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들이 초점 맞춰야 할 곳은 공(空)이 아니라 색(色)
이런 까닭에 색즉시공(色卽是空)에서 우리 중생들이 초점 맞춰야 할 곳은 ‘공(空)’이 아니라 ‘색(色)’이다. 왜냐하면 색, 즉 몸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 ‘몸에 대한 집착을 끊는 것’이 ‘색즉시공’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내 몸[色]과 마음[受想行識]에 대한 집착을 끊어야만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몸에 대한 집착을 끊기 위해서는 자기 몸[色]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들어가 거기서 무상, 고, 무아를 봐야한다. 그것이 공(空)을 보는 것이고, 색즉시공의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몸은 진리로 들어가는 문, 몸에 대한 관찰이 없으면 공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음
불제자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여겨 그것에 집착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무턱 대놓고 몸을 ‘공(空)’이라 하며 무시하거나 제겨버려서도 안 된다. 수행자에게는 몸[色]은 무상, 고, 무아를 깨달아 들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나의 몸[色]에 대한 관찰을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공(空)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몸[色]은 범부들에게는 집착과 고통의 근원이지만 수행자에겐 진리로 들어가는 문이다. 집착과 고통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그 근원인 몸[色]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관찰해가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몸에서 무상, 고, 무아를 봐야 한다. 나의 몸에 대한 관찰을 통하여 무상, 고, 무아를 봤을 때 비로소 ‘색즉시공’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고, 몸에 대한 집착을 끊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색즉시공에 대해 아무리 떠들어봐야 그것은 탁상공론일 뿐이다. 탁상공론은 불교를 어렵고 허황된 것으로 만들어, 결국 불교를 망하게 한다.
몸에 대한 관찰은 호흡, 몸의 움직임, 몸의 느낌을 관찰해감
여기서 관찰대상으로서의 몸[色]은 좌선에서는 주로 호흡이고, 경행에서는 발의 움직임과 발의 느낌이다. 물론 그 외의 다른 몸동작이나 몸의 느낌도 모두 알아차려야 한다. 좌선을 할 때는 호흡을 알아차리고, 걸을 때는 발을 알아차리고, 그 외의 다른 동작을 취할 때는 그 동작 과정 하나하나를 분명하게 알아차림 함으로써 내 몸에 대해 관찰해가야 한다. 이와 같이 몸[色]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내 몸을 철저히 관찰해 들어가 거기서 공(空)을 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아무리 ‘공空’을 노래해봐야 공은 결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몸과 마음에 묶여 그것의 노예가 되어 있다. 몸과 마음을 ‘나’라고 여겨 그것에 끝없이 집착하기 때문이다. 노예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과 마음을 관찰해가야 한다. 몸과 마음에 속박되는 것에 대한 내용이 경전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그때 악마 파순은 부처님께 다가가 게송을 주고받았다.
파순- “당신은 온갖 그물에 묶여 있다. 인간의 그물에 묶여 있고, 하늘의 그물에 묶여 있다. 크나 큰 속박이 당신을 묶고 있으니, 사문이여 당신은 나한테 벗어날 수가 없다.”
붓다- “나는 온갖 그물에서 벗어났도다. 인간의 그물도 벗었고, 하늘의 그물도 벗었다. 크나 큰 속박을 이미 벗었으니, 죽음이여, 그대는 나한테 멀어져 있다.”
파순- “허공을 날아다니는 그물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마음, 그것으로 당신을 묶을 터이니, 사문이여, 그대는 나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붓다- “모습[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촉감[觸]이 있어서 마음을 온통 사로잡을 만 해도 그것에 대한 욕심을 이미 나는 끊었으니 죽음이여, 그대는 나에게서 멀어져 있다.”
위에서 마왕(魔王) 파순은 “허공을 날아다니는 그물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마음, 그것으로 당신을 묶을 터이니 사문이여 당신은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것은 대단히 잘 된 표현이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꽁꽁 묶여 꼼짝하지 못 한다. 마음은 집착으로 가득하다. 끝없이 자신의 마음에 끌려 다녀 태어남과 죽음을 거듭한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수상행식(受想行識)이라는 마음작용을 없애가야 한다. 그것을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 여섯 감각기관의 문을 굳게 닫고 마음이 밖으로 달아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첫댓글 마음흐름을 알아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