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크기에 대해서는 <독립신문>24호(1986. 5. 13)에 실린 것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일단 찾아보는 수고를 들기 위하여 한번 더 실어보겠다.
『독립신문』(이십사호: 1896년 5월 13일 논셜)에 이런 글이 있다.
"조선의 인구 수효는 1600만 명인데, 남자는 900만 명, 여자는 700만 명이며, 호수(戶數)는 348만911호 가량이다. 지면은 영국 리수(里數)로 12만 방리(方里)요, 조선 리수로는 60만 방리 가량이다. 이 수효로써 세계 각국과 비교하면, 조선이 영국보다는 크고, , 이벨기에(비리시: 比利時; Brussel)보다 9갑절이 크고, 네덜란드(화란: 和蘭; Netherland)보다 8갑절이 크고, 덴마크(졍말: 丁抹; Denmark)와 스위스(셔샤: 瑞士; Swiss)보다 6갑절이 크고, 그리스(희랍: 希臘; Greece)보다 5갑절이 크고, 포르투갈(포도아: 葡萄牙; Portugal)보다 3갑절이 크고탈리아(이태리아: 伊太利; Italy)와 거의 같고, 서양으로 가면, 엘살바도아(섈베도-: 薩爾瓦多; El Salvador)보다 13갑절이 크고, 코스타리카(코스다카: Costa Rica)와 도미니카(산도밍고: Santo Domingo)와 아이티(해타이: 海地; Haiti)보다 4갑절이 크고, 니카라과(늬코록가: 尼加拉瓜; Nicaragua)와 온두라스(한두라스: Honduras)보다 갑절이다. 인구 수효로는, 덴마크와 그리이스보다 8갑절이고,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와 벨기에보다 3갑절이고, 스웨덴(셔젼: 瑞典; Sweden)과 노르웨이(나위:那威; Norway)와 터어키(토이긔: 土耳其; Turkey)보다 갑절이고, 스페인(셔반아: 西班牙; Spain)과 거의 같고, 아메리카 합중국 외에는 조선같이 인구 많은 나라는 없는데, 그 가운데 비슷한 나라를 보면, 브라질(부라실: 巴西; Brazil)과 멕시코(묵셔가: 墨西哥; Mexico)이다. 브라질은 1233만3000명이고, 멕시코는 1040만 명 가량이다. 중앙 아메리카 속에는 5나라를 아울러서 6갑절이며, 남아메리카 속에 있는 각국을 아울러도 갑절이다. 이것을 보면, 조선이 세계 가운데서 큰 나라요, 토지는 동양에서 제일이다."
이제 대한제국은 이보다 1년이 지나 1897년에 이루어졌다. 광무3년이면 1899년이다. <독립신문>뎨161호(1899. 7. 17일 월요일)의 것을 한번 보자.
"대한 인구는 一千六百万명인대 사나히가 九百万명이요 녀인이 七百万명이요 호슈가 三百四十八万九百가라 하고 엇던 사람은 말하되 대한 면적이 九千五百방리라 하며 엇던 사람은 말하되 十二万 방리라 하니 우리는 대한 졍부에셔 분명히 됴사하여 만드러 갈앗치난 셔책이 업슨즉 어느 사람의 말삼이 올흔지 알 슈업스나 만일 대한 면젹이 十二万 방리가 될 것 갓흐면 대한이 영길리 본국보다 젹지 아니하며 비리시와 하란국보다 八九갑졀이 크고 셔사국과 단목국보다 五六갑졀이 크고 희리니와 포츄갈보다도 크고 금 은 동 텰과 셕탄과 물산이 한량업시 잇스니 이런 큰 나라에 토옥함이 잇고 겸하야 디구듕에 온대 溫帶 디경이라 긔후가 심히 죠흔즉 ... 죠흔 토디에셔 잘만 갈앗첫스면 동양에셔난 뎨일이 될지라...."
3년이 지나서 인구의 변동도 없고 나라의 크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그 비교의 대상은 좀 다르다.
일단 이 후자의 것만을 오늘은 보기로 한다.
여기에 언급된 나라들의 규모를 1899년의 것을 다른 자료로서 알 수 없기 때문에 현대지도책에 있는 1992년이 기준으로 삼아진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면적 인구
영길리 英吉利 England 22만4100평방km 5784만8천명
Ireland 7만0284평방km 354만8천명
비리시 比利時 Belgie 3만0519평방km 999만8천명
하란국 荷蘭國 Netherland 4만0844평방km 1517만8천명
셔사국 瑞士國 Swiss 4만1293평방km 687만5천명
단목국 丹墨國 Denmark 4만3077평방km 517만명
희리니 希利尼 Greece 13만1990평방km 1030만명
포츄갈 葡萄牙 Portugal 9만2389평방km 984만6천명
현재 이 수치로써 100년 전의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우선 여기서 대한제국과 비슷하다는 국가를 보자.
[영길리(영국)]에 비하여 적지 않은 크기라고 했지만, 거기에 포함되야 할 것은 아일란드(Ireland)이다. 즉, 1992년의 기준수치이지만,
[영길리(영국)+이일란드] = 29만4384평방km 6139만6천명
[희리니(그리스)+포츄갈(포르투갈)]= 22만4379평방km 2014만6천명
[대한민국] = 22만0277평방km 6628만1천명
이렇게 비교하여 보면, <독립신문>의 말대로 수치가 같지 않음을 볼 수 있다. 후자보다도 크다고 했는데 수치로는 적다. 100년 사이에 강역의 변화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몇 갑절이나 된다는 다른 나라들을 비교해보자.
[비리시(벨기에)+하란국(네덜란드)]=7만1363평방km의 8-9갑절=57만6904-64만2267평방km
2517만6천명
[셔사국(스위스)+단목국(덴마크)]=8만4370평방km의 5-6갑절=42만1850-50만6220평방km
1204만5천명
여기서는 전자를 평균 60만 평방km로, 후자를 50만 평방km로 보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것은 이들 국가들이 그 동안에 강역의 변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의 대한제국의 설명하는 강역의 크기와는 2배(倍) 정도의 차이가 난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 것인가?
이것은 1896년의 <독립신문>에서 말한 강역의 크기의 비교와도 다르다. 즉,
벨기에(비리시: 比利時; Brussel)보다 9갑절이 크다면, 3만0519평방km의 9배=27만4671평방km이고,
네덜란드(和蘭; Netherland)보다 8갑절이 크다면, 4만0844평방km의 8배=32만6752평방km이고,
덴마크(丁抹; Denmark)와 스위스(瑞士; Swiss)보다 6갑절이 크다면, 50만6220평방km이고,
그리스(希臘; Greece)보다 5갑절이 크다면, 65만9950평방km이고,
포르투갈(葡萄牙; Portugal)보다 3갑절이 크다면, 27만7167평방km가 된다.
이들 역시 그 면적이 27만 평방km-65만평방km의 범위에 들어간다.
그래서 인구를 비교해보자.
대한제국은 1899년 당시에 1600만명이라고 했는데, 1992년의 대한민국의 인구가 6628만1천명이므로, 인구증가률은 103년간 4.1426이다. 이 수치를 [영국+아일랜드]에 나누면 103년전의 인구가 1482만0644명이 되며, [그리스+포르투갈]에 나누면 486만3129명이 된다. 전자는 대한제국의 인구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임에 비하여 후자는 1/4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벨기에+네덜란드]의 인구에 나누면 1899년의 인구는 607만7343명, [스위스+덴마크]의 경우는 290만7594명이 된다. 이들 또한 대한제국의 인구의 1/3 내지 1/6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모두 [영국+아일란드]의 인구에 전혀 미치지 않는다.
결국 강역의 면적만이 아니라 인구수에 있어서도 서로 대비되기에 어려운 수치이지만, 대한제국의 규모가 결코 22만평방km의 수준에 머물지 않고 적어도 50만평방km의 수준임을 말해준다.
이러한 수치의 비교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국명을 표기한 것을 보면, [희리니]는 한자로 [希利尼]로 음역되는데, 원음은 [Hellene][헬린]이며, 일본식 발음은 [기리샤]이고, 현대중국어로는 [hsi li ni][싀리니]인데, 요즘은 [希臘]으로 쓰는데, 이 또한 일본식 발음은 [기리샤]이고, 현대중국어로는 [hsi la][싀라]이다. 그 발음이 원음과는 전혀 다르다. 이것은 본디 발음이 훈민정음식으로가 아니라, "일본어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말은 그 발음으로 적은 것이 일본사람들이 많이 살았던 대한제국의 강역이었다는 말이며, 그것은 중국대륙 동부 내지 동남부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원문에서 대한제국의 기후대가 [온대(溫帶)]라고 한 것은 한반도라고도 볼 수 있지만, 중국대륙의 강역에서 축소된 새로운 지역임을 고려해야 할 것이. 즉 양자강 북쪽에서 음산산맥 남쪽에 있는 그사이의 지역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한 마디는 대한제국의 강역의 크기가 9500방리, 또는 12만방리라는 것이다.
방리(方里)에는 3가지의 뜻이 있다.
첫째, 사방으로 1리가 되는 면적, 즉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1리
둘째, 평방리(平方里)
셋째, 중심지에서 동서/남북으로 각각의 길이. 즉 동쪽으로 1리, 서쪽으로1리와 남쪽으로 1리와 북쪽으로 1리이다. 이것은 가로 2리, 세로 2리가 되어 첫째 뜻의 사방 1리로 길이의 2배, 면적의 4배가 된다.
그래서 강역이 9500방리, 또는 12만 방리의 의미는 매우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이것은 둘째의 평방리로 보면 그 수치가 너무 적게 나오며, 첫째의 의미로 보면 가로, 즉 동서의 길이가 9500리이니 고려의 강역의 동서의 길이 1만리와 비슷하며, 이것은 동경 80도의 천산산맥에서 동해끝까지가 되며, 12만리는 1만리의 12배이니 북아메리카의 동서쪽 길이를 훨씬 능가하며, 적어도 유럽 서쪽까지 가도 모자랄 것이다. 셋째의 의미로 보면 1만리의 배이므로 동경 40도가지 해당된다.
조선의 강역, 대한제국의 강역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