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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스크랩 3월에서 4월 사이
구기산장 추천 0 조회 87 12.10.24 17:5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산서고등학교 관사 앞에 매화꽃 핀 다음에는

산서주조장 돌담에 기대어 산수유꽃 피고

산서중학교 뒷산에 조팝나무꽃 핀 다음에는

산서우체국 뒤뜰에서는 목련꽃 피고

산서초등학교 울타리 너머 개나리꽃 핀 다음에는

산서정류소 가는 길가에 자주제비꽃 피고

           "3월에서 4월 사이" - 안도현

 

   봄의 전령은 매화다. 매화꽃 다음엔 산수유고 조팝나무꽃 다음에 목련이 핀다. 개나리 노오란 물결이

출렁일 때면 어느새 온 천지를 벗꽃이 지배한다. 어느 순간 벗꽃이 흩날리면 먼 산에 진달래꽃 지는 순간 

철쭉이 봄의 절정을 노래한다.  내 고향 구례는 소싯적에는 그야말로 심심산골 분지였다. 여순반란사건

으로 반란군의 주력이 내 모교인 구례중앙국민학교에 본부를 두고 국방군과 대치하다 지리산으로 도주

하고는 6.25가 끝나고도 이현상의 남부군으로 도처에 은거하는 바람에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는 토벌

대의 군용트럭과 B-29 폭격기의 굉음과 산지사방에 펄럭이는 삐라를 보며 어린시절을 보냈었다. 요사이

는 산동에 온천장이 개장하고 노고단 삼성재까지 버스가 다니고 오산의 사성암과 아랫녘 매화마을과 쌍

계사골 화개장터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고향마을은 조용할 틈이 없다고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상가 옥상에는 온갖 나무와 꽃들로 치장되어 있다. 불청객인 바늘꽃과 매발톱도

어느새 제자리를 찾았고 사방에 퍼져있는 민들레, 제비꽃을 비롯하여 배롱나무, 철쭉, 벗나무, 라일락,

산수유, 백목련, 감나무 ... 그러고보니 그리 넓지도 않은 공간에 별의별 나무들로 가득하다. 그것도 모자

라서 최근에는 으름나무를 심었다. 파고라에 높히 앉히려고 홍화으름, 백화으름, 대실으름과 머루나무는

물론 백등과 홍등나무 까지 총 60주 남짓을 심었다. 또 상가에서 버려진 화분들을 옥상으로 올려서 청양

고추, 토마토, 가지, 파푸리카 모종을 옮겨 심었는데 어제는 계분을 비료로 뿌렸더니 구수한 농촌의 향기

가 지는 벗꽃과 함께 흩날리는데 새로 입사한 미쓰리가  무슨 냄새가 이리도 구리냐고 코를 막고 다녔지

만 나는 오랜만에 고향에 온 기분으로 계분을 뿌리고 다녔다. 

   산서면에 핀 꽃들은 내 고향집 꽃들과 똑같이 환한 얼굴일 것이다. 그 환한 얼굴 보러 산서면에 가고 싶

다는 곽재구 시인에게초대장을 보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18-3 래미안퍼스티지센터 옥상에 오시면 산서면의 환한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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