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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가르쳐주는 약이 되는 생명의 음식
정지천 외 지음
중앙생활사 / 2013년 6월 / 360쪽 / 13,500원
part 01 약이 되는 음식
곡류
메밀 -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약: 여름철에 냉면이나 메밀국수, 메밀묵을 많이 먹어도 아무 탈이 없는 분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먹으면 속이 불편해서 고생하는 분이 있지요. 메밀이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는 하지만 숯불구이 식당에서 고기를 먹은 뒤 냉면을 먹는 것이 과연 좋을까요.
메밀에는 어떤 약효가 있나: 단맛에 서늘한 성질로, ‘교맥(蕎麥)’이라고 하는데, 사상체질 의학에서는 태양인 체질에 좋은 한약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메밀은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고 소화가 잘 되게 하는데, 《동의보감》에 보면 비ㆍ위장에 1년 쌓인 체기가 있어도 메밀을 먹으면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소변에 쌀뜨물처럼 뿌연 것이 섞여 나오는 백탁 증상이나 여성의 흰색 냉증(대하)에 좋습니다. 몸에 열이 많아 머리에 부스럼이 계속 생기거나, 피부에 종기가 생기거나, 반진이 생기는 경우와 임파선 결핵 및 염증성 질환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메밀이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좋다는데: 메밀에는 성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s)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동물실험이나 인체실험에서는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등의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등에 좋은데, 이는 메밀이 열과 습기를 내려주기 때문이죠. 성인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기본적으로 몸속의 노폐물을 잘 배출하는 효능이 있어야 합니다. 메밀은 기를 아래로 끌어내리며 위장과 창자 속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해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성인병 치료에 좋은 것이죠. 배가 부르고 대변이 단단한 분들이 먹으면 몸을 가볍게 해주므로 체중 감량에도 좋습니다. 그러나 메밀에 전분을 많이 섞어 만든 것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겠죠.
메밀은 어떤 체질에 좋은가: 태양인 체질에 적합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태양인은 아주 극소수입니다. 어쨌든 메밀은 기가 왕성하고 열과 습기가 많은 분들에게 좋은데, 특히 변비가 있을 때 효과가 좋습니다. 또 장에 습기와 열기가 쌓여 배가 아프면서 적은 양을 여러 번 설사하는 열설(熱泄)에도 효과가 있으며, 술을 많이 마시고 체해서 응어리가 쌓인 것도 풀어줍니다. 메밀은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작용을 하므로 기운을 더해주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체질적으로 열과 습기가 많은 사람이 먹으면 몸속에 쌓여 있던 열과 습기가 빠져나가면서 몸이 가벼워지므로 기운을 낼 수 있습니다.
메밀이 맞지 않는 경우: 비ㆍ위장이 허약하고 찬 사람이 메밀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설사가 날 수 있으며, 기운이 떨어지게 되지요. 사상체질 가운데 소음인은 소화기능이 약하여 찬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가 잘 나오는 체질이므로 메밀이 맞지 않습니다. 몸이 찬 사람이 메밀을 계속 먹으면 원기가 빠져나가고 심하면 수염과 눈썹이 빠진다고 합니다. 만약 속이 차가운 분이 꼭 메밀을 먹고 싶으면 오이와 배를 넣지 말고 겨자를 많이 넣은 뒤 따뜻한 국물을 부어 온면으로 드세요.
메밀을 약으로 먹으려면: 뱃속에 응어리가 쌓여 있고 배가 더부룩하면서 아플 때는 무씨, 즉 나복자와 함께 가루 내어 따뜻한 물로 마시거나 죽을 끓여 먹으면 좋습니다. 또 메밀가루를 설탕물에 풀어 마시면 이질을 다스리고, 볶아서 뜨거운 물로 마시면 건곽란, 즉 장이 꼬이듯이 아프면서 토하지 못하고 대변도 나오지 않아 뱃속에 부패물질이 맺혀 있는 위중한 병증을 다스릴 수 있지요. 중국에서는 메밀 줄기와 잎을 고혈압에 쓰며, 뇌출혈 예방에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메밀을 외용약으로 활용할 수 있나: 복수가 찰 때 메밀을 볶아 가루를 낸 뒤 뜨거운 물을 붓고 반죽한 다음 창호지에 발라서 배에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끓는 물에 화상을 입었을 때는 메밀을 볶아서 맑은 물에 개어 붙이면 열이 내리고 진물이 덜 흐르게 되며, 상처 부위에 새살이 잘 돋아나게 됩니다. 아이들의 피부에 뜨거운 기름방울이 튀어 벌겋게 부풀어 오르고 아플 때는 메밀가루에 식초를 넣고 잘 섞어서 붙이면 효과가 좋습니다. 한편 메밀껍질은 베갯속으로 많이 쓰이는데, 서늘한 성질이어서 머리를 시원하게 하므로 건망증이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메밀로 만든 음식에 겨자와 무를 넣는 이유: 겨자는 메밀의 찬 기운을 완화해주고, 무는 메밀의 독을 풀어줍니다. 그래서 냉면에는 무채가 들어가고 메밀국수에는 무즙이 빠지지 않는 것이죠. 한의서에도 메밀의 독을 풀려면 무를 찧어서 즙을 마시거나 무씨를 갈아서 물로 마시라고 하였으므로 메밀국수를 먹을 때는 무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오이나 배를 함께 먹으면 서늘한 기운이 보강되어 속열을 풀어주는 효과가 강해집니다.
팥 - 비만, 당뇨병에 좋은 노폐물 배설 촉진제, 해독제: 예로부터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장독대 등에 뿌려 액을 막고 잡귀를 쫓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민속적 의미 외에도 팥죽은 제철 음식으로 제격이었습니다.
팥죽이 귀신을 쫓을 수 있나: 동양에서 귀신은 음기가 맺힌 것이므로 양기가 강하면 귀신이 붙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귀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또한 불입니다. 붉은색은 양기를 상징하는 색이죠. 붉은색은 목화토금수의 오행으로 보면 화(火)에 속하고, 방위로는 남방(南方)에 속하는데, 화나 남방은 모두 불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귀신은 붉은 색을 싫어하며, 붉은색에 부정과 잡귀를 쫓는 마력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죠. 하필 동짓날 팥죽을 뿌린 이유는 이날 음의 기운이 가장 왕성하고, 또 양의 기운이 생겨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동지팥죽이 제철 음식으로 의미가 있는 까닭: 팥은 음에 속한 곡식이지만 붉은색은 양에 속하고, 찹쌀로 만든 새알심도 양에 속합니다. 양은 음을 이기지 않습니까. 그러니 음기가 극성한 계절이지만 양기가 생겨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음 중의 양’의 성질을 가진 팥죽을 먹는 것은 동양철학과 한의학적 관점에서 지당한 이치입니다. 겨울이라 운동이 부족하여 배가 나오고 살이 찌는 때 팥이 노폐물을 잘 배설해주므로 건강에 아주 이로운 음식요법이 되는 것이죠. 물론 이 시기에 부족해진 비타민 B를 비롯한 영양소도 보충됩니다.
팥에는 어떤 효능이 있나: 달고 신맛에 약간 서늘한 성질로, ‘적소두(赤小豆)’, ‘홍두(紅豆)’라고 하는데,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작용이 있어서 몸속의 물을 잘 유통시켜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합니다. 몸이 붓거나 배가 더부룩하게 불러 있는 병증과 간경화에 따른 복수를 치료하는 데 씁니다. 이때 잉어와 함께 삶아 먹거나 죽으로 먹어도 좋습니다. 또 신장이나 요로에 돌이 박혀 있는 요로결석 치료에도 사용합니다. 물을 잘 나오게 하기에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도 있으므로 비장이 허약하여 젖이 부족한 산모에게 찹쌀과 함께 죽을 끓여 먹이면 좋습니다. 어혈을 풀어주고 곪은 것을 배출해주므로 염증이 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유방습진과 유선염에는 먹거나 환부에 붙이고, 유행성 이하선염에는 환부에 붙여 치료합니다. 태(胎)가 빠져 나오지 않는 유착태반 치료에도 쓰입니다.
팥이 해독작용도 하나: 콩과 마찬가지로 해독 효능이 있는데, 특히 연탄가스를 비롯한 유독가스 중독증에 효과가 큽니다. 구토를 치료하고 갈증을 풀어주며 열을 식혀주므로 술 깨는 데도 좋습니다. 그러나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거나 열주를 마셨을 때에나 효과를 볼 수 있지, 몸이 냉한 체질이거나 맥주같이 찬술을 마셨을 때는 맞지 않지요. 팥은 당뇨병에도 좋은데, 특히 과음으로 생긴 당뇨병, 즉 주갈(酒渴)에 효과가 있습니다.
팥은 누구나 먹어도 좋은가: 기운을 가라앉히고 물기가 많이 빠져나가게 하므로 오래 먹으면 사람을 마르게 합니다. 따라서 배가 나오고 퉁퉁한 사람에게 어울리며 열성 체질에 적합하지요. 반면에 쇠약하고 야윈 사람이나 냉성 체질에는 어울리지 않고, 소변의 양이 많은 사람에게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위장이 찬 사람이 팥빙수를 먹는다면 복통, 설사를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사상체질로 보면 소양인에게 적합하고 소음인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채소류
마늘 - 인삼에 버금가는 우리 민족의 만병통치 장수약: 외국인이 한국인을 싫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마늘 냄새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마늘이 우리나라 사람을 상징한다고 하겠는데, 일본 사람들이 아주 무서워하는 질병인 이질에 한국 사람이 적게 걸리는 이유도 역시 마늘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손소희 선생의 소설 『남풍(南風)』에 보면 일제강점기에 만주에 돌림병이 유행했는데, 일본인이나 중국인에 비해 조선인이 병에 적게 걸린 것은 마늘을 먹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마늘은 이러한 항균효과 외에도 약효가 많습니다.
마늘이 질병 치료에 효험이 많은가: 단군신화에 곰과 호랑이가 마늘과 쑥을 먹었다는 얘기가 나오듯이 마늘은 고대부터 대단한 약효를 보였습니다. 매운맛에 뜨거운 성질로 ‘대산(大蒜)’이라고 하는데, 냉기를 물리치고, 찬 기운이 쌓여 생기는 통증을 멎게 하며 수족냉증(手足冷症)에도 효과적입니다. 비ㆍ위장을 따뜻하게 해서 소화를 돕는데, 특히 육류 소화에 좋습니다. 체기와 응어리가 맺힌 것을 풀어주며 식욕을 증진시키고, 몸속의 악한 기운을 물리치며 곽란으로 배가 아프고 근육이 뒤틀리는 것도 치료하지요.
마늘을 먹으면 장수하는 까닭: 우리나라의 장수촌으로 손꼽히는 남해군, 고흥군, 의성군, 군위군, 의령군, 신안군, 무안군, 순창군, 예천군, 거창군, 영광군, 곡성군 등은 모두 마늘 집산지로 밝혀졌습니다. 또 중국 산둥성의 마늘 생산지로 유명한 창상현은 장수하는 사람이 다른 지역의 7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죠. 이탈리아의 마늘 주산지인 몬티첼리도 7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3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서 노화의 원인은 신장의 정기 허약을 필두로 비장의 허약과 진액부족(津液不足), 어혈(瘀血), 기체(氣滯), 담(痰) 등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마늘은 양기를 넣어주고 기를 소통시키며, 어혈을 풀어주고 담을 없애줍니다. 또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여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으므로 당연히 노화를 억제하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는 효능도 있어 노인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마늘에 약효가 많은 까닭: 마늘을 먹고 나면 온몸이 빨리 후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것은 마늘의 열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매운맛도 강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 매운맛은 기를 잘 통하게 하며 발산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마늘은 어디로든 달려가지 않는 곳이 없으니 오장을 통하게 하고 모든 통로(눈, 코, 귀, 입, 요도, 항문)에 도달한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이러한 성질 때문에 마늘의 효과는 우리 몸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면서도 신속하게 발휘되는 것이죠. 마늘이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게 전신 기능을 조절하는 효능을 나타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마늘을 약으로 쓰는 방법: 마늘목욕 어떠세요? 마늘 여러 쪽을 5분 정도 가열해서 거즈에 이중, 삼중으로 싼 다음 물속에 넣고 끓인 뒤 욕조에 붓습니다. 입욕할 때 마늘을 손가락으로 부수고 껍질을 벗기면 마늘 진액이 물속에 흘러나와 피부에 흡수되고 향도 높아집니다. 마늘목욕은 보온 효과는 물론 피로, 감기, 거친 피부, 손발 트는 데, 가려움, 습진, 피부염, 냉증, 신경근육통, 요통, 무좀, 류머티즘, 불면증 등에 좋습니다. 여성들의 음부가 붓고 가려울 때 씻어도 효과적입니다.
마늘습포는 생마늘과 생강을 으깨어 절반씩 혼합한 것을 밀가루로 반죽해서 만듭니다. 이 습포약 적당량을 거즈에 평평하게 펴서 통증이 있는 부위나 응어리진 곳에 붙이는데, 습포시간은 1시간 정도가 적당합니다. 오래 붙여두면 피부가 약한 사람이나 과민한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은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헐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마늘습포는 1일 1회 1개월 정도 계속하는데 신경통, 견비통, 요통, 종기 난 곳에 좋습니다. 야외에서 뱀이나 지네에 물렸을 때 마늘로 문질러주면 통증이 멎습니다.
오이 - 신장염, 부종, 피로 해소, 숙취 해소 등에 좋은 채소: 산에 오를 때 땀을 흠뻑 흘리고 갈증이 나서 먹는 오이 맛을 아십니까. 더운 여름날 식초가 들어간 미역ㆍ오이냉국을 마시면 가슴이 시원하고 기운이 나지 않던가요.
오이에는 어떤 효능이 있나: 오이는 단맛에 찬 성질로 ‘호과(胡瓜)’ 또는 ‘황과(黃瓜)’라고 하는데, 가슴에 쌓인 열을 풀어주고 갈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더위 먹은 것을 낫게 하죠. 이뇨작용이 있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신장염이나 부종이 있을 때도 씁니다. 오이는 해독작용과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노폐물이 잘 빠져나가게 하는 작용도 하므로 피로 해소와 고혈압에 효과적입니다.
오이가 숙취해소에 좋다는데: 소주에 오이를 썰어 넣어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술이 깨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오이의 찬 성질이 소주의 열 기운을 내려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기 때문이죠. 술 마신 다음 날까지 술이 깨지 않을 때 오이를 갈아서 생즙으로 마시면 좋습니다.
오이가 열 질환에 좋다는데: 열이 원인이 되어 목이 붓고 아픈 경우가 많은데, 찬 성질인 오이는 인후염과 편도선염에 효과가 있습니다. 눈병에도 좋아 ‘화안(火眼)’에 쓴다고 하였는데, 화안은 풍열(風熱)이 눈에 들어와서 생긴 병으로 급성결막염에 해당됩니다. 이때 눈이 찌르듯이 아프고 이물감이 있으며, 분비액이 많이 나오고 충혈됩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아래위 눈꺼풀이 붙어서 눈을 뜨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납니다.
오이로 팩을 하는 까닭: 가정에서 오이를 얇게 썰어 얼굴에 붙이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되지요. 오이 마사지는 피부 미용에 좋을 뿐만 아니라 햇볕에 그을렸을 때도 좋습니다. 화상을 입었거나 땀띠가 생겼을 때에는 생즙을 바르거나 즙으로 씻어주면 회복이 빠릅니다.
오이를 주의해야 하는 경우: 찬 성질이므로 뱃속이 차고 설사하는 사람은 적게 먹어야 합니다. 비ㆍ위장이 냉한 체질인 소음인에게는 맞지 않고 소양인에게 적합합니다.
과일류
수박 - 심장의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피로 해소제: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일은 단연 수박이죠. 차가운 시냇물에 넣어두었다가 꺼내 먹는 시원한 수박은 한여름의 더위를 싹 가시게 해줄 겁니다.
수박이 더위를 이기는 데 좋은 까닭: 수박은 다른 말로 ‘서과(西瓜)’ 또는 ‘한과(寒瓜)’, ‘하과(夏瓜)’라고 하는데, 단맛에 찬 성질로 열을 내려주고 더위를 풀어주며 진액을 생기게 하여 갈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몸에 쉽게 흡수되는 과당, 포도당을 가지고 있어 피로 해소 효과가 빠릅니다.
수박을 먹으면 소변이 잘 나오나: 수박은 이뇨작용을 해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거나, 양이 적으면서 붉게 나오거나, 몸이 부을 때 좋습니다. 신장염과 요도염, 방광염, 요로결석 등의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주독을 풀어주어 술을 깨게 하는 효능도 있습니다. 대부분이 수분으로 되어 있는 데다 무기질의 절반 이상이 칼륨이므로 이뇨작용을 나타내면서 몸속의 염분을 배설시켜 혈압을 떨어뜨립니다. 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이 들어 있는데 역시 이뇨작용을 도와줍니다.
수박을 먹으면 좋은 곳은: 수박의 속살은 붉은색이죠. 한의학에서 붉은색은 심장의 색이므로 주로 심장에 작용합니다. 심장의 열이 상승하여 가슴이 화끈거리며 입이 헐고 혀가 붉을 때 수박을 먹으면 낫게 되지요. 아울러 열성병에 걸려 음기가 소모되어 입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할 때도 좋습니다. 눈병이 있을 때 수박을 잘라 햇볕에 바싹 말려서 먹으면 효과가 있습니다. 눈병은 대개 열 때문에 생기는데 수박이 화기를 내려주기 때문이죠.
수박씨는 어디에 쓰나: 수박씨는 구충(驅蟲) 작용이 큽니다. 중국에서는 식사 전에 먹는 전채로 수박이나 호박의 씨를 볶아서 주는데, 입맛을 돋울 뿐만 아니라 영양도 많습니다.
산딸기 -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좋은 사랑의 묘약: 산딸기는 에로영화 제목으로 많이 쓰였듯이 실제로 남성의 정력에 좋은 약재입니다. 먹고 오줌을 누다가 요강이 뒤집어졌다는 데서 유래하여 이름이 ‘복분자(覆盆子)’가 되었다는 설도 있지요. 달고 신맛에 약간 따뜻한 성질로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간과 신의 정기를 보강하며 기운을 도와주므로 과로하거나 쇠약해진 몸을 회복시켜줍니다. 몸을 가볍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머리카락을 길어지고 검어지게 하는 효능이 있어 노화방지에도 좋습니다.
산딸기가 남성의 정력에 보탬이 되나: 신장의 양기를 돕고 정(精)을 굳건하게 지켜주므로 성기능장애와 조루는 물론이고 유정(遺精)과 유뇨(遺尿) 등을 치료합니다.
여성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나: 여성이 먹으면 자식을 낳게 한다고 하였으니 불임증에 효과가 있습니다. 여성의 성생활을 만족스럽게 해주며 불감증에도 좋고 피부를 윤택하게 합니다. 술을 담가두었다가 부부가 함께 마시면 사랑의 묘약이 됩니다.
누구나 먹어도 좋은가: 양기가 강한데도 더욱 강해지기 위해 먹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신장의 음기가 허약해서 열이 있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은 피해야 합니다.
수산류
새우 - 성기능장애에 효과적인 스태미나 식품: 새우는 오래전부터 스태미나 식품으로 정평이 나 있지요. 물론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도 풍부합니다. 그래서인지 새우 철이 되면 서해안 쪽으로 새우를 먹으러 가는 사람들이 많아 길이 엄청 막히지요.
새우가 남성에게 힘을 주나: 달고 짠맛에 따뜻한 성질로 ‘해하(海鰕)’, ‘명하(明鰕)’라고 하는데, 신장을 보충하고 양기를 강하게 해서 한의서에 장양도(壯陽道) 혹은 흥양(興陽)이라고 하였습니다. 남성의 성기능 장애를 치료하고 정액을 흘리거나 오줌을 찔끔거리는 병증은 물론이고 조루증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허리와 뼈를 튼튼하게 하고 뇌수를 보충하는 약효도 있습니다.
새우를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가: 술에 담가 죽인 뒤에 구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산후에 기와 혈이 부족하여 젖이 나오지 않을 때는 돼지 족발과 함께 끓여 먹으면 젖이 잘 나오게 됩니다.
새우를 많이 먹어도 탈이 없나: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을 상하게 하여, 풍과 열을 일으키고, 응어리나 종기, 부스럼을 생기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알레르기 체질인 분은 천식이나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분도 적게 먹어야겠죠.
우렁이 - 당뇨, 황달, 부종, 숙취 해소에 효과: 우렁이는 끈끈한 점액질을 많이 분비하고 자유롭게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몸체의 형상과 껍데기 속을 출입하는 것이 성행위와 유사해서 예로부터 정력제로 쓰였습니다. 이밖에 우렁이에는 어떤 약효가 있을까요.
우렁이에는 어떤 효능이 있나: 달고 짠맛에 서늘한 성질로 ‘전라(田螺)’라고 하는데,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어 소갈(당뇨병)이 생겨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볼 때 좋습니다. 습기와 열을 물리쳐서 황달에도 좋습니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어 부종이 있거나 방광에 열이 쌓여 소변이 시원찮게 자주 나오면서 아플 때도 효과가 있습니다.
우렁이는 어떻게 먹으면 좋은가: 음기를 도와 눈을 밝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특히 간장의 열 때문에 눈에 핏발이 서며 붓고 아픈 것을 낫게 하는데, 이 경우 생즙을 마시면 됩니다. 술안주로도 좋은데 주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숙취로 고생할 때 우렁이를 달인 즙을 마시면 갈증이 없어지면서 속이 편해집니다. 피부가 헐고 종기가 생겼을 때는 우렁이를 찧어 붙이면 염증이 없어집니다.
우렁이를 먹을 때 주의할 점: 우렁이는 찬 성질이므로 특히 비ㆍ위장이 허약하고 냉하거나 설사를 잘 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우렁이를 식용으로 쓸 때는 찹쌀을 넣고 죽을 끓여 먹거나, 계피, 산초, 부추, 마늘, 두충 등 열성 한약재와 식초, 술을 솥에 넣고 쪄서 포를 만들어 먹습니다.
part 02 몸에 좋은 한방약
한방약재
오미자 -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정력제: 오미자(五味子)는 다섯 가지 맛이 모두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실은 신맛이 위주가 됩니다. 신맛은 갈증을 멎게 해주지요. 여름에 더위에 지쳐 입이 마를 때 오미자를 달여 마시면 갈증이 멎고 생기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음력 5, 6월에는 오미자를 먹어서 오장의 기를 보익해왔습니다.
신맛은 어떤 역할을 하나: 신맛은 몸에서 무엇이든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거두어주는 작용을 합니다. 그러므로 오미자는 심장의 기를 조절해주며 땀을 거두어들이고 정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양기가 허약하여 저절로 땀을 흘리는 ‘자한증(自汗證)’은 물론이고 정액이 갈무리되지 못하고 저절로 흘러내리는 ‘유정’, ‘몽정’ 치료에 활용되고, 소변이 잦은 것을 막아줍니다.
정력제로 효과가 있나: 한의학에서 성기능의 근본이 신장인데, 오미자는 따뜻한 성질로 신장을 보익하는 효능이 크므로 정력을 증강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씨와 열매로 구성된 대표적인 성기능 강화 처방인 ‘오자환(五子丸: 구기가, 토사자, 복분자, 오미자, 차전자 또는 사상자)’과 중국의 전설적인 정력제 처방인 ‘독계산(禿鷄散: 육종용, 토사자, 오미자, 원지, 사상자)’ 등의 구성 약물로 들어갑니다. 몸이 나른하고 정신이 피로할 때도 좋습니다. 당뇨병에도 효과가 있어 갈증이 심한 환자가 오미자를 달여 마시면 갈증이 멎고 혈당도 내려갑니다. 폐를 보익하는 효능도 있어 폐와 신장의 기가 부족하여 생기는 기침, 천식에도 좋습니다.
오미자차는 그냥 달이면 되나: 직접 뜨거운 물에 넣어 달이지 말고 오미자를 냉수에 10시간 이상 담가 두어서 우러난 물을 끓이면 됩니다. 그래야 떫고 신맛이 없어지게 되지요. 오미자를 술로 담가 마셔도 좋은데, 몸이 피로하면서 기침, 천식이 있을 때 효과가 좋습니다. 양기가 허약하여 땀을 많이 흘릴 때는 황기와 계피를 추가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오미자를 주의해야 하는 경우: 열로 인한 기침, 천식과 찬바람으로 생긴 감기 등에는 피해야 합니다. 몸이 무겁고 잘 부으면서 땀이 잘 나지 않고 소변을 적게 볼 때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알로에 - 열과 기가 왕성한 사람에게 적합한 해열, 통변제: 건강식품으로 알로에를 먹는 분들이 있지요. 그런데 알로에가 실제로 효능이 많은지, 누구나 먹어도 좋은지 알고 계시나요. 알로에는 매우 찬 성질이며 매우 쓴맛으로 열대 아프리카가 원산이지만 한방에서도 오래전부터 약재로 써왔습니다. 《동의보감》에도 나오는데, 이름을 ‘노회(蘆薈)’라고 합니다.
알로에의 약효에는 어떤 것이 있나: 성질이 대한(大寒)으로 열을 내려주는 작용이 아주 강력하여 열 때문에 생기는 각종 질환 치료에 활용됩니다. 푸른색이므로 간장에 작용하여 간장의 열기를 내려주므로 눈을 밝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심장의 열을 서늘하게 하며 진정시키고 흉격에 열기가 쌓여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을 풀어주는 작용도 있습니다. 소아들의 경풍과 간질도 주로 열 때문에 생기므로 알로에가 좋습니다. 그밖에 여성의 월경불통에도 효과가 있으며, 살충작용도 뛰어나고 풍열로 인한 치질에도 좋습니다.
변비에는 알로에가 최고라는데: 대변을 쾌통시키는 효능이 있는데, 위와 장에 열이 쌓여 생긴 변비에 좋습니다. 뱃속에 응어리가 쌓여 상부로 치밀어 오르거나 대변이 오래 차 있어서 열이 쌓여 생기는 두통과 어지럼증에 좋습니다. 동물실험에서 위액 분비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며, 점액 분비를 증가시켜 배변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몸이 차고 속이 냉한 분의 변비에 알로에를 쓰면 설사가 나오고 기운이 빠지므로 맞지 않습니다.
알로에는 항암효과도 있다는데: 항균ㆍ항암 효능도 인정되었는데 역시 열을 내리고 열기가 쌓인 것을 풀어주는 작용이 아주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소염작용도 있어 피부에 화상이나 창상을 입었을 때 알로에 점액을 발라주면 상처 부위가 화끈거리는 것을 없애주고 빨리 아물게 합니다.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어느 정도 있는데요, 중풍, 당뇨병, 심장질환 등의 주된 원인의 하나인 열을 내려주고 아울러 대변을 잘 나오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약처방
쌍화탕 -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효능이 탁월한 피로 해소제: 쌍(雙)은 기혈 및 음양을 일컬으며, 화(和)는 조화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기와 혈을 쌍보(雙補)하고 음과 양을 조화시켜주는 처방이지요. 다시 말해 쌍화탕(雙和湯)은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하겠습니다.
쌍화탕에는 어떤 효능이 있나: 기와 혈이 모두 상하였거나, 과로 후에 성교를 하거나, 성교 후에 과로한 경우 좋으며, 큰 병을 앓고 기력이 약해지며 저절로 땀을 흘리는 자한, 잠잘 때 땀을 흘리는 도한(盜汗) 등의 병증이 나타나는 것을 치료합니다. 그밖에도 피로하고 몸이 나른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기도 하며, 입이 마르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대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좋습니다.
쌍화탕에는 어떤 약재가 들어가나: 백작약(白芍藥), 숙지황(熟地黃), 황기, 당귀, 천궁(川芎), 계피, 감초, 생강, 대추를 달여서 마십니다. 여기서 당귀, 숙지황, 백작약, 천궁 네 가지는 대표적 보혈제인 ‘사물탕(四物湯)’을 구성하는 약재로 혈이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지요. 황기는 기를 보하는 대표적인 약재이며, 계피는 맵고 뜨거운 성질로 뱃속을 데워주고 혈맥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쌍화탕을 먹을 때 주의사항: 대부분 따뜻한 성질의 약재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사물탕 재료는 소화에 부담을 주는데, 특히 숙지황이 소화 장애를 일으키므로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