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두지맥 마무리(만복대-밤재)***
-.일자 : 2011년 11월 25일
-.코스 : 상위마을-묘봉치-만복대-상위마을갈림길-다름재-영제봉-솔봉-밤재
-.거리 : 약 17km
-.시간 : 7시간 20분
-.참가 : 몰빵,비보이,김하사,올챙이,깜상
견두지맥(犬頭지맥)
견두산은 백두대간의 지리산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나온 견두지맥이 그 뿌리다.
이 견두지맥은 전남북의 경계를 달리며다름재~영제봉~밤재터널 위를 거쳐서 견두산을 솟구쳐 놓고,
천마산~깃대봉~형제봉~천왕산으로 뻗어가다 구례 섬진강 앞에서 끝을 맺는다.
<산경표를 위하여>(저자 조석필)에는 섬진1지맥으로 나와 있다.
견두산의 물줄기는 서쪽은 수치천,동쪽은 계월천을 통해 섬진강에 합수되고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전북 남원시 수지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경계해 있다(도상거리39Km)
견두지맥에 대한 올챙이님의 집요한 집착은 이것을 완주 하지 않는 한은 계속될 것 같다.
그 동안 애써 외면하면서도 마음 한켠에 부담을 쌓아두고 있었는데 흥겨운 자리에서 슬그머니 빗장이 풀어져 승낙하고 말았던가 본데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가 불현듯 출발하다 보니 이 구간이 산불방지기간으로 통제된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어제 마신 숙취로 인해 컨디션은 엉망이나 야간 근무후임에도 손수 운전하는 김하사님이 있어 말도 못한 채 바짝 마른 입술을 물로 축여가며 순천에서 몰빵님을 픽업하여 구례의 밤재로 향한다.
비보이님이 미리 연락하여 둔 택시와 나란히 밤재에 도착하여 차를 파킹하고 상위마을로 다시금 이동을 하는데 오늘 우리들의 코스를 들은 택시기사님의 우려가 우리가 우려할 정도로 크다.
우린 누구 하나 걱정하는 이도 부담도 전혀 느끼지 않고 새하얀 산릉선을 바라보며 눈꽃에 대한 기대치만을 높여 가지고 있는데 이 우려가 나중에서야 현실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택시기사님 덕분에 마을회관을 지나쳐 마지막 민가까지 곧장 올라 서니 마을사람들의 눈총은 피했고 인증샷을 남기자 말자 서둘러 은폐에 들어간다.
▲상위마을
▲안내표시판이 잘 되어 있다.
계곡을 끼고 올라가는 길가로 메말라 버린 나뭇가지에 매달린 빨간 산수유열매가 무척이나 도드라져 보여 매혹적이다.
▲살벌 한 문구는 빠져 있다.
잔설이 있는 산길은 적당한 등고선을 이루며 올라 가 워밍업 하기에 적격이고 으레 금줄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곳엔 출입금지 펜스가 철거된 채 산행안내표시판까지 설치되어있다.
산동지구의 공동화가 극심해서 민원이 제기되었는지 슬그머니 금줄을 풀어 놓았는데 이젠 산방기간이 아니라면 맘 놓고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봄철 산수화나 만복대의 설경의 회귀산행으로 점 찍어 놓는다.
▲예전엔 이곳에 출입금지 팬스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평소의 직등 원칙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변해 두 번에 걸친 휴식 끝에 묘봉치의 헬기장에 올라서는데 여기에도 예전에 있었던 출입금지 표시는 없다.
산 아래에서 보았던 눈은 녹아 볼품이 없지만 만복대는 먹구름의 장막 속에 있어 조바심을 부추기고 반야봉방향은 회색 빛에 덩치만 크게 보일 뿐 형체마저 모호하다.
▲만복대 방향..
▲묘봉치
▲뒤돌아 본 묘봉치와 성삼재방향..
▲눈꽃
▲만복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산동온천지구
▲만복대를 배경으로..
▲뒤돌아 지리산을 배경으로..
구름 속으로 빨려 들수록 나뭇가지에 핀 설화는 탐스러워지고 만복대에 지척으로 가까워지자 만복 중에 하나를 안겨주듯 멋찐 설경이 펼쳐진다.
어쩌면 오늘 산행은 어거지로 참석했지만 이런 멋들어진 첫눈을 밟아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을 줄이야...... 절로 감탄사가 흘러 나올 뿐이다.
평소 운동을 안 하다가 계속된 오름길에 덜컥 덜미를 잡혀버린 비보이님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고 돌무더기며 이정표에 모진 바람이 피어낸 설화는 신의 영역을 투영해 주는 듯 신비롭기만 하다.
사위는 혼돈의 세계처럼 금방 구름에 닫혀 버리고 살갓을 콕콕 찌르는 냉기를 정상주삼아 고농도의 알콜을 부어 맞불을 놓아 쫓아내어 보지만 불장난에 불과하여 쫓기듯 정상을 내려선다.
▲만복대
▲고농도의 정상주..
북사면은 수북한 눈과 탐스러운 눈꽃으로 완전한 겨울풍경이다.
풍경에 도취해 있는 사이 올챙이님과 비보이님이 내달려 버려 김하사님이 소리쳐 갈림길에 대한 주의를 상기시켜 주는데 이를 올라오라는 소리로 들었는지 되돌아와 씩씩거리는 데 여기에서 다름재로 내려서는 희미한 갈림길을 찾아낸다.
전에는 샛길없음이란 경고문이 붙어 있어 되려 입구를 찾기가 쉬웠는데 사라져 버린 지금은 이것이 없으니 자칫했으면 정령치까지 내려설 뻔 했는데 천만다행이었고 무사히 견두지맥을 끝낼 수 있는 징조로 받아들여진다.
지금부터가 지리산주능선에서 분기된 견두지맥의 시작이다.
▲눈꽃
▲다름재 갈림길 전망대에서의 산비탈의 눈꽃
내림길은 급경사인데 눈까지 있어 무척이나 미끄럽다.
김하사님은 2년 전인 견두지맥의 월암 종주시 마련했던 신발을 오늘 다시금 신고 왔다더니 스키를 타듯 미끄러져 자꾸만 안쓰러움보단 희학적인 몸짓에 폭소가 터져 나오고 다시금 미끄러지길 은근히 기대까지 하게 된다.
▲급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먹을 거 없으면 못 가는 비보이님 때문에 밥 대신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고는 요강바위를 지나 상위마을로 내려가는 다름재에 내려서자 눈은 사라지고 관목들이 대신한다.
▲배고파서 못 가겠다.
▲요강바위
▲다름재(상위마을/용궁리 갈림길)
눈길에서 너무 힘을 소모해 오름길이 벅차다.
어디메서쯤 합류되는 샛길을 지나 전망바위에 터를 잡고 점심을 먹는데 오늘 라면 담당이던 내가 준비를 안 해온 탓에 김밥이 목에 걸린다.
그러나 산불은 항상 조심해야 하고 더더구나 산에서 버너는 안돼요 이~~.ㅎ
스카치위스키를 마저 마시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이며 조금 전 지나왔던 만복대가 베일을 벗고 제 모습을 보여주고 큰고리봉부터 햇살이 비추면서 산상이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 새하얗게 변해간다.
일망무제의 조망 속에 성삼재의 건물의 반짝임이 감지되면서 지나온 거리를 가늠해 보는데 어프로치 구간이 남아있는 거리만큼이나 멀게 보인다.
▲오르막
▲구름에 가려있는 만복대와 지나 온 능선
▲정령치와 큰고리봉의 모습
▲상위마을의 저수지
▲정심& 반주
지리산의 변방이어서 찾는 이가 없으니 자연 관목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길을 파고들어 진행하기가 까탈스럽지만 나뭇잎을 떨궈내 그나마 다행스럽고 조망도 트여 가야 할 능선이 그려진다.
▲관목들...
▲햇살에 제모습을 나타낸 서부능선..
산동온천지구로 내려서는 지능선 하나를 내어주고 별로 올라선 것도 없이 영제봉에 올라선다.
오늘 산행의 유일한 정상석이있고 지리산을 관망하는 마지막 장소라 할 만큼 조망이 좋아 사진을 남기려는데 지리의 하얀 능선에 비하여 뒷편에 갈색 잎이 매달려있는 참나무가 너무 도드라져 보인다.
김하사,,,저 나무좀 어떻게 해봐....,란 소리에 잼싸게 나무를 치우는 김하사님....에궁...착하기도 하지...
▲영제봉
▲만복대를 배경으로..
우측은 육모정방향이고 진행은 왼쪽의 내림길이다.
만복대에서 한참을 내려왔지만 서도 영제봉의 높이가 1048m로 아직은 만만치 않은 높이라 경사가 급하다.
눈 대신 낙엽과 서릿발이 미끄러움을 대신하여 김하사님의 원맨쇼를 은근히 기대되는데 꽁무니도 안뵈기게 달라 버려 뒷담화가 궁금해 진다.
안부에 산동방향으로 표시기가 펄럭인다.
수락폭포로 내려서는 길인데 언젠가는 답사해야만 할 길이다.
▲수락폭포 갈림길...
안부이니만큼 이젠 오르막이다.
자그마한 오르막임에도 힘에 벅차옴이 세월의 탓 보다는 눈 산행 때문에 생긴 체력저하인것 같다.
길은 잠시 평탄하게 이어지다가 다시금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는데 비보이님이 힘겨워 보여 같이 희미한 우회로를 택한다.
이곳이 아마도 솔봉이 아니 였을까..
▲뒤 돌아 본 영제봉
▲솔봉으로 추정된 봉우리..
성큼성큼 내달려 버리는 몰빵님을 겨우 잡았으나 곧 멀어져 가 버려 이들 무리는 완전하게 산행에 몰입한 모양이다.
길은 무척이나 좋아져 솔 향기가 퍼지는 듯 상쾌함이 든다.
공기 맛 참 조타.
▲수종이 소나무로 대체되면서 길도 온화해 진다.
전에도 확인하지 못했는데 봉우리 하나를 완전하게 휘어 돌아 정상적인 괘도에 올려 놓는다.
무슨 이유가 있겠지마는 제자리에서 뒤돌아 봐도 직등했던 흔적은 없다.
우측으로 쭉쭉 뻗은 구례-남원간 국도변에 천왕봉휴게소가 보이며 끝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음을 말하나 아직은 아니다.
편안한 길이나 체감은 그리 녹록하지 않은 산길은 예상시간을 훨씬 넘기고 있어 모두들 피곤함이 역력하다.
꾸준히 운동을 해 온 나도 다리에 빡빡함이 전해져 오는데 허구한날 이슬이만 감싸 안고 생활해 오다 곧바로 실전에 투입된 이들이 어쩌면 괴력의 소유자들일 것이다.
▲남원국도변에 천왕봉휴게소가 조망된다.
숙성치에 내려선다.
좌측에는 물이 고인 습지가 있고 우측으로는 건물이 건너다 보인다.
다시금 자그마한 봉우리를 올랐다가 돌탑이 있는 구 밤재에 내려는데 움푹 패인 길은 조금 전의 숙성치와 만난다.
▲숙성치
▲옛 밤재
쉬이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시간이 길어져 나뭇사이로 들어온 햇살에서 온기를 느낄 수 없다.
폐 철조망이 등로와 같이하고 송전탑을 지난다.
▲청소년유스호스텔에서 올라 온 길이 합류된다.
소나무가 즐비한 길은 푹신하고 사람의 성품도 온순화시킨다.
잃었던 대화도 오고 가고 임도인 밤재에 내려서면서 그동안 끊어졌던 견두지맥을 연결한다.
식수대와 화장실까지 마련된 밤재는 지리산둘레길이기도 하여 일전 다녀온 바 있지만 오늘의 감정은 또 다르다.
이곳에서 월암마을까지는 워낙 에 좋은 길인지라 또 다시 이어보고 푼 생각이 들지만 말을 꺼냈다 하면 곧바로 실행하는 사람들인지라 마음속에 꾹 챙겨 넣고 자축에 합류한다.
▲편안한 등로
▲밤재
▲밤재에서 바라 본 지리산 주능선..
임도를 벗어나 밤재터널앞에서 산행을 마무리하는데 이젠 괴롭힐게 없는 올챙이님이 무척 심심하겠다.
▲밤재터널 입구
첫댓글 견두지맥 마무리하는데 함께해줘서 감사하구 ~ 올챙이 머리속엔 늘~팅팅볼이 튕기고 있다는거 ~
걱정마슈~조만간 한바리꺼리 숙제 안겨드릴테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