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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4월초의 설악산 수렴동계곡에서 갓 제대한 혈기는 왕성하나 경험없는 젏은이가 필요 이상의 무거운 베낭
그러나 정작 보온이나 비상식 같은 중요한 필수품은 별로없이 꽁꽁 얼어붙은 긴 계곡으로 봉정암을 거쳐 대청봉으로
가던중 쌍폭을 지나 봉정암에서 인원 점검을 하니 젊은이가 없어 여유있게 천천히 사진찍어가며 오는가 보다 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질 않아 혹 초보이기에 길이라도 헤메는가 싶어 두사람을 내려 보냈더니 계곡의 얼음에 앉아 있어
가까이 가 보니 졸고 있더랍니다.
흔들어 왜 이러냐고 물어니 혼잣말 처럼 배도 고프고 잠도 오고 힘도 없고 등등 횡설수설하여 아이구 이거 심각하구나
싶어 얼런 버너에 불을 지펴 물을 끓이고 사탕을 녹여 먹이고 도시락까지 먹이고 팔다리를 주물러고 한참을 생쑈(?)를
한 후에야 허기가 가시고 몸이 따뜻해지니 언제 그랬냐는듯 멀쩡하게 산행을 마친일이 있었습니다.
또 한번은 여름의 덕유산 종주길에서 남덕유를 다 와갈 즈음 오르막이라 잠시 쉬고 있는데 고등학생 하나가 츄리닝(?)을
입고 추적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베낭은 텐트까지 메달아 뒤로 축 쳐저 힘없이 비실대며 지나 가길래 "어이 혼자왔나?"
하고 물어니 대답도 없이 지나가길래 "아~ 걸마 그거 산에 온놈치고 되기 재미없는 놈이네...!"하고 혼자 말로 하고는
간식을 먹고 있는데 조금 앞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 가보니 이 녀석이 주저앉아 퍼져 버렸다.
다행이 우리 일행이 여럿 이어서 베낭을 갈라 메고 우의를 입히고 하여 남덕유로 가니 같이 온 친구 셋이서 이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넷 중에 가장 착하던지 아니면 2%가 부족한듯 무거운 텐트까지 지우고 지넘들은 가볍게 먼저 와서는
"일마 이거 도데체 와 온오노?"하며 오히려 나무라고 있었을게 불을보듯 뻔했다.
암튼 비바람이 치는 중에도 여럿이 힘을 합쳐 텐트를 치고 버너에 사탕물을 끓여 먹이고 그때 시간이 3시경이 었는데
딱 한 시간만 쉬면서 먹을것 다 먹고 4시에는 하산해야 한다고 신신 당부를 하고 우리는 내려왔다.
이 학생들은 대구에서 왔다고 했으며 우리도 갈길이 바빠서 어느 정도 살려 놓고 오긴 했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이라
혹시 잘 내려 왔을까 부산까지 오는 동안 마음이 많이 쓰였는데 10여년 지난 지금까지 신문이나 방송에서 남덕유산의
조난소식이 없다는데 일단 안심이 된다. ㅎㅎ (山竹의 경험담이며 아래는 퍼온 글입니다.)
저체온증 (Hypothermia)
최근에 레저 붐을 타고 이전에는 극히 일부 사람들만 누렸던 겨울 산행, 눈꽃산행, 가을철의 고산등반, 산악 스키 등이
대중화되면서 신문지상에 " 중년 혹은 고령자가 산에서 저체온증으로 동사했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듣게 되었습니다.
신체가 추운 환경에 노출되어 체온이 저하되기 시작하면 저체온증을 유발합니다.
저체온증은 사람이 차가운 물에 잠겼을 때와 같이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으며, 또는 길을 잃은 등산객의 경우처럼
오랜 시간 추운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와 같이 서서히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저체온증이 항상 산악지역이나 저수지 등의 외곽지역에서 발생하는 것만은 아니며, 도심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겨울에 집이 없어서 길거리나 지하도에서 노숙하는 무연고자나 난방이 되지 않는 방에서 기거하는 경우에도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 심장병 같은 뇌혈관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심한 염증,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 등으로 신진대사가 제대로
유지되고 있지 않으면 쉽게 저체온증이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중장년 연령자들이 젊었을 때의 강건한 체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건강한
사람이 저체온증의 희생자가 되기도 합니다.
신체는 외부의 기온이 낮아도 신진대사에 의해 열을 발생시켜 섭씨 36.5도의 체온을 유지시킵니다.
체온이 떨어져 추위를 느끼게 되면 옷을 더 껴 입거나, 불을 쬐거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등 의식적으로 추위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또한 체온이 정상 범위에서 2도 정도 떨어지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공이 수축하면서 피부가 오돌토돌해지며
소름이 끼치고, 이어서 몸을 떨게 되는데 이것은 근육을 수축시켜 체내에 열을 생성하려는 본능적인 신체반응입니다.
추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신체의 열을 빼앗아 가게되면 몸을 움직이는 것 만으로 체온을 되찿을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어서 중추신경의 마비가 일어나 정상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체온이 내려가게 됩니다.
이를 저체온증이라고 하고 의학용어로는 hypothermia, 혹은 hibernation(동면)이라고 합니다.
곰이나 박쥐같이 동면을 하는 동물은 주위온도보다 약간 높을 정도로 체온을 유지하며 일정기간을 지내다가 다시 필요하면
본래의 체온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저체온증을 삶의 한 형태로 이용하는 특이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간세포는 섭씨 36.5도의 온도에서 모든 대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암세포의 급속한 전이를 막기위해 치료목적으로 얼음 목욕을 시켜 저체온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장기이식을 하는 경우 떼어낸 장기가 대사과정에 의해 변질되는 것을 막기위해 멸균된 차가운 생리식염수에 담구어
보관하는 것도 저체온증을 의학적으로 이용하는 한 예 입니다.
수술하는 동안 인체가 필요로 하는 산소대사량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인공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술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체온이 35℃ 이하로 내려가면 심장, 폐, 뇌, 기타 생명유지에 필수 불가결한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서 체온을
조절하고, 체열을 생산하는 신체의 방어기전이 상실되어 저체온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저체온증에 걸리면 우선 저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추신경에 영향을 미쳐 말이 불분명해지며, 전신권태감, 무력감,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졸음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세가 더욱 심해지면 추위에 무감각해지고, 사고력이 저하되고, 의식이 혼미해지고, 환청이나 환시 등이 나타나며 때로는
광란 상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직장(直腸)의 체온이 30도 이하가 되면 전신의 기능이 급속히 저하되고 동공이 열려 빛에 대한 반응이 거의 사라지며
호흡정지, 심장정지 상태에 빠집니다.
사람이 죽을 때도 거의 비슷한 단계를 거치게 되므로 사체를 만져보면 생각보다 차갑습니다.
저 체온증에 걸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비록 가벼운 정도의 저체온증일지라도 심각한 결과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 당장 병원으로 옮기지 못한 상황이라면 우선 따뜻한 실내나 텐트로 몸을 옮겨 젖은 옷을 벗기고 건조하고 따뜻한 담요로
덮어 줍니다. 그리고 따뜻한 물주머니 등을 준비하여 몸을 녹이고 따뜻한 음료수를 먹여 체열을 높여 줍니다.
자기 스스로는 열을 생성할 수 없기 때문에 신체의 내부와 외부에서 체온을 높여줍니다. 그러나 겨울 산이나 폭풍이
몰아치는 산에서는 어지간히 조건이 좋은 피난장소가 없는 한 이와 같은 구조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고 있는데 손과 발을 맛사지하거나 직접 불을 쐬어 체온을 높이거나, 걷게 하거나, 업어 이동을 시키면, 손발에 있던 차가워진 혈액이 내장의 따뜻한 혈액과 섞이게 되어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장쇼크가 올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저체온증 환자가 발견된 그 당시 체위를 유지하면서 이동을 시켜야 합니다.
저체온증 예방법
Keep Dry 젖지마라
옷이 젖으면 보온효과가 90%이상 떨어지게 되고, 바람이 습기를 증발시키면서 생기는 기화열 때문에 몸이 급격히 차가워
집니다. 만약 젖었다면 외부 공기로부터 몸을 피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어야 합니다.
방수기능이 없는 등산화를 신고 겨울철 눈 산행을 하다보면 등산화가 젖어 발이 시렵거나, 동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여분의 양말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Keep Warming 따뜻하게 하라
산에서는 기후가 변화가 매우 심합니다. 높은 산에서는 태양이 모습을 감추면 기온이 급강하하고, 비바람에 노출되면 체감
온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산은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은 0.65도 떨어지고 바람이 초속 1미터 강해지면 체감온도는 1.6도 낮아 집니다.
그러므로 기온이 영하 5도인 산에 초속 10m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22도로 몸이 비나 땀에 젖게 되면 냉각효과로
인해 체온을 빼앗아 가므로 생각지 못한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Keep Wearing 옷을 입어라
면소재의 속옷을 입게 되면 땀을 잘 흡수하지만 잘 마르지 않으므로 젖은 상태로 바람을 맞게 되면 수분이 기화하면서
체온을 급격하게 빼앗아 가므로 저체온이 오게 됩니다. 면으로 된 청바지에 일반 운동화를 신고 겨울 산을 오르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땀을 빨리 흡수, 방출하는 기능성 속옷을 입고 비나 눈에 잘 젖는 바지는 절대 입지 말고 방수성이
뛰어난 등산용 점퍼와 바지를 착용하며, 발목을 보호하는 등산화, 보온효과가 있는 모자와 귀마개, 얼굴가리개 등을 착용하여 체온의 손실을 최대한 막아야 합니다.
산행시 반드시 비나 악천후를 대비하여 비옷, 방풍파카, 윈드자켓 등을 준비하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사탕 초콜릿같은
열량이 높은 음식을 준비하며 산을 올라갈 때는 땀이 나는 듯 하면 옷을 벗어 땀에 옷이 젖지 않도록 하고,쉴 때 한기가 느껴
지면 반드시 덧옷을 입어야 합니다.
Keep Good Condition 체적의 신체상태를 유지하라.
하루를 산행하더라도 기상악화에 대비한 철저한 복장과 비상식을 준비하여야 하며, 산행시 최적의 신체적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아침을 든든히 먹어 에너지 고갈과 탈진을 방지합니다.
Keep Moving 계속 움직여라
비, 바람, 눈등을 막을 수 있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휴식을 취하는 동안 체열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명이 웅크리고 있고 약한 사람을 쉬지 않고 예의 주시하고, 가벼운 몸놀림을 하면서 떠드는 것이 사기진작에 좋습니다.
Keep Watching 지속적인 관찰
일행이 비나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는 저체온증 증세가 나타나는지 서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너무 심하게 몸을 떨거나, 말도 안되는 애매 모호하고 느린 말씨를 하거나, 비 이성적인 행동, 더듬거리는 손, 기억상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 거동이 어렵고, 자주 비틀거리거나 휴식 후 일어나지 못하고 졸며 탈진되는 등의 증세는 저체온증의
초기증세이므로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각오
등산은 건강유지를 위해 가장 경제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좋은 벗과, 자연과 벗하며 스트레스를 풀수 있는 최적의 레저이지만 지켜할 최소한의 것을 지키지 않으면 혹독한 댓가를
치러야 하고,목숨을 담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산을 우러러 보고, 산 앞에서 겸손해 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아낌없이 주지만, 산 앞에서 오만을
보이는 사람들에겐 언젠가 혹독한 댓가로 보답을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산행에 임해야 하겠습니다.
체온이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체 온 |
증 상 |
다른사람의 관찰 |
자신에 의한 느낌 |
37℃ → 35℃ |
격렬하고 통제할 수 없는 떨림 복잡한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감소한다. | 걸응걸이가 느려짐. 격렬한 떨림. 조정능력의 저하 | 통제할 수 없는 경련 움직일 수 없다. 더듬거리는 손 |
35℃ → 33℃ |
격렬한 떨림이 지속된다. 생각이 활발치 못하다. 건망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걸음걸이가 비틀거림 목소리가 탁하게 된다. 분별력이 흐려진다. | 비틀거린다. 발음이 똑똑치 못하다. 매우 추위를 타고 무감각하다. |
33℃ → 31℃ |
떨림이 감소된다. 근육이 뻣뻣해 진다. 동작이 경련적이고불규칙적이다. 맑은 생각이 지속적이 아니다. | 조리가 맞지 않는다. 건망증, 기억상실증, 환각 환경적응이 안된다. | 비순응적이다. 떨림이 감소된다 근육이 경직된다. 심한피로를 느낀다. 휴식후 일어나는데 무기력하다. |
31℃ → 29℃ |
이성을 잃기 시작한다. 환경적응이 안된다. 혼수상태에 빠지고 계속적으로 근육이 경직되고 맥박과 호흡이 느려진다. | 피부가 푸르게 변한다. 심장과 호흡의 수가 감소한다. 동공확장, 맥박이 약해지고 불규칙해진다. 혼수상태 | 피부가 푸르게 변한다. 맥박이 천천히 불규칙, 약하게 된다. 졸음이 쏟아진다. |
29℃ → 26℃ |
물음에 답하지 않는 의식불명상태에 빠진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된다. | 의식불명상태에 빠진다. | |
26℃ → ¿ |
심장소실과 뇌에 의한 호흡조절이 안된다. 부종과 페로부터의 출혈이 생기고 곧 죽게 된다. |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정보였습니다.
나는 당해봐서 ..ㅎㅎ 절실히 느껴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히 또다시 새깁니다. gla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절대로 저체온증에 걸리지않게 명십할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