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해안산책로
영도에 가면 승용차를 버려야 한다. '산티아고 가는 길' 못지 않은 명품코스가 수두룩하기 때문. 남항대교 옆 반도보라아파트에서 출발한다.
그림자조차 끊어버릴 정도로 빠르다는 '절영마(絶影馬)'를 타는 기분으로 절영해안산책로를 지나면 중리산과 태종대가 연달아 마중 나온다.
장승과 돌탑, 출렁다리, 장미터널, 파도광장, 무지개 분수대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널렸다. 마치 살아있는 물고기처럼 길이 펄떡거린다. 늙은 해녀가 물질한 멍게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푸른 바다와 녹색의 숲이 어우러진 감지해변길에선 호연지기를 느낄 수 있다.
태종대 순환 탐방로(4.3㎞)는 걷기 전용길로 자리 잡았다. 여기선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도 다니지 못한다.
다리가 아프다면 순환열차 '다누비'를 타고 잠시 쉬어도 좋다. 태종대는 한반도의 모든 해안 비경이 몰려 있다고 할 만큼 기기묘묘하다.
영도등대 아래, 높이 100m가 넘는 수직단애 위에 절묘하게 놓인 산책길이 백미. 간식은 삶은 고구마가 제격이다.
조선 영조때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조엄 선생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가져와 처음으로 심은 곳이 영도다.
100㎞를 16시간 30분에 주파한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회원 한진석(53)씨는 절영로(제2송도삼거리~부산남고)를 국내 최고의 길로 추천했다.
☞ 남항대교-절영해안로-감지산책로-태종대 한바퀴-하리선착장(12.2㎞ 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