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률 상담 |토지거래허가구역 모르면 백전백패

[황태자]

부동산 법률 상담 |토지거래허가구역 모르면 백전백패

이코노믹리뷰 2007-07-06 10:27:00

 현재 우리나라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은 총 1만5194㎡(약 46억평)로 전 국토의 15%나 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84% 정도의 땅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따라서 토지거래허가제도가 무엇인지,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를 모르고는 부동산(특히 토지) 투자를 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그 안에 있는 토지에 관한 소유권, 지상권을 이전·설정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당사자는 공동으로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도 마찬가지다.

만약 토지거래허가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불허가 처분을 내린다면,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1월 이내에 당해 시장, 군수, 구청장을 상대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고 하더라도, 증여를 받는 경우나 경매를 통하여 토지를 매입하는 경우에는 토지거래허가가 필요치 않다.

간혹 소송을 통하여 소유권을 넘겨받는 경우 토지거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면서 유혹하는 투기꾼들이 있다. 이들은 토지거래허가 대상 토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매매계약을 한 것처럼 날짜를 허위로 기재해서 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매수인이 매도인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매도인이 방어를 하지 않고 패소하도록 해서 소유권을 넘겨받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고,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잊지말자.

한편, 토지거래허가지역 내에서 허가를 받기 전에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은 어떻게 될까?

얼마 전 필자를 찾아온 의뢰인의 사연을 보자.

의뢰인은 토지거래허가지역 내에 있는 A소유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중도금 지급기일 이전에 함께 협력하여 신청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A는 주변이 개발된다는 소문이 들리자, 갑자기 토지거래허가 신청절차에 협력해 주지 않았고, 차일피일 미루더니 중도금 지급기일이 몇 달 지난 시점에서 돌연 의뢰인이 중도금 지급을 지체하였으니, 계약을 해제한다면서 계약금은 돌려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의뢰인 역시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내용증명 우편을 송달하였다. 이 경우 의뢰인은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허가구역 안에 있는 토지에 대해서 허가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토지매매계약은 무효이다. 다만, 판례는 처음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거래를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 향후에 허가를 받을 계획이었다면 실제로 나중에 허가를 받게 되면, 위 매매계약은 유효가 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불허가 처분이 나기 전까지는 계약이 완전히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매계약의 쌍방이 토지거래허가신청에 대한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그 즉시 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다.

이 경우 매매계약의 쌍방이 허가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 해당하여 당해 매매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고, 따라서 의뢰인은 A로부터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토지를 팔려는 매도인으로서는 매수인 측에서 ‘A 외 몇 명’ 식으로 매수인을 표기하려고 할 때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매수인들은 부동산 전매를 통하여 수익을 얻으려는 것이 목적인데, 만약 전매가 이루어지면 전매받기로 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그들이 ‘외 몇 명’이라고 하면서 허가를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전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어려운 A를 내세워 토지거래 불허가 처분을 받아내면서 계약을 무효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도인으로서는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곤란한 외지인과의 매매계약은 주의하여야 하며, 특히 ‘A 외 몇 명’이라는 방식으로 매수인을 표기하는 것은 거부해야 한다.

조명선 법무법인 장백 변호사
조명선 변호사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사법 시험에 합격한 후 현재 법무법인 장백의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특히 다양한 부동산 관련 소송을 진행하면서, 국내에서 몇 안되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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