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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완전 양식 기술 개발 성공에 이르기까지 난관도 많았다.
당장 명태 수정란 확보가 시급했다. 동해안의 명태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우리 바다에서 잡은 명태를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가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살아 있는 명태 한 마리당 50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걸었을 정도다. 명태를 '금태(금값 명태)'라고 부른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해에야 어업인으로부터 확보한 명태 성어 한 마리로부터 수정란 53만립을 확보해 1세대 인공 종자 생산에 성공했다.
이어 같은해 12월 20㎝ 정도로 성장한 인공 1세대 명태 중 1만5000마리를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 방류하고, 200여 마리는 산란이 가능한 어미(35㎝ 이상)로 키웠다.
이 중 7마리가 지난 9월 18일부터 산란에 성공했다. 수정란 10만여개 중 지난 6일 현재 부화한 3만여 마리가 0.7㎝ 전후로 성장하면서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명태 완전양식기술은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생산.부화시켜 키운 어린 명태를 어미로 키워서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순환체계가 구축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는 해수부를 비롯해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강릉원주대 등이 참여했다.
■수차례 시행 착오 거듭
수정란에서 부화된 치어를 명태로 키우는 것이 관건이었다. 자연 상태의 명태는 만 3년 후에 산란이 가능한 정도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는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명태가 살 수 있는 적정 온도가 관건이었다. 이 온도를 몰랐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 점차 온도를 낮춰 키워보면서 8~10도가 가장 적합한 온도라는 것을 확인했다.
명태의 먹거리도 중요한 문제였다. 수차례 실험 끝에 연구팀은 명태의 생존 온도와 비슷한 10도에서도 생존하는 저온성 먹이생물과 고도불포화지방산(EPA, DHA)을 강화한 고에너지 명태 전용 배합사료를 개발했다. 그 결과 명태의 성숙 기간을 부화 후 3년에서 약 1년 8개월로 단축했다.
해수부는 명태 양식을 위해 내년에 관련 예산으로 15억원을 편성한 상태다. 양식 업자에게 종자를 분양한 뒤 2018년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명태 인공양식 기술은 그동안 일본의 명태 1세대 인공종자 생산 외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면서 큰 발전을 거뒀다.
이는 지난 6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성공한 뱀장어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인 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동해안에서 명태를 다시 보기 위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지역어업인 소득증대는 물론 수입대체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