨를 뿌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도두리 농민들. 이곳은 온통 갯벌이었다. 그 갯벌을 가래로 막고, 지게로 흙을 날라 오늘의 옥토를 만들었다. 자식 목숨과도 바꾼 땅이었다. 외국의 군대를 위해, 자국의 늙은 농부들을 벼랑으로 내모는 이 나라, 제정신일까. ⓒ 노순택
15. 노래를 만들어줘서 많이 고맙죠
16. 분노의 씨앗
작사 : 조약골
작곡 : 조약골
황새울 푸르른 땅을 미군에게 내줄 수 없네 힘으로 뺏으려는 자 그 힘에 무너지리라 오는 미군 막아내고 있는 미군 몰아내자 기지를 열어제끼자 무기를 녹여없애자
이땅은 우리 목숨 끝까지 지켜내자 죽을 수는 있어도 떠날 수는 없다 제국이 뿌려놓은 절망의 씨앗들이 십만 개의 싹이 되어 평택에서 자라나 산이 되고 강이 되고 들이 되고 바람 되어 저 장벽을 걷어내고 거침없이 흘러가네
분노의 씨앗을 심어 평화의 결실을 맺을 푸르른 땅이야말로 우리가 일궈낼 세상 차별의 피를 뽑고 억압의 김을 매자
무기를 녹여 쟁기를 이윤이 아닌 생명을
17. 첫번째 봤을 때 충격적이었어
18. 우리의 노래는 총보다 강하다
작사 : 조약골
작곡 : 조약골 노래 : 석민, 폴, 나비, 넝쿨, 돕
우리의 노래는 총보다 강하다 우리의 노래는 탱크보다 강하다 아아 이땅을 울리는 함성소리를 처절한 외침을 들어보아라
우리의 노래는 무쇠를 녹인다 우리의 노래는 심장을 달군다 아아 이땅을 울리는 함성소리를 처절한 외침을 들어보아라
전쟁은 끝난다 우리가 원하면
평화는 온단다 우리가 원하면
새만금 방조제 당장 걷어내 황새울 철조망 당장 걷어내
천성산 살리자 우리의 힘모아 마을을 지키자 우리의 뜻모아
▲ 이기기 위해 싸운다. 이것이 이들이 여기에 사는 이유...
19. 이런 억울한 것들을 다 알려야 한다
20. 내가 대추리에 사는 이유
작사 : 나비 작곡 : 조약골
두렵더라도 해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카메라의 REC을 누르고,
속상한 마른 가슴들을 어찌해야 할까, 카메라를 잡고 있으면서 찔끔찔끔 나오는 울음을 계속 흔들리는 내 손을, 원망하고만 있었다.
두렵더라도 해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카메라의 REC을 누르고,
나는 하고 싶은 얘기보다. 듣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아 그 순간의 명징함이 보여주는 것, 너무나도 확실한 무언가를
반만큼이나 나는 그걸 담아내고 있는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카메라의 REC을 누르고,
그렇게 잘 듣자고, 마음에 새기자고,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고, 힘들고 외롭지만, 내가 여기 사는 이유,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서니까.
내가 여기 살고 있는 이유
▲ 한평생 농사를 지어온 도두리 조동근 할아버지가 답답한 마음에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쐬러 들판에 나섰습니다.
21. 아무것도 아닌 일
작사 : 이밝은진 작곡 : 조약골
어느날 넌 그렇게 왔어 아무것도 아닌 일 귓가를 스치는 사소한 입김으로 왔어 그걸 난 기억해
그래서 아닌 줄 알았지 아무것도 아닌 일 뼈가 아프더라도 그건 아무 것도 아닌 일 심장이 녹더라도 그건 아무 것도 아닌 일
어제처럼 밥을 먹고 어제처럼 취하고 어제처럼 잠을 자면서
아무것도 아닌 일 금새 성큼 성큼 걸어올 만큼 어느새 물이 키보다 높이 차오를 만큼
그래서 아닌 줄 알고있어 아무것도 아닌 일 마음 쓰지 말고 별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온만큼 갈꺼라고 아무것도 아닌 일 빨리 갈꺼라고 괜찮다고 아무것도 아닌 일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 다시 겨울, 대추리에 함박눈이 내렸다. 주민들의 집에도, 철조망 너머 미군기지에도, 무너진 대추분교의 잔해에도, 부서진 이승복과 책읽는 소녀의 머리에도 흰 눈이 소복이 내려앉았다. 허나 이 땅 늙은 농부들의 까맣게 타버린 마음 위에는 여전히 잿가루 뿐이다. ⓒ2006 노순택
22. 들판은 아직도 그냥 그대로 펼쳐져 있거든
23. 겨울 나무
작사 : 이밝은진 작곡 : 조약골
푸르렀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이파리 한 잎
그잎 조차 풍성했던 여름의 그림자. 이제는 모두 떨궈 앙상하게 서 있지만,
붉은 비단으로 겨울을 기다리던 가을도 있었죠. 마른 잎 하나 간직하지 못했다고 원망하지 말아요.
지난 기억으로 지금 모습, 보기 싫다고 저어하지도 말아요.
지금 내 안에 머금은 생명은, 앙상한 가지 끝에 한 숨 한 숨 매달린 겨울을 함께 보내는 시간에 대한 연민
이제 다시 꽃도 푸른 잎도 피우지 못한다 한들 지금 함께 겨울을 보내는 시간에 대한 약속
최선을 다해 가파른 바람을 품고, 가지를 꺽는 눈의 가혹함을 견디는,
절대 다시 푸르름이 오지 않아도, 붉은 황홀함을 다시 입지 못해도,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이 시절을 통과하는 시간에 대한 마지막 남은 간절함. 나무는 겨울을 품에 안고 갑니다.
24. 뒷풀이
25. 앵콜:평화가 무엇이냐 |
첫댓글 아멘...^^
강렬하면서도 가슴이 애잔해 오네요
평화가 무엇이냐하는 곡을 너무 좋아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담아갈께요...
무작정 담아갑니다. 그리고 어느 한 곳에서라도 이 노래들이 울릴 수 있도록 하겠읍니다.
어쩌자고요~~~~힘 없는나라 밥이나 잘먹고 사자는 그시대 배고픈 그시대~~많은 민주화~
그냥 좋은 세상을 위해 함께 합니다.
성탄 전야는....
우리의 청춘을 무언으로 일으킨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구원의 은총.
자선냄비가 유난히 가볍습니다.
2016년... Happy Christmas
하나 둘 생각해 본다.
버려야 할것들에 대하여
나는 12월을 보내면서 무엇을 버려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