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신세계 vs 신한은행)’을 보기 위해
부천 체육관을 찾았을때, 말 그대로 장사진(長蛇陣)이었다.
경기시작 직전, 미남형의 사내가 '부천 신세계' 낱말판을 무대 앞으로
들고 나오더니 글자를 손으로 가르키며 따라 읽도록 유도했다.
연이어 '박수'와 '함성'이라는 글자를 손가락으로 짚으면 박수도 치고
함성도 질러 달라는 주문도 빼놓지 않고 신신당부하고 있는 중이었다.
마치 '개그콘서트'구경 가면 녹화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무명 개
그맨이 나와 객석을 잠시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것처럼.
드디어 1쿼터 공이 울렸다.
다람쥐 김지윤선수와 씩씩한 김정은선수가 날렵하게 움직이면서
작년 우승팀인 신한은행 선수들의 정신을 쏙 빼놓으면서 저만치 앞
서나가는 신세계팀이 순식간에 9점차까지 벌려 놓는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연거푸 졌다곤해도 얌전히 물러설 부천
의 신세계가 아니다. 이때 신세계팀의 기세를 그냥 놓아 두어선 안되
다 싶은지 먼저 신한은행쪽에서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목소리 좋은 장내 아나운서의 진행에 따라 50만원 상금이 걸린 3점
슛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아무리 상금이 욕심난다한들(그냥 재미로 나간
거지) 성공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터였다.
이번에는 하프라인에서 던져 넣으면 100만원 상금이 걸린 이벤트가
이어졌다. 첫번째 남자가 던진 공은 어림반푼어치(반 정도에 그쳤으니)도
없는 거리였다.
두번째 남자가 기세좋게 한손으로 냅다 던졌는데 그 공이 골인될 줄
이야. 기적은 언제나 도전하는 사람들의 편이었다.
후반전에 접어들자 더 이상 점수차를 벌려 놓는다는 것은 5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신한은행의 체면이 아니었는지,2 m 장신 하은주선수와
백전노장의 전주원선수의 승리공식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스코어
는 금세 따라 잡혔다.
강지숙선수와 김계령선수의 고군분투에도 하은주선수의 높이를 막아
내기엔 역부족일 따름이었다.
신흥 레알팀으로 부상한 부천 '신세계팀'의 내년 비상을 기대해 본다.
첫댓글 바쁜 와중에도 농구관람을 하러 가시고....관람기까지 올려주시니 고마울따름 입니다.
여유만땅이시네요..ㅋㅋ부럽네요..잠실가본지가....기억도 안나네요.
못 가셔도 내가 중계했으니까 가보신거나 마찬가지일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