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가 매끄럽습니까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느냐를 따지는 내용은 문법책에 나오지 않습니다. 내가 선배님에게서 귀로 들은 지식입니다. 몸으로 경험한 것입니다.
실례를 봅시다.
글 공부를 하면서 한 때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서 사용하자가 유행했습니다. 사전을 뒤져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서 사용하긴 했는데, 읽기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말의 뜻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금속 못으로 금속판을 그으면 찌익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신경을 자극합니다. 이것을 ‘자그럽다’라고 합니다. ‘선생님이 흑판에 분필 글씨를 쓰니 자그러운 소리가 났다.’에서 자그럽다의 뜻을 알면 좋은 문장입니다. 그러나 뜻을 모르면 읽기가 멈칫해집니다.
‘무엇을 찾으려고 이것저것을 되는대로 마구 더듬다’는 ‘걸터듬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나d는 해설입니다. 문장을 만들어 보면 ‘가방이나 서랍 안에 손을 깊숙이 넣어 걸터듬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가 됩니다. ‘걸터듬다’의 뜻을 모를 때는 오히려 ‘가방에 손을 넣어 손톱깎이를 찾으려 되는대로 마구 더듬을 때마다 정신이 없다.’라고 풀어 쓰는 것이 더 매끄럽지 않습니까.
‘신발의 뒤축을 꺾어 신다.’라는 말이 ‘지르신다.’입니다. ‘신발을 지르신다.’라고 할 때 ‘지르신다’의 말뜻을 모르면 차라리 ‘신발의 뒤축을 꺾어 신지 말라’가 읽기에 더 매끄럽지 않습니까.
우리말에는 이런 사례가 많습니다.
‘흡뜨다’는 ‘눈알을 위로 굴리고 눈시울을 위로 치뜨다’라는 뜻입니다 우리말에 흔히 쓰는 말은 ‘흡뜨다’가 아니고 ‘눈을 뒤집는다.’, ‘눈이 뒤집혔다’입니다. 그래서 나는 잘 사용하지 않는 우리말보다는 그 말을 풀어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문 단어는 더 심합니다. 한문을 풀어쓰는 것은 뒤에 한 번 다루어 봅시다.
아무리 우리말이라 하더라도 뜻을 모르는 단어를 사용하면 문장이 매끄럽게 읽어지지 않습니다. 사투리를 사용할 때는 갈호를 열고 표준어로 뜻을 달아두는 이유입니다.(---) 사전을 뒤져서 우리말이랍시고 낯선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한때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자면서 수필쓰기에서 권장한 일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딱 맞는 단어’는 아무래도 의미전달이 분명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읽기를 매끄럽게 하는 더 직접적인 방법은 문장을 운률에 맞추는 것입니다. 다음에 공부합시다.
첫댓글 학장님 복습하고 갑니다.
새로운것 배웠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