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의 대학 첫 입학금
선교지에서 큰 아들이 중국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은 한국의 한동대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삼남매 중 첫 아이여서 우리는 부부가 다 아들을 데리고 한국에 나왔습니다. 시험을 치루는데 함께 해 주기 위해서 였습니다.
영어로 영어와 수학 시험을 치르었고 면접을 보기전에 질문을 뽑으면 그 질문에 대답을 해야 했습니다. 아들은 중국에서 자랐기에 한국의 상황을 잘 모르는데 시사 문제나 최근의 연속극등에 대해서 물어보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빈 교실을 찾아 들어가서 간절히 기도 했습니다. 제발 아들이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뽑히게 해 달라고 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들이 제비뽑기로 뽑은 문제는 " 이 세상에서 단 한권의 책을 친구에게 소개 해야 한다면 어떤 책을 소개하겠는가?" 라는 문제 였습니다.
아들은 당연히 "성경" 이라로 대답하였고 패스 하였습니다. 면접을 볼 때도 아들은 용감하게 영어로 질문하는 교수님에게 자기는 중국에서 왔으니 듣기는 영어로 하고, 대답은 중국어로 해도 되겠느냐고 제의 했고, 허락을 받아서 중국어로 대답을 하여 통과하였습니다.
그런데 합격의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곧이어 엄청난 액수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부담이 밀려왔습니다. 기도하고 또 기도 하면서 저는 제가 다녔던 서울장신학교를 찾아 갔습니다. 학장님은 학교로서는 돕기가 어렵고 학장님이 나가시는 교회의 목사님을 만나 보라고 하셨습니다.
학장님의 소개로 목사님을 만나기로 한 날 교회로 찾아 갔더니, 마침 그 교회 성도 한분이 추어탕집을 개업하는 날이었습니다. 목사님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밥을 먹으면서도 언제 말씀을 드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나서도 결국 이야기를 못 꺼냈습니다.
식사후에 목사님의 차로 교회 앞까지 함께 갔습니다. 이제 차에서 내리면 헤어져야 하는 상황인데, 목사님이 물었습니다. " 선교사님, 하실 말씀 없으세요?" 남편이 옆에서 대답했습니다. " 네, 없습니다." 저는 속으로 아니 할 말이 없다니... 무슨...애를 학교에 못낼지도 모르는데...그래서 제가 얼른 말을 꺼냈습니다.
" 저... 사실은 저의 큰 아이가 이번에 한동대학에 합격해서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요... 목사님 교회에 혹시 장학제도가 있으면 장학금을 받을 수는 없을까요?" 라고 말했습니다. 목사님은 금방 대답했습니다. " 아, 그래요? 선교사 자녀 공부 시켜야죠.. 등록금 고지서 행정실에 가져다 주세요. 저희가 직접 내겠습니다." 마치 목사님은 미리 알고 예비하신 듯이 흔쾌하게 대답을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 부부의 첫 아이인 아들이 한동대학교에 무사히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대학에 보내고 나서, 선교사로 가기 전에 남편이 가장 갈등하던 문제가 바로 선교사로서 아이들을 대학교육을 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선교사로 파송 받기 전에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확인하셨습니다. 남편과 저는 하나님을 철저하게 신뢰하는 것부터 배우고 선교지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삶을 포함한 하나님께서 우리 삼남매의 대학교육을 책임져 주실것을 믿고 맡겨 드려야 했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약속대로 첫 아이의 대학 입학금을 책임져 주셨습니다.
글/ 사진: 나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