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새도록 퍼붓던 그 비도 그치고
동편 하늘이 이제야 불그레하다
기다리는 듯 고요한 이 땅 위로
해는 점잖게 돋아 오른다
눈부시는 이 땅
아름다운 이 땅
내야 세상이 너무도 발고 개끗해서
발을 내밀기에 황송만 하다
해는 모든 것에서 젖을 주었나 보다
동무여, 보아라
우리의 앞뒤로 있는 모든 것이
햇살의 가닥 가닥을 잡고 빨지 않느냐
이런 기쁨이 또 있으랴
이런 좋은 일이 또 있으랴
이 땅은 사랑 뭉텅이 같구나
아, 오늘도 우리 목숨은 복스러워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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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뒤 아침은 맑고 청량한 공기에
마음까지 좋은 날이 시작되지요.
해는 모든 것에서 젖을 주었나 보다
동무여, 보아라
우리의 앞뒤로 있는 모든 것이
햇살의 가닥 가닥을 잡고 빨지 않느냐
이 표현에서 이상화 시인님의 순수한 면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동무" 참 정겹고 좋은 말이었으나,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이나 무장공비가
사용하는 단어이므로 금지어가 되었지요.
제가 어린 시절에 부르던 "달맞이"(윤석중 작사, 홍난파 작곡)라는
동요가 원래는 "동무야"였으나, "아가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 가자
비단 물결 남실 남실 어깨 춤추고
머리 감은 수양버들 거문고 타며
달밤에 소금쟁이 맴을 돈단다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 따다 실에 꾀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 가자
고향의 달을 보며 서울에 가고픈 마음을 달래던
어린시절을 그려봅니다.
어제도 오늘도 파아란 하늘에 하이얀 구름이
지나치게 아름답습니다.
오늘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기분 좋은 날 되시길 빌면서
=적토마 올림=
달맞이 - YouTube
첫댓글 동무여 보아라 햇살 가닥 젖줄을 잡고 빨지 안느냐
멋지네요
어떻게 이런 표현이 대단하지요.
편한 휴일 되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