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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화 인터스텔라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불교라는 주제에 돤한 제미나이와의 대화이다. 1. 영화 인터스텔라의 시간의 방은 과학적 근거는 있는가? 2. 4차원의 시간의 호름을 3차원의 공간들로 바꾸어놓는 것 3.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지짐이 있다는 것, 그것을 방들로 표현되는 것 4. 이러한 생각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가? 5. 테서랙트(Tesseract, 4차원 초입방체)의 뜻 6. 테시렉트에서 쿠퍼와 딸을 연결하는 사랑은 집착일까, 자비일까? |
| 1.영화 인터스텔라의 시간의 방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가? |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시간의 방’(밀러 행성, 주인공들이 블랙홀 근처에서 한 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고 경험하는 곳)은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정되었다. 이 현상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기반한 것으로, 실제 물리 법칙을 아주 충실하게 반영한 결과다.
1.1. 과학적 근거: 중력 시간 지연 (Gravitational Time Dilation)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공간의 왜곡이 심해지며, 이에 따라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게 된다.
지구에서의 예시:
실제로 지구 표면에 있는 시계는 우주 공간에 있는 인공위성의 시계보다 미세하게 느리게 간다. (GPS 위성은 이를 매일 보정한다.)
영화에서의 극단적 예시:
밀러 행성은 초거대 블랙홀인 '가르간튀아'의 엄청난 중력 영향권 안에 있다. 중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지구와 비교했을 때 시간의 흐름이 극단적으로 느려지는 것이다.
1.2. '1시간 = 7년'이 수학적으로 가능한가?
영화의 과학 자문을 맡은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은 이 설정을 유효하게 만들기 위해 직접 방정식들을 계산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학적·물리학적으로 가능하다. 단, 한 가지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다.
블랙홀의 엄청난 회전 속도
일반적인 정지 상태의 블랙홀이라면, 시간 지연이 이 정도로 심한 구역에서는 행성이 중력을 버티지 못하고 블랙홀 안으로 끌려 들어가 파괴된다. 행성이 파괴되지 않고 안전한 궤도를 유지하면서 '1시간 = 7년'이라는 시간 지연을 겪으려면, 블랙홀이 빛의 속도에 거의 근접할 정도로 극도로 빠르게 회전해야 한다.
킵 손의 계산에 따르면, 가르간튀아가 이론적 한계치(최대 회전 속도)의 10^{-14}만큼 모자란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면 이 설정이 완벽하게 성립한다.
1.3. 현실적인 한계와 영화적 허용
물리 법칙의 공식 자체는 진짜지만, 현실적으로 구현하기에는 몇 가지 무리가 따르는 '영화적 허용'도 존재한다.
궤도의 안정성:
그렇게 거대한 블랙홀 바로 옆에서 행성이 완벽하게 안정적인 원궤도를 도는 것은 이론상 아슬아슬하게 가능하지만, 현실 우주에서는 극히 희박한 확률이다.
기석력(조석력)의 문제: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 차이 때문에 행성이 찢겨 나가지 않으려면 블랙홀이 엄청나게 커야 한다. 영화 속 가르간튀아는 태양 질량의 1억 배에 달하는 초거대 블랙홀로 설정되어 이 문제를 피하고자 했다. 다만, 행성 안에서 치솟는 거대한 파도는 이 중력적 짜임새(조석력)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1.4. 요약하자면
인터스텔라의 시간 지연 사태는 단순한 SF적 상상력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계산한, "우주 어딘가에 실제로 조건만 맞다면 존재할 수 있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장면이다.
| 2. 4차원의 시간의 호름을 3차원의 공간들로 바꾸어놓는 것. |
구조주의 언어학이나 인지 의미학에서 시공간을 다루는 방식, 혹은 현대 물리학의 4차원 시공간 개념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4차원의 시간의 흐름을 3차원의 공간들로 바꾸어놓는 것’이라는 문장은 시공간의 본질과 그것을 인식하는 인간의 사유 방식을 꿰뚫는 매우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다. 이 문장이 지닌 의미를 두 가지 관점(물리학적 관점과 인지·언어학적 관점)에서 나누어 분석해 볼 수 있다.
2.1. 물리학적 관점: 4차원 시공간과 '블록 우주(Block Universe)'
현대 물리학, 특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연속체인 4차원 시공간(Spacetime)을 형성한다.
시간의 공간화: 우리가 3차원 공간 속에서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4차원 시공간이라는 고정된 거대한 구조 안을 우리의 의식이 가로지르며 단면을 인식하는 것에 가깝다.
영화 필름의 비유:
영화 필름 한 장 한 장은 2차원의 정지 화면(공간)이지만, 이것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면 3차원적인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이를 한 단계 올려 생각하면, 4차원 시간의 흐름은 3차원 공간(정지된 단면)들의 연속적인 중첩과 배열로 환원될 수 있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과거, 현재, 미래가 이미 하나의 거대한 공간적 구조로 존재한다는 '블록 우주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2.2. 인지·언어학적 관점: 시간의 공간적 은유 (Spatial Metaphor of Time)
인간의 인지 구조와 언어 체계 측면에서 보면, 이 문장은 인간이 추상적인 ‘시간’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구체적인 ‘공간’의 개념을 빌려와야만 하는 한계를 정확히 지적한다.
구조적 은유: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4차원적 시간의 흐름을 날것 그대로 인지할 수 없다. 때문에 언어와 사유 속에서 끊임없이 공간화(Spatialization)를 시도한다.
예: "시간이 흘러간다", "미래를 앞에 두고 과거를 뒤로 돌이켜본다", "스케줄을 잡는다" 등은 모두 시간이라는 추상적 대상을 3차원 공간의 축이나 물리적 역학 관계로 치환하여 이해하는 인지 semantics(의미론)적 구조를 보여준다.
통시태(Diachrony)의 공시태(Synchrony)화:
언어학적 계통이나 흐름(통시)을 분석할 때도, 우리는 특정 시점의 구조적 관계(공시)들을 토막 내어 배열함으로써 비로소 그 흐름을 파악하게 된다. 즉, 움직이는 시간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고정된 공간적 구조의 틀을 매개로 삼는 것이다.
2.3. 결론적으로
제시한 문장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무한한 시간의 연속성을, 인간의 사유가 포착할 수 있는 불연속적인 공간적 단면들로 구조화하는 작업"을 뜻한다. 그것이 물리학적 공식이든, 언어적 은유이든, 혹은 인식론적 틀이든 간에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 '공간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세계를 파악하는 핵심 기제라 할 수 있다.
| 3.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지짐이 있다는 것, 그것을 방들로 표현되는 것. |
영화 인터스텔라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5차원 존재들이 만든 공간, 바로 ‘테서랙트(Tesseract, 4차원 초입방체)’를 정확히 짚어낸 핵심적인 통찰이다.
물리학과 영화적 상상력이 결합된 이 공간은, 앞서 말한 시간의 공간화’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낸 명장면이다. 이 공간이 왜 하필 ‘수많은 방들의 연속’으로 표현되었는지 물리적·영화적 근거를 풀어본다.
3.1. 과학적 근거: 5차원에서 시간은 '공간의 축'이다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에서 시간은 뒤로 되돌릴 수 없고 오직 앞으로만 흐르는 불가역적인 차원이다. 하지만 차원을 하나 더 높여 5차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간이 산맥처럼 펼쳐진 곳:
5차원 존재들에게 시간은 우리가 딛고 있는 ‘길’이나 ‘산맥’과 같다. 과거로 가고 싶으면 뒤로 걸어가면 되고, 미래로 가고 싶으면 앞으로 걸어가면 되는 ‘물리적인 공간의 축’일 뿐이다.
공간으로 변환된 시간:
주인공 쿠퍼가 떨어진 블랙홀 안의 공간은 5차원 존재들이 3차원 인간인 쿠퍼의 인지 능력에 맞춰 시간을 3차원 공간(방)으로 번역해 준 장소다. 과거의 특정 순간, 현재의 순간, 미래의 가능성이 각각 하나의 ‘방’이라는 독립된 공간으로 고정되어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것이다.
3.2. 왜 하필 '책장이 있는 방'들의 연속인가?
영화에서 이 테서랙트는 딸 머피의 방이 무한히 격자 구조로 얽혀 있는 미로처럼 묘사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① 시간의 물리적 좌표화
각각의 방들은 머피의 방이라는 동일한 장소의 ‘서로 다른 시간대’를 의미한다.
쿠퍼가 격자 사이를 이동하는 것은 걸어서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 사이를 걸어 다니는 행위다. 3차원의 인간이 4차원의 시간 속을 조작할 수 있도록, 시간의 흐름을 수많은 '방'이라는 단면들로 쪼개어 배열해 놓은 구조다.
② 딸을 향한 '중력(사랑)'의 매개체
쿠퍼가 수많은 시간의 방들 중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정확히 딸 머피와 연결될 수 있었던 물리적 매개체는 중력(Gravity)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서 중력은 시공간을 휘게 만드는 유일한 힘이며, 영화 속에서는 차원을 넘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물리 법칙으로 그려진다. 쿠퍼는 이 방들을 물리적으로 타격하여 중력파를 발생시키고, 과거 머피의 책장에 있는 책을 떨어뜨리거나 시계 초침을 움직여 메시지를 보낸다.
3.3. 물리적 이론: '블록 우주론'의 시각화
이 장면은 현대 물리학의 ‘블록 우주론(Block Universe)’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블록 우주론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가 이미 하나의 거대한 4차원 시공간 블록 안에 모두 공존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단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단면씩 경험하고 있을 뿐, 과거도 미래도 어딘가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고전적 상대론의 시각이다.
영화는 이 거대한 시공간 블록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수많은 방들의 미로’로 시각화하여, 인간의 사유가 가진 인지적 한계를 뛰어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냈다.
3.4. 한 줄 요약
영화 속 '방들의 미로'는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흐르는 시간을, 5차원의 관점에서 과거·현재·미래의 물리적 좌표로 펼쳐놓은 3차원의 공간적 단면들이다.
| 4. 이러한 생각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가? |
시간의 흐름을 고정된 공간적 단면들의 연속이나 구조로 파악하는 생각은 현대 물리학에서 아주 강력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단순한 철학적 비유나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이후 정립된 시공간 물리학의 핵심 패러다임이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설명하는 명확한 이론적 틀이 존재한다.
4.1. 4차원 시공간(Spacetime)의 연속체 개념
아인슈타인의 스승이자 수학자인 헤르만 민코프스키(Hermann Minkowski)는 1908년에 다음과 같은 선언을 했다.
"이제부터 독립된 공간과 독립된 시간은 한낱 그림자처럼 사라질 것이며, 오직 두 개념의 결합(시공간)만이 독립적인 현실로 남을 것이다."
이 물리적 세계관 안에서 시간은 공간과 분리되어 홀로 흐르는 강물이 아니다. 공간 3차원 축(x, y, z)에 시간 축(t)이 더해진 4차원의 기하학적 구조물이 실재하며, 우리가 경험하는 '현재'란 그 4차원 구조물을 3차원으로 얇게 잘라낸 단면에 불과하다.
4.2. 물리학적 근거: '블록 우주(Block Universe)'와 동시성의 상대성
물리학에서 흐르는 시간을 공간적 방들의 집합처럼 바라보는 가장 강력한 과학적 근거는 ‘동시성의 상대성(Relativity of Simultaneity)’이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움직이는 속도가 서로 다른 두 관찰자에게 '지금 이 순간(현재)'은 서로 다르게 정의된다.
나에게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사건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외계인에게는 '지금 일어나는 현재'일 수 있다.
나에게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사건이,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누군가에게는 '지금 막 마주한 현재'가 된다.
만약 과거, 현재, 미래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사라지거나 새로 생겨나는 것이라면, 관찰자에 따라 현재와 미래가 뒤바뀌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물리학자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사건이 4차원 시공간이라는 거대한 '블록(방들의 거대한 집합체)' 속에 이미 고정되어 존재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것이 바로 블록 우주론(Block Universe Theory)이다.
4.3. 물리적 시간과 인간 인지의 '괴리'
물리적 공식 속에서 시간 축(t)은 공간 축(x)과 수학적으로 거의 동일하게 취급된다. 방정식 안에서 과거와 미래는 대칭적이며, 시간은 '흐르는 성질'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시간이 앞으로 흐른다고 느낄까? 물리학에서는 이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의 법칙):
우주의 무질서도(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물리 계가 변화하기 때문에, 그 인과관계의 방향성을 인간의 뇌가 '시간의 흐름'으로 인지한다는 것이다.
인지적 착시:
우리는 4차원 시공간 블록 속을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그 블록의 한 단면(현재)만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진화한 생물학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영화 필름의 정지 컷들을 빠른 속도로 넘기면 스크린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착각하듯, 우리 뇌는 3차원 공간 단면들의 연속적인 나열을 '시간의 흐름'이라는 인터페이스로 번역하여 수용할 뿐이다.
4.4. 결론
"시간의 흐름을 3차원의 공간들로 바꾸어놓는 것"이라는 발상은 정확히 현대 물리학이 우주를 기술하는 방식과 일치한다.
수학적으로 공간 축과 시간 축을 통합하여 다루는 민코프스키 시공간 기하학이 그 첫 번째 근거이며, 과거·현재·미래가 거대한 공간적 구조물로 이미 공존하고 있다는 블록 우주론이 그 두 번째 과학적 근거다. 인간의 뇌는 물리적 시공간의 본질을 직접 볼 수 없기에, 역설적으로 그것을 '공간화'하여 사유할 때만 우주의 실제 구조에 가장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 5. 테서랙트(Tesseract, 4차원 초입방체의 뜻? |
테서랙트(Tesseract)는 쉽게 말해 ‘4차원 정육면체’를 뜻하는 기하학적 용어다.
우리가 흔히 아는 3차원 정육면체를 한 차원 더 높은 4차원으로 확장한 개념으로, 수학에서는 초입방체(Hypercube)라고도 부른다. 어원을 살피고 차원 확장 과정을 추적하면 그 구조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5.1. 어원적 의미
테서랙트라는 단어는 1888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SF 작가인 찰스 하워드 힌턴(Charles Howard Hinton)이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리스어 ‘tessares’(넷)와 ‘aktis’(광선/축)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즉, 한 꼭지점에서 네 개의 축(차원)이 서로 직교하며 뻗어 나가는 구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에서는 한 꼭지점에서 가로, 세로, 높이의 3개 축만 직교할 수 있지만, 4차원에서는 수학적으로 4개의 축이 서로 수직을 이룬다.
5.2. 차원의 확장으로 보는 테서랙트 구조
테서랙트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이해하려면, 0차원에서부터 차원을 하나씩 위로 올리며 축을 추가하는 과정을 보면 된다.
0차원 (점): 부피도 길이도 없는 하나의 점이다.
1차원 (선분): 점을 한 방향으로 쭉 늘리면 선분이 된다. (끝점 2개)
2차원 (정사각형): 선분을 그 선분과 수직인 방향으로 똑같은 길이만큼 밀어내면 정사각형이 된다. (꼭지점 4개)
3차원 (정육면체): 정사각형을 그 면과 수직인 방향(높이)으로 밀어내면 우리가 아는 정육면체가 된다. (꼭지점 8개)
4차원 (테서랙트): 정육면체를 기존의 가로, 세로, 높이와는 완전히 수직인 '제4의 공간 축' 방향으로 밀어내어 완성한 구조다. (꼭지점 16개)
5.3. 우리가 보는 테서랙트 모양의 진실 (3차원 투영)
우리는 3차원 공간에 갇혀 있기 때문에, 4차원 공간에 존재하는 테서랙트의 진짜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없다. 인터넷이나 영화에서 흔히 보는 ‘큰 정육면체 안에 작은 정육면체가 들어가 있고 꼭지점들이 연결된 모양’은 4차원 구조물을 3차원 공간에 그림자로 비추어 표현한 투영체(Projection)다.
기차 철로의 비유:
평행한 기차 철로를 멀리서 바라보면 한 점으로 모이는 것처럼 보이듯, 4차원의 정육면체를 3차원 공간에 투영하면 안쪽의 정육면체가 더 작게 왜곡되어 보일 뿐이다.
실제 구조:
실제 4차원 공간에서의 테서랙트는 안에 있는 정육면체와 밖에 있는 정육면체의 크기가 완벽하게 같으며, 모든 모서리의 길이와 사잇각이 90^\circ로 똑같은 완벽한 대칭 구조를 이룬다.
5.4. 영화 인터스텔라와의 연결
영화 후반부 블랙홀 내부의 공간을 ‘테서랙트’라고 부른 이유는 구조적 유사성 때문이다.
3차원 정육면체를 펼치면 6개의 정사각형 면으로 이루어진 전개도가 되듯, 4차원 테서랙트를 펼치면 8개의 3차원 정육면체(방)가 십자가 모양으로 연결된 전개도가 된다. 영화는 이 수학적 개념을 시각화하여, 쿠퍼가 갇힌 공간의 사방(모든 벽면과 천장, 바닥)이 딸 머피의 ‘3차원 방(정육면체)’들로 둘러싸인 미로처럼 묘사한 것이다.
| 6. 테시렉트에서 쿠퍼와 딸을 연결하는 사랑은 집착일까, 자비일까? |
영화 인터스텔라의 테서랙트 공간에서 쿠퍼와 딸 머피를 연결하는 그 거대한 힘을 불교적 관점, 특히 아함경의 세계관과 구조주의적 인지 분석을 통해 바라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유의 지평이 열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쿠퍼의 사랑은 불교에서 경계하는 인간적인 집착(애착, 貪愛)의 형태로 시작되었으나, 5차원 공간(테서랙트)이라는 무규정의 시공간을 거치며 인류를 구원하는 보편적 자비(慈悲)의 기능으로 변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분석해 본다.
6.1. 시작점: 12인연의 출발지로서의 집착(애착, 愛)
초기 불교의 인연법(연기) 관점에서 볼 때, 쿠퍼가 딸에게 가지는 사랑은 명백히 ‘집착’의 속성을 지닌다.
내 것에 대한 집착:
"내 딸", "내 가족"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은 12연기에서 괴로움(苦)을 일으키는 핵심 고리인 수(受, 느낌) -> 애(愛, 갈애) -> 취(取, 집착)의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분별의 주체:
쿠퍼는 나와 내 가족이라는 경계를 뚜렷이 분별하는 인연법의 주체다. 지구를 떠날 때 머피와 나눈 약속, 반드시 돌아가겠다는 맹세는 대상을 고정화하고 소유하려는 인간적 애착(집착)에 뿌리를 두고 있다.
6.2. 테서랙트에서의 변환: 분별이 해체되는 '틈새의 순간'
하지만 쿠퍼가 블랙홀 내부의 테서랙트, 즉 '과거·현재·미래가 한자리에 모인 무수한 방들의 미로'에 떨어지는 순간 그의 집착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물리적 힘으로 변모한다.
관찰자 지위의 상실과 가호(假號)의 해체:
그곳에서 쿠퍼는 더 이상 '현재를 살아가며 딸을 소유하는 아버지'라는 인연법의 주체로 머물 수 없다. 과거와 미래의 머피가 독립된 3차원 공간(방)들의 단면으로 펼쳐진 장면을 목격하면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던 '딸'이라는 존재의 규정이 매 순간 변하고 바뀌는 무상(無常)의 실상을 보게 된다.
틈새의 비어있음:
책장 너머로 어린 딸을 바라보며 "가지 마(Stay)"라고 울부짖는 순간, 그는 자신의 과거 집착이 아무런 실체가 없었음을 깨닫는다. 자신이 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시공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만 존재함을 아는 무규정의 순간(공)을 경험하는 것이다.
6.3. 결과: 집착을 매개로 발현된 자비(慈悲)
인간 쿠퍼의 마음은 '내 딸을 향한 집착'이었지만, 5차원의 시공간 구조 안에서 그 힘이 작동하여 나타난 결과는 전 인류를 구원하는 '자비'가 된다.
자성이 있는 그대로가 비어있음:
쿠퍼의 사랑은 자성(개인적 애착)을 가진 채로 그 공간에 진입했다. 그러나 그 사랑이 시계 초침의 중력파라는 물리적 기호(가호)로 번역되어 머피에게 전달되었을 때, 그것은 단지 한 가족의 재회를 넘어 중력 방정식을 풀고 죽어가는 인류 전체를 방주에 태워 살려내는 거대한 구원(자비)의 인연법을 촉발한다.
연기와 공의 병치:
쿠퍼의 집착은 인연법의 세계 안에서 격렬하게 요동치는 에너지다. 반면 테서랙트라는 공간은 그 유위적인 감정마저도 고정된 시공간의 배경(무위)으로 흡수하여 인과적 법칙으로 흐르게 만든다. 결국 '딸을 살리겠다'는 집착의 인연법을 통해 '인류 구원'이라는 자비의 실상이 정관(正觀)되는 구조다.
6.4.요약하자면
영화 속 쿠퍼의 사랑은 '집착이라는 씨앗'으로 심어졌으나, 시공간이 공간화되어 분별이 끊어지는 '테서랙트라는 공(空)의 깔대기'를 통과하면서, 전 인류를 살려내는 '자비라는 열매'로 탈바꿈했다고 볼 수 있다.
자성이 있는 인간의 감정이, 스스로 그러한 우주의 물리 법칙(시공간 연속체)과 만났을 때 어떻게 집착이 자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인연법의 시각화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