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美 기밀문서, 공수부대 이동 명령자는 전두환
● 앵커 : 1980년 5·18 전후 신군부 내부의 상황과 국내 정세를 보여주는 미국 기밀 문서가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1980년 5·18 직전, 공수부대의 실질적 명령권자가 전두환 당시 보안 사령관이었음을 보여주는 문건도 있어, 진상 규명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리포트 : 5·18 열흘 전인 1980년 5월 8일, 미국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인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보고서입니다. 05월 15일, 한국 대학생들과 정부의 대규모 충돌이 예상된다. 전두환이 이미 2-3개의 정예 부대를 서울 가까이로 움직였다" 라고 썼습니다. 보고서에서 말하는 '정예 부대'는 공수부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당시 보안사령관 신분이었던 전두환 씨를 공수부대 이동의 명령권자로 본 것입니다. 전두환 씨가 신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미국도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공수부대 지휘권이 없었던 만큼, 5·18의 비극에 책임을 질 수 없다” 라는 전두환 씨의 평소 주장과 배치되는 자료입니다.
★ 최용주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조사1과장) : "공수부대를 이동시킨 명령권자를 전두환이라는 주어를 써서 표현하고 있어요. 전두환을, 군권을 장악한 실권자로 미국이 인지하고 있었고…."
● 리포트 : 이 자료는 비공개 문건이었지만, 최근 외교부의 요청으로 미국 카터 대통령 기록관이 비밀을 해제하며 공개됐습니다. 신군부 내부에 전두환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주한 대사관의 첩보를 포함하여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8백 80여쪽 분량에 이릅니다. 5·18 진상규명 위원회는 당시 신군부 상황과 국내 정세를 보여주는 만큼 가치 있는 자료라며, 진상 규명 작업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입력: 2021년 09월 16일]
■ 중앙정보부 요원, 전두환 5.18일 남산에서 지휘 증언
● 서울 남산에서 김대중 수사 지휘, 군사 재판 넘기라 독촉했다.
● 앵커 : 전두환 씨는 그동안 자신과 5·18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전두환씨 측근인 민정기 전 비서관은 어제(2021.11.23일) 전두환이 개입한 증거를 대라며, 기자들에게 호통까지 쳤지요. 실제로 5·18 기간 동안, 전두환 씨의 행적은 4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JTBC가 그 베일을 벗길 수도 있는 중요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전직 중앙정보부 수사관인 이기동 씨는 1980년 05월 18일 새벽, 전두환 씨가 남산에 와서 내린 지시를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 기자 : 1974년 중앙정보부에 공채로 들어간 이기동 씨. 1979년, 중정(중앙정보부)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됩니다. 김재규 중정(중앙정보부) 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건으로 업무가 중지됐기 때문입니다.
★ 이기동 (전 중앙정보부 수사관) : ”수사관들이 뭐 했냐면, 명동에 가면, ○○기원에 앉아 있고, 목욕탕에 앉아 있고. 갈 데가 없잖아요. 왜? 근무 중지를 시켰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마라! 그러니까 뭘 하겠어요.“
● 기자 : 하지만, 이듬해 1980년 04월 다시 살아납니다. 당시 최고 실세로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중앙정보부장 서리를 겸직하면서입니다. 이기동 씨는 이때 중정(중앙정보부)의 꽃이라는 대공수사국 수사반장이었습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기 전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1980년 05월 17일, 중정 수사관들에게 돌연 집합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 이기동 (전 중앙정보부 수사관) : “대공수사국 국장이 합수부 명령을 받아 갖고, 이제 오셔 갖고, 오후 5시 정각에 강당에 한 300명이 모였더라고, 수사관이. 김대중 선생을 필두로 해 갖고, 체포할 120명의 명단을 발표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누구누구 수사관은 누구 담당. 누구누구 수사관은 누구 담당 이렇게...”
● 기자 : 이기동 씨는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직접 체포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CCTV가 설치된 남산의 중정 지하실에 갇혔습니다. 그런데, 05월 18일 0시 30분쯤, 전두환 씨가 남산 중정부장실에 나타났습니다.
★ 이기동 (전 중앙정보부 수사관) : “전두환이 김대중 씨가 잡혀왔다는 그 얘기를 듣고, 바로 오신 거예요. 때린 거예요. (CCTV) 넘버를. 303호 김대중 선생이 있으니까. 303호 누르면, 바로 나와 버리잖아요. 볼펜이 딱딱 하는 소리까지 들려요. 그러니까, 전두환 중앙정보부장 서리가 제일 관심이 뭡니까? 김대중 씨 아닙니까.”
● 기자 : 이기동 씨는 수감실 CCTV를 지켜보던 전두환 씨가 김근수 대공수사국장을 수시로 불러 질책했다고 주장합니다.
★ 이기동 (전 중앙정보부 수사관) : “전두환 중앙정보부장 서리가 내 방을 계속 보다가 저기 저 뭐 하는 짓이냐고… 아니, 그 내란음모 뭐 해야지, 법에 빨리 해 갖고, 잡아넣는 조서 작성 안 하고, 지금 뭐 하고, 지금 헛소리를 하고 앉아 있냐고 (대공수사국 국장에게) 그랬대요.”
● 기자 : 다짜고짜 군사 재판에 넘기라고 독촉했단 것입니다. 실제로 계엄 사령부는 체포 닷새 만인 05월 22일 김대중 내란 음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틀 뒤에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형이 집행됩니다.
★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 “05월 18-20일까지 발발했던 초창기 대응의 전두환 역할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저는 (이기동씨 증언이) 진상 규명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거죠.”
● 기자 : "나는 5·18과 관련이 없다"며 사과 한마디 없이, 2021년 11월 23일, 세상을 떠난 전두환. 남산 부하의 증언으로 41년 간의 변명이 무색하게 됐습니다. [JTBC, 입력: 2021년 11월 24일]
■ 정호용, 유혈 진압과 무관? 거짓말로 드러났다!
● 앵커 :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꼽은 광주 유혈 진압의 핵심 조사 대상자는 5명입니다. 이중, 전두환. 노태우 씨가 숨졌고, 이제 세 사람(정호영. 이희성. 황영시) 남았는데요. 그중에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은 전두환 씨의 최측근이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은 유혈 진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장을 해왔었는데, 이 주장이 거짓임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영상을 저희가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그는 얼마 전 조사위에 모든 진실을 밝히고, 사죄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돌연 입장을 바꿔서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리포트 : 계엄군의 집단 발포 다음날인 1980년 05월 22일, 박충훈 당시 총리 서리가 헬기를 타고 급히 광주를 찾았습니다. 전남도청과 군 관계자들의 합동 대책회의 영상을 MBC가 입수했습니다.
★ 이재의/5.18재단 전문위원 : "정부 관계자와 군 진압군 관계자들이 이렇게 모여가지고, 회의를 하는 장면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죠. 그쪽(진압군)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영상입니다.)"
● 리포트 : 회의장 오른쪽,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이 군을 대표하는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이어서 진행된 핵심 관계자 회의에도 등장합니다. 혼자 담배를 피우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 이재의/5.18재단 전문위원 : "총리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을 때 당시 정호용 사령관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광주 상황을 이끌어 갔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 리포트 : 정호영씨는 그동안 광주에서 열린 핵심 회의에 참석한 적 없다고 주장했는데, 거짓임이 드러난 겁니다.
★ 송선태 (5.18진상규명조사위원장) : "총리 서리가 광주 방문 때, (광주에) '없었다'고 그랬거든 자기는, 그것이 전부 거짓말이죠. 지금 보면…"
● 리포트 : 계엄군 작전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의심받게 됐습니다.
★ 이재의 (5.18재단 전문위원) : "실질적으로는 계엄군 작전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짐작해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입니다."
● 리포트 : 정호영씨는 12.12 40주년 만찬 당시 전두환 바로 옆자리에 앉은 최측근입니다. 5공 시절 육군참모총장,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습니다. 5·18 유혈진압의 진실을 알고 있는 핵심 인물인 겁니다.
★ 김충립 (5.18당시 특전사 보안반장) : "전두환은 정호용을 아주 제일 좋아해요. 그 때, 당시 상황에 대하여 누가 잘못했고, 누가 책임있고, 누가 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어요."
● 리포트 : 그는 2021년 02월 진상규명위 조사에 응해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노태우, 전두환 두 사람의 죽음 이후, 돌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건강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진상규명위는 정호영 씨에게 입국을 권유하여 2021년 안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정호영 씨가 조사에 응할지는 불투명합니다. [MBC 뉴스, 입력: 2021년 1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