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아직도 이 소설의 제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요조라는 주인공, 졸부의 머리 좋은 아들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생 중 나온 자신이 인간실격이라는 이러한 말이 왠지 중2병스럽기만 하다. 주인공은 풍족한 생활에 그에 따른 공부도 잘한다(하지만 초중고시절로 객관적으로 그리 뛰어난 건 아닐것이다.) 하지만 점점 자신에 대한 기대의 압박을 못이기고 미술 공부를 한다고 학교도 빼먹으며 여자와 술에 빠져 버린다.
이 소설의 구성이 그저 눈여겨 볼만하다. 작가가 어느 마담에게 받은 수기3권과 사진 세장으로 액자식이다. 내용은 어린시절의 개구쟁이 모습과 이십대 들어선 알콜중독자의 모습으로 크게 갈리는데, 그 과정에서 왜 알콜중독자가 됐는지, 자살중독자가 됐는지에 대한 이렇다할 설명이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주인공은 더 극심해지는데, 패전후의 소설이라 아버지가 천황의 상징이라면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국가적 상징이 개인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크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주제이다. 물론 중요하며 이해하려 노력할만하기는 할 것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가운데 있다는 느낌이, 꼭 게이샤 같은 여자를 끼고 잘 논다는 것이다. 잘 논다는 것이 여성에게 잘 동화되어 성적인 것을 넘어 정신적 교감으로까지 통하는 듯이 표현한다는 것이다. 유약한 듯, 어쩌면 떠받들여지고 사랑받는 그림을 그리려는 듯이. 이런 관계는 특이하게도 '날개'의 이상에게서도 나타나기에, 그 시대의 특징 같기도 하다. 일반적인 다른 여성과의 데이트 같은 것이 현대 곧 하루키식으로 변한 것이고, 그 시대엔 일반 여성과의 데이트 같은 것은 없고 게이샤나 기생만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글 좀 배운 지식 엘리트층이 국가의 쓸모 있는 도구가 되지 못한다면 이렇게 유희에 빠져드는 것 뿐인가...
이 책엔 '직소'라는 가롯 유다 입장의 단편도 실렸는데, 어디서 많인 본 듯한 내용이라 재미가 없다. 번역자의 해설엔 다자이 오사무의 기독교관에 대해 말하는데, 그것도 별로 흥미롭지 않다. '자기 비하'에 빠져버린 주인공들의 세계 까지는 좋은데, 좀 더 그럴듯한 내용이 있었으면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