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긴 능선의 중앙을 가로 지르는 무룡산 계획이 잡혔습니다. 가본 지도 오래되었고 운이 좋으면 겨울이 주는 화려함도 구경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동트기전에 집을 나서 서상IC에서 내려 부근 길가에서 잠시 쉽니다
멀리 대간을 이루는 덕유의 줄기들이 나래를 펼쳐 환영인사를 합니다.
꼬불꼬불 남령고개를 지나 황점에 도착하니 며칠전 눈으로 제법 많은 눈이 보입니다. 인원 점검을 하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안내도 부근에서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눈 덮힌 산길을 걸어 올라갑니다.
하얀 눈이 소담스럽게 쌓인 계곡도 구경하고
산길 주변에 호위하는 산죽도 구경하고
흔적 없는 눈 밭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삿갓재 대피소 계단을 오릅니다
대피소 앞 전망대의 조망도 볼만합니다. 화장실도 눈에 둘러 쌓여 있으니 그림입니다^^
잠시 쉬다가 무룡산 방향, 덕유의 속으로 파고 듭니다.
눈의 제국 덕유 답게 한구비 돌 때마다, 멋진 그림을 보여 줍니다.
이리저리 비틀린 나무들과 흰 눈이 추상화를 연출하고, 길손들은 그 인연속으로 빠져 듭니다.
멀리 무룡산도 보이고 , 능선으로 이어진 나무 계단도 보입니다.
절벽 지나고
끝 없을 것 같은 계단도 지나고
천황산 가는 사면의 느낌과 닮은 능선길을 오릅니다
바위 무더기 지나고
눈 밭에서 점심상을 차린 산우들을 만나 요기를 합니다.
무룡산 정상입니다. 오늘의 여정이 반이 지났습니다. 거리상으로는 절반 정도이지만 시간은 절반이 조금 덜 남았기 때문입니다.
기념 사진 몇장 남기고 동엽령으로 향합니다
눈으로 덮힌 산의 너울들이 파도처럼 눈 앞에 다가옵니다
어느새인가 이슬비처럼 조금씩 뿌리던 싸락눈도 사라지고 바람도 자고
한 없는 평화로운 심정이 되어 발걸음은 땅위를 걷고 있지만 생각은 구름위를 지나고 있습니다.
계단이 나타나고 힘든 느낌도 없고 돌아서면 어느새 올라 눈 앞으로는 다른 경치가 나타납니다.
지형도 상으로 이 곳이 제일 높아 이 곳이 동엽령인줄 알았는 데 한참 더 가야 됩니다.
우리말로 고개를 뜻하는 말로는 현(峴),령(嶺),치(峙),재가 많이 사용되는 데 한자로 풀어 보면 서로의 높 낮이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현-산이 보이는(見)곳, 령-산을 거느리는(領) 곳, 치-산 옆의 절(寺)이니 산의 중턱쯤 되고, 재는 혼용되어 사용됩니다. 해서 동엽령은 이 부근의 가장 높은 곳인 줄 알았는 데 아니었습니다
산을 거느리고 있는 경치를 몇개 지나고
눈송이를 머리에 이고 있는 나무도 몇그루도 지나고 ...
하얀 눈 밭을 지나
진짜 동엽령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쉬다가
하산하는 안성쪽으로 역시 소담스런 눈으로 덮혀 있습니다
미끄럼 타듯 내려오며
까치집도 한번 바라보고
늘씬한 적송도 구경하고
어스럼지는 개울가 소나무들에게 하산 인사를 합니다
생초에 있는 경호강 강가의 경호정
건너편의 남원식당에서 어탕으로 저녁을 먹고 장유휴게소에서 샛별을 보며 오늘을 마무리합니다
내 마음 나도 몰라라
어떤 때는 한 없이 기쁘고
얼만큼 벗겨야 그리움 나타날지 얼마나 기다려야 기다림 돌아올 지 쌓이는 세월만큼 껍질은 두꺼워만 가는 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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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이야.. 눈 덮인 산을 보니.. 왠지 경외감도 들고 좋네요.. 좋은 사진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