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일기
세 소설 중 내가 사로잡힌 것은 바로 광인 일기였다. 제목이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한 것 같다. 광인 일기, 미친 사람에 일기란 너무 궁금했다.
광인일기의 주인공 광인은 식인이 가능한 당대 중국에 살고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가는 여편네가 제 자식에게 ‘웬수야, 이 물어뜯어도 시원찮을 놈아’라고 한 말도 자신을 겨냥해 한 말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또 형이 어렸을 때 ‘살을 먹고 가죽은 깔고 자야’라고 한말과 ‘자식을 바꾸어 먹을 수 있다’라고 한 말 또한 의심을 하고 있고, 어렸을 때 누이동생이 죽은 것도 전부 누이동생을 형이 먹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제 손으로 해치우는 건 내키지 않으니 나를 사지로 몰고 허리띠를 풀어 대들보에 걸고 스스로 목을 죄도록 만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심각한 피해망상과 강박관념에 갇혀있었다.
광인일기는 일기형식으로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그들인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강박관념을 줄거리로 하여 중국의 낡은 사회와 비인간성을 비판하고 있다.
광인 일기는 피해망상증을 가지고 있는 광인이 쓴 일기이다. 광인일기를 읽어보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중국의 식인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당시 봉건적인 사회에서 광인은 모든 사람들이 식인을 한다고 믿고 자신에게 좋지 못한 시선의 사람들이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피해망상증에 빠진다. 자신의 형의 말 한마디, 한마디와 한 여편네의 말까지 모두 자신을 노리고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봉건족인 폐습을 ‘식인문화’로 대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글에서 광인은 “당신들은 즉각 고쳐야 해, 진심으로 고쳐먹으라고! 이걸 알아야 돼. 앞으로 사람을 먹는 자는 용납지도 않을 뿐 아니라....” 라며 사람을 먹는 것은 옳지 않고 당장 고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시대에 식인문화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이고 매번 해왔던 것이다. 4천년 이상의 습관대로 식인문화와 폐습적인 사회를 이어가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고쳐 나가면서 사회에서 용납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며 변화할 것인지 중국 민족들에게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도 4천년동안 늘 사람을 잡아먹어온 사회에서 오랫동안 섞여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한 전통적인 중국인들에게 의식개혁을 역설하고 있다. 작자는 주인공을 통해 중국의 폐습적인 사회에 작자도 물들어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단순히 그저 광인이 정말 미쳐서 피해망상증을 가지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읽어나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식인문화가 싫고 그것을 반대하는 광인이 과연 진짜 광인일까? 아니면 식인문화를 싫어하는 광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광인일까? 나는 그 사람들이 광인이라고 생각한다. 광인은 피해망상증이 아니라 식인문화와 그들의 생각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광인의 말이 옳은 사회의 길을 인도하고 있다. 작가는 광인을 단순히 미친 사람이 아닌 자신의 주장을 광인을 빌려 잘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에 루쉰은 ‘사람을 먹어 본 적 없는 아이가 혹 아직도 있을까? 아이를 구해야 할 텐데......’라는 글을 남겼다. 이는 아직 식인문화에 영향 받지 않은 아이들이 중국의 폐습적인 문화에 물들지 않고 좋은 사회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과 이 아이들이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면서 다시 올바른 사회가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지막 글을 남긴 것 같다. 작자는 광인을 빌려 사회가 바르게 변화하길 희망한다는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었다.
그냥 미치광이의 일기가 아닌 많은 의미전달이 있는 책이다. 뤼쉰은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의식개혁뿐만이 아닌 사회가, 이 세상이 변화하길 바랐다. 당시 루쉰의 의도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중국의 식인문화와 봉건적 사회의 낡은 중국문화에 대해 심각성과 피해를 생각해보면서 얼마나 심각했고 올바른 사람을 미치광이로 몰아갈 만큼 전통적 인게 되어 버린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나름이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사회를 깨끗한 아이들에게 희망을 건 것을 보면 매우 간절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이런 소설을 쓰기 어려웠을 것인데 굴하지 않고 이런 소설을 써낸 루쉰이 너무나도 대단한 것 같다. 내가 그 사회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나라면 나 또한 많은 사람들과 그 사회에 물들어 있거나, 잡아먹히지 않게 숨어 지냈을 것이다.
단순한 소설이 아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고 루쉰이 왜 중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지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세 번째로 읽어보는 중국관련 소설책인데 읽을 때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하다. 과제 때문에 읽은 책들이 과제 덕분에 더 많은 중국 소설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더 재미있는 책을 찾아 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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