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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나오기 시작한 친구가 좋아하는 탁배기 한 병 짊어지고 만남의 장소 6호선 화랑대역으로 간다. 전에는 한 두 잔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준비했었는데, 모두 방학 중이라 배낭이 가벼워진지 오래 되었다. 산에서의 음주는 사고를 불러오기에 금기시 되지만, 탁배기 한 잔의 정상주 맛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2주일 전에 함께 했던 친구들만 참석해, 반가운 인사와 함께 5명이 출발한다.
< 서울둘레길 전 구간 안내도 >
< 오늘의 둘레길 2구간 용마.아차산 코스 >
< 10:03, 화랑대역 5번 출구 >
오늘 트레킹은 지난 연말 아차.용마산 산행을 둘레길로 하였기에, 남은 망우.용마산 코스를 감으로서 2구간을 마친다. 이번 코스는 시작하면서 2/5정도(약 2시간정도)가 도심을 지나는 차도와 연결되어 다소 지루한 편이다. 화랑대역에서 긴 통로를 따라 5번 출구로 나오면, 있어야 할 둘레길 표시나 안내도가 없어 당황한다. 나오는 출구 방향의 반대편에 있는 먹골다리를 건너야 공릉동 근린공원이고 시작한다.
< 10:05, 공릉동 근린공원 입구 스탬프통 외 >
< 10:12, 묵동천 육사교정 옆 통과 >
< 10:21, 서울의료원을 바라보며 산책로 따라 >
근린공원에서 중랑천의 지류인 묵동천으로 내려가 산책로 따라 걷는다. 걷는 길은 미세먼지 주의보까지 내린 연무로 인해 시야가 트이지 않으니 답답하고 호흡하기도 부담스럽다. 한동안 좌측으로 육사 교정 담과 함께 가다 보면, 우측으로 6호선 종점인 봉화산역 주변으로 홈 플러스, 찜질방 등 도심 건물들이 사열한다. 멀리서부터 보이던 서울의료원이 가까이 오자, 다리위로 올라가 도심을 지난다.
< 10:40, 경춘선 신내역 >
< 10:56, 송곡 고등학교 건물 >
< 10:58, 중앙선 양원역 >
소방서 방향으로 가다, 왼편 건널목을 건너니 녹지로 유도한다. 소공원 안으로 진입하여 잔디를 밟으며 걷다보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차도와 연결된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왼편으로 보이는 경춘선 신내역으로 향해 간다. 역을 지나서 90도 우회전하면, 시간이 멈춰진 동네와 함께 우측으로 망우1동 성당도 보인다. 송곡 고등학교를 지나 철길 굴다리 밑을 통과하니, 중앙선 양원역이 기다리고 있다.
< 11:24, 중랑 캠핑 숲 언덕위에서 본 전경 >
< 11:28, 비수기라 썰렁한 캠핑장 >
< 11:54, 13도 창의군 탑 >
양원역 우측에 있는 중랑 캠핑 숲으로 들어가니, 조용하고 아늑하여 20여분 간식하며 쉬어간다. 1시간30여분 동안 도심을 걷다보니 쉴만한 장소도 없었다. 탁배기가 있다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친구는 목이 마르다고 꺼내라 한다. 우측으로 난 고개를 넘으니, 오토캠핑장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망우리 고개로 오르는 큰 차도를 건너, 망우산 등산로 입구인 저류조 공원에는 시민들이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다.
< 11:57, 망우산 등산로 입구 >
< 12:05, 묘지공원 관리사무소 앞 >
< 12:28, 사색의 길에서 본 중랑구 일대 조망 >
공원 옆의 창의군 탑은 구한말(1907년)에 전국의 13도에서 모인 의병들이 일제침략의 본거지가 있는 서울을 탈환키 위해 경기도 양주에 집결하고, 이곳 망우리에서 작전을 펼친 것을 기념하여 1991년 동아일보사가 건립했다. 등산로 입구 계단을 올라 묘지공원 관리사무소 앞에 도착한다. 등산로 안내도 앞에서 단체 인증 샷을 찍고, 갈림길에서 일단 둘레길에 충실하려고 능선이 아닌 우측 순환사색의 길로 간다.
< 12:41, 삼거리(왼쪽은 걸어온 길, 오른쪽은 순환사색의 길) >
< 12:42, 삼거리 옆 북 카페에서 2차 휴식 >
< 13:01, 포장길이 끝나는 둘레길 용마산 구간 시작 >
망우산(忘憂山, 281.7m)의 유래는 태조가 자신이 묻힐 자리를 찾아다니다가 이웃하고 있는 동구릉으로 결정한다. 묘가 결정되어 흐뭇한 태조는 근처에 살고 있는 동문수학하던 정씨를 찾아가「후세에 들어 갈 자리가 이곳에 마련되어, 모든 시름과 걱정을 잊게 되었다」고 말해 이 지역 이름이 망우(忘憂)가 되었다. 포장된 편안한 사색의 길을 가면서 중랑구 일대의 조망도 즐기고 북 카페에서 2차 휴식도 한다.
< 13:03, 용마산 깔딱고개 전, 망우산 능선 오르는 길 >
< 13:14, 망우산 1보루 >
< 13:28, 순환 사색의 길과 쉼터 >
둘레길에 충실하였으니, 이제는 시간을 내어 옛 선조들이 묘소를 둘러보기로 한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 모르기에 왔을 때, 친구들에게 더 보여주고 싶다. 망우산을 떠나 용마산으로 가기 전에 방향을 틀어, 둘레길을 벗어나 망우산 능선으로 오른다. 망우산 1보루를 지나 편안한 능선을 걸으니, 공원 내부를 순환하는 5.2km의 사색의 길과 만난다. 북카페 전에 있었던 삼거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 13:28, 유명 인사들의 묘역 안내도 >
< 13:33, 죽산(竹山)조봉암(曺奉岩)선생의 묘소 >
< 13:39, 만해(萬海)한용운(韓龍雲)선생의 묘소 >
길을 건너 다시 능선으로 올라 정상인 2보루까지 갈 수도 있지만, 유명 인사들의 묘소가 반대편 구리시 지역 순환도로에 일렬로 모셔져 있다. 먼저 독립운동가 이시며 통일운동가이자 정치가이신 조봉암(1898년~ 1959년)선생의 묘소이다. 더 가면 대한제국과 일제 강점기 때에 시인이며 불교 승려 작가이자 독립 운동가이시고, 3·1 만세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중 한분이신 한용운(1879년~1944년)선생의 묘소다.
< 13:44, 순환도로 옆의 쉼터 정자 >
< 13:51, 소파(小波) 방정환(方定煥) 선생의 묘소 >
< 13:53, 위창 오세창 선생과 호암 문일평 선생의 묘소 입구 >
2년 전 이때쯤 망우산을 처음 찾아 두 선생(조봉암, 한용운)의 묘소만 보고, 시간이 없어 방정환 선생묘소는 들리지 못했다. 홍제동 화장터에 봉안된 유골을 1936년에 이곳으로 이장했다. 특별하게 돌로 봉분을 만들고, 그 위에 4각 묘비석을 얹었다. 묘비석「동심여선(童心如仙)」은 평소에 어린이를 사랑한 선생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33세(1899~1931)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자식은 2남1녀를 두었다.
< 14:57, 깔딱고개 570계단을 올라 >
< 15:06, 경관 조망대에서 >
< 15:21, 용마산 5보루 아래에서 본 조망 >
선생의 묘소에서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초딩시절에 배웠던 선생님의 이야기로 일치를 이룬다. 뒤돌아 나오면서 위창 오세창 선생과 호암 문일평 선생의 묘소 입구에 있는 쉼터 양지바른 곳에서 세 번째 휴식을 한다. 급하게 조달한 탁배기와 배낭 속 남은 것을 정리한다. 둘레길을 벗어 난지 2시간여(13:03~14:55)만에 원 위치해 깔딱고개 570계단을 오른다. 전망대에서 주변풍경을 조망하며 네 번째 휴식한다.
< 15:24, 용마산 5보루(316m, 헬기장) >
< 15:27, 용마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 헬기장 >
< 15:29, 갈림길 이정표 >
보루(堡壘)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돌이나 흙 등으로 튼튼하게 쌓은 군사시설(성곽)로 망우산 3개, 용마산 7개, 아차산에 5개가 있다. 일대의 보루는 주로 고구려가 한성 백제를 장악하기 위해 설치한 곳이라고 한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용마산 5보루를 지나면, 두 번째 헬기장에는 용마산 정상가는 갈림길이 있어 망설이게 한다. 용마산 정상까지는 둘레길이 아니지만, 왕복하면 1.5km 정도의 먼 거리다.
< 15:30, 아차산 4보루를 바라보는 전망대 >
< 15:36, 긴고랑으로 내려가는 안부 >
< 15:37, 긴고랑 계곡으로 하산 >
망우산 묘지 참배시간이 길어져 생략하고, 긴고랑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아차산 4보루를 바라보는 전망대에 오르니, 작년 송년 산행(12월18일)시에 소복하게 쌓인 눈 위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간식을 먹던 생각이 떠오른다. 용마산과 아차산의 경계를 이루는 계곡이 길다고 긴고랑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안부에서 아차산을 거쳐 광나루역까지는 3.58km인데, 마을버스가 있는 등산로 입구까지는 1.31km로 가깝다.
< 15:45, 피톤치드 구간이라는 소나무 숲길 >
< 16:07, 마을버스 종점인 등산로 입구 >
< 16:29, 신성골목 시장을 지나서 >
하산 길은 계곡이다 보니 흙길은 없고, 대부분 돌로 된 계단 길이어 착지가 불편하다. 그러나 경사가 완만하고, 30분정도의 하산 거리로 무리는 되지 않는다. 피톤치드 구간이라는 소나무 숲길은 인상적이다. 산행거리 약10km에 4시간이면 충분한데, 묘소 참배로 거리와 시간이 추가된 사부작 산행이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군자역으로 가려는데, 인근에 사는 친구가 전통시장에 가서 뒤풀이를 하자고 한다.
< 16:35, 뒤풀이 향촌 해물식당 >
< 16:54, 주문한 아구 해물 찜과 함께 >
< 18:59, 5호선 아차산역에서 집으로 >
물어물어 찾아간 신성시장은 기대했던 규모의 전통시장은 아니었다. 이름 그대로 골목시장 이다보니, 골목 안의 먹거리는 몇 집뿐이다. 큰 차도로 나와 흔히 먹는 아구찜으로 무난하게 뒤풀이를 끝내었다. 두 번째인 친구는 둘레길 뿐만 아니라, 낮은 산에 도전하겠다고 한다. 친구가 좋아서일까? 벌써 산이 좋아진 것일까? 아무튼 고맙다. 같이 산행한 친구들! 수고 많았고, 즐거웠습니다. 설 명절 잘 보내시고, 건강하게 다음산행에서 만납시다.
☞ 서울둘레길 2구간 중에 남은 아차산 코스는 ?
‘14. 12. 18.일자, 아차.용마산 산행 후기글로 갈음한다.
‘15. 2. 11.(水) 서울둘레길 용마.아차산 코스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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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장님의 산행후기를 읽으며 늘 느끼는!!!머리속이 밝아지는!!!몇페이지 이야기 책을읽은느낌!!!
많은 친구들과 함께 동참하여 대장님의 재능과봉사를 함께 공유할수 있다면 더큰보람일텐데...
친구들 방콕보다는 산행이 훨씬 건설적인 건강에의 도움이 되지않겠어?
사~아~살 산으로 출발~~~
제 마음을 그래도 잘 알아 주는 바다님의 칭찬과 격려가 있어,
열심히 산에 관한 정보도 검색하고, 새로운 산을 찾아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