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질랜드 9. 시골 벼룩시장, 선한목자교회
페얼리(Fairlie). 지구의 저쪽 편에 있는 뉴질랜드 남섬의 시골 마을이다. 여기 오지 않았다면 이런 마을이 있는 줄도 젼혀 몰랐을 곳. 그런데 그런 곳에 들렀다. 가끔 벼룩시장이 열린단다. 오늘이 마침 그 날이다. 2009년도엔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남의 나라 벼룩시장을 본 이후로 처음이다. 그런데 이런 선진국의 벼룩시장을 보면 우리네 같으면 사정없이 쓰레기통에 버렸어도 한참 옛날에 버렸을 물건들을 팔려고 내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근검, 절약... 옛날 우리네가 어려울 때 가졌던 미덕인데 지금 우리에게서 점점 사라져가는 이 미덕을 오히려 우리보다 잘 사는 그들에게서 본다.
독수리의 머리조각과 검은 털로 만든 이것의 용도는 그냥 벽걸이 장식품으로 보이는데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는 이 물건을 팔려고 내어놓은 뉴질랜드 아줌마는 나에게 기념품으로 사가라고 끈질기게 설득해왔다. 안 사겠다고 하니 못내 섭섭한 모양이다.
SUV의 뒤트렁크에 퍼질러 앉은 이 아이는 이런 곳에 앉아서 물건파는 것이 싫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독일 함부르크에서도 꼭 이런 표정을 한 사내아이를 본 적이 있다. 하긴 한참 축구공이라도 차고 놀아야 할 나이인데...
우리네 같으면 벌써 쓰레기 처리장으로 갔을 물건들이지만 알뜰하게 진열해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다 해어진 미니당구대는 누가 사갈 것인가?
잘 모르는 상표의 TV...
아까 본 TV보다 더 오래된 것같은 브라운관 골드스타(금성사) TV... 아직 작동은 되나보다.
15분 가량 구경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과 산과 벌판이 여러 형태의 조합을 이루며 경치에 변화를 주면서 펼쳐진다.
버스의 앞 창으로 클래식 카 한 대가 느릿느릿 온갖 여유를 잡아가며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차이다.
그러다가 먼 곳의 하얀 산을 배경으로 신비로운 파란 색을 띈 호수가 보이더니 버스가 정차한다. 테카포(Tekapo))라는 이름의 호숫가에 개의 동상이 서 있다.
콜리종의 양치기 개인데 이 개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산악지역에서 목축을 하는 일이 불가능하였을 것이라고 하여 이 지역(맥킨지 카운티)의 농장주들이 감사의 뜻을 담아 세운 동상이라고 안내판에 쓰여 있다. 1968년에 세움...
양치기개 동상의 앞에는 테카포 호수의 정말 신비스러운, 우유를 섞어 놓은 듯한 파란 색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빙하가 깎은 암석의 성분이 녹아서 이런 색을 낸다고 한다. 바람이 엄청나게 세게 불고 호숫가에는 어지간한 바다에서 치는 것 만한 파도가 밀려와서 돌밭에 부서진다. 하긴 길이가 20Km나 되는 데다가 몸이 밀릴 정도의 바람이 부니 파도가 이는 것은 당연하다.
봄꽃- 아마 꽃사과 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저기 보이는 것이 바로 선한 목자 교회이다.
아주 작은 교회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교회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기도를 하고 일어선다.
강대상 뒤로 테카포 호수의 풍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1 뉴질랜드 달러를 기부하면 엽서 1장을 준다. 그 아래에는 각국어로 된 성경이 비치되어 있다.
선한 목자교회를 뒤로하고 다시 퀸즈타운을 향해 출발이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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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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