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부터 아들과 함께 여름 여행 계획을 세우며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역시 마음은 어쩔 수 없이 시원하고 렌트카로 돌기 좋은 북해도로 슬그머니 기웁니다.
처음에 도동쪽으로 신나게 돌아볼까 하다가 지인이 합류하기로 하면서
약간의 대중성을 가미해 그냥 일반적인 루트로 돌기로 했지요.
대신 일정은 조금 더 여유있게.... 그리하여 5박6일의 일정이 나왔습니다.

우선 우리 일정에 맞는 렌트카부터 알아보았습니다.
네명이니 1000cc 이하의 경차는 곤란하고 최하 1300cc 이상으로 체크해 본 결과...
완즈 렌터카에서 할인플랜으로 5일동안 16100엔 + 기본 보험료 5000엔 = 21100엔에 빌렸습니다.
그런데 보험을 더 확대시켜주는 안심팩이라는게 또 있더군요. 까짓거 5400엔에 그것까지 추가로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26500엔이 되었네요.
하지만 마지막에 작은 흠집하나없이 반납하고나니 날아가버린 보험료 10400엔이 넘 아까웠다는...
역시 사람 마음이 간사하군요. ^^;;
첫날 치토세 공항에 4시반 쯤 내려 완즈에 연락을 했더니 67번 정류장으로 오라는 걸
어찌하다보니 주차장 67번으로 갔더랬습니다.
휑~~ 아무것도 없더군요.
"오매, 여기가 아닌게벼!"
다시 입국장으로 올라가 반대방향으로 내려가 무사히 완즈렌터카 기사님과 만나긴 했습니다만
삿포로 도착하자마자 말도 아닌 삽질로 일행들 땀을 빼게 했습니다.
어떻게 정류장과 주차장 번호를 혼동할 수가 있냐구요...ㅠㅠ

뭐... 렌터카 예약에 따른 진행상황은 뻔 합니다. 생각보다는 간단하지요.
서류 주고 체크하고 기본적인 설명하고... 돈내고 끝.
돈 받았으니 그만 가보랍니다.
로드맵? ... 그런 거 없어요. 할인쿠폰? ... 그런 거 몰라요.
보험을 와이드 팩으로 들었으니 차야 부셔지든 말든, 다치든 말든... -_-;;
이왕이면 새차로 달라는 말에 출고된지 1~2년 밖에 안된 새 차랍니다.
룰루랄라~ 담당자를 쫓아 간 곳에 마쯔다의 데미오가 우리를 반깁니다.
하지만 새 차는 무슨...... '여보세요, 댁의 눈엔 11만키로가 새 차냐구요.'

처음 입력지는 선루트 뉴 삿포로 호텔입니다.
오늘 우리가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될 곳이지요.
몇 년 전 겨울 렌터카 여행 때 묵었는데 가격대비 꽤 괜찮은 호텔입니다.

고속도로비 아끼려 일부러 국도로 갔습니다.
그런데 호텔 주차장 입구를 못찾아 몇 바퀴를 돌고서야 겨우 입고를 할 수 있었네요.
삿포로 시내는 일방통행 길이 많아 자칫하면 본의 아니게 역주행을 하는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 할 듯합니다.
아, 물론 전 역주행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총기 넘치는 조수 덕에...ㅎㅎ

우리의 방입니다.
와우~ 지난번 묵었던 방보다 더 크네요.
가만보니 비품들이 세개씩 있는 걸로 보아 트리플 룸으로 활용되는 트윈룸인가봅니다.

딱 있을 거 있는 전형적인 비지니스 호텔입니다.
그래도 8월 성수기(?)인데 이런 트윈룸 조식포함 1인 4400엔이면 상당히 저렴하지요? ^^

전 침대 옆 조명의 조도가 조정이 되는지에 따라 괜찮은 호텔 여부를 결정하는 버릇이 있답니다.
이곳의 조명은 조정이 되는군요. 결론은 괜찮은 호텔로...^^

세 명일 경우 저 멋없는 쇼파를 들어내고 엑스트라 베드를 놓겠지요.

세면대와 욕실이 분리되어있습니다.
아주 작은 부분이겠지만 옷장에 걸려있는 것과는 다른... 욕실용 옷걸이가 욕실에 두 개 걸려있습니다.
간단한 빨래를 해서 널어놓으라는 배려랍니다. 사소한 마음 씀씀이가 기분을 좋게 합니다.

1층 한 켠에 편의점이 있어 간단한 물건들 사기에 편리하구요.
지난 번도 그렇고 이번도 이용할 일은 없었지만 공항행 리무진 버스가 호텔 앞에 서 기 때문에
일정 중 마지막날 숙소로 잡으시면 좋을 듯합니다.

자, 저녁을 먹어야지요.
오늘 저녁은 삿포로레서 꼭 먹어봐야할 음식 중 하나... 스프커리를 먹어보려고요.

선루트 뉴 삿포로 호텔은 다누키코지(아케이드 상가)와 바로 이어져있기 때문에 비가 와도 다니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비가 오지 않습니다.

아케이드 내에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점들이 많습니다만
유혹을 물리치고 우리가 간 곳은 스프커리로 유명한 맛집 '가라쿠'입니다.

둘 다 중학생 내지는 잘 해야 고등학생으로밖에 안 보는 대학생들....입니다.
어려서 함께 공부한 사이지요.
그런데 가라쿠 대기 줄이 어마무시합니다.
인내심 강한 척하고 30분쯤 기다려봤음니다만 기다리는 줄이 줄어들 생각을 안하네요.
이럴땐 과감한 결단을 해야지요.
스프커리집은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니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삿포로 관광버스인가요? ^^

이젠 이 스스키노 거리가 반가운 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기쁘고 익숙합니다.

도쿄의 신주쿠에 이어 일본 2대 환락가랍니다.
대부분 문닫는 밤 늦게도 화려한 네온싸인이 번쩍거리는 곳.

다시 선택한 곳은 바로 '쇼린'입니다.
이미 한국의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기도 하지요.

외관과 실내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 살짝 당황했다는...

우리가 시킨 '치킨베지터블 카레'입니다.
1250엔이라는 막강한 금액에 걸맞게 맛도 그 막강함을 발휘합니다.
특히 야채가 가히 환상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맛있을 수 있는거죠? 신기~

게다가 한국에서부터 프린트해간 쿠폰으로 챙긴 소프트 드링크.
이번 일본 여행에서 마신 커피 중 제일 맛있었던 곳입니다.
만약 미리 쿠폰을 챙기지 못한 분들은 식당에 비치되어있는 광고 책자를 잘 살펴보세요.
음료수 한잔 공짜로 드실 수도 있을테니까요.^^

들어가며 돈키호테에 들렀습니다.
각자 소소한 몇가지 쇼핑을 하고 호텔로 컴백.
이 날 산 삿포로 클래식 6캔을 못먹고 차에 싣고 다니다 마지막 날에서야 겨우 해결했네요.
여행 첫 날의 징크스... 어김없이 잠이 안 와 밤새 혼났습니다.
담부턴 수면제라도 준비해야 할까봐요.
첫댓글 카레집 야채가 그렇게 맛있었나요 ㅎ 먹어보고 싶네요...
다음에 가시면 꼭 베지터블 스프카레를 드셔보세요. 이제까지 알고계시던 카레가 아닐 거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