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0일 핫핑크돌핀스는 타이완의 고래보호단체인 쿠로시오해양교육재단(黑潮海洋文教基金會)와 함께 화롄 앞바다에서 고래생태관찰을 진행했습니다.

타이완의 동해안에 위치한 화롄시 앞바다는 바로 태평양으로 이어져있고, 수심이 100미터 이상으로 매우 깊으며, 해양생태계를 악화시켰던 석유화학공장, 시멘트공장 등이 폐쇄되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바다가 되살아나 많은 고래류가 살아가는 곳입니다. 생태도시로 되살아나는 화롄 앞바다의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오염의 원인이 되었던 중공업 공장들을 이전시키고 있는 타이완 정부당국의 환경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곳에는 향유고래, 귀신고래, 범고래, 큰돌고래, 큰머리돌고래, 긴부리돌고래, 참돌고래, 사라왁돌고래, 들쇠고래, 들고양이고래, 흑범고래 등 약 30여종의 고래류가 매년 5월-10월 사이에 자주 발견됩니다.
핫핑크돌핀스가 고래생태관찰을 나가기 바로 하루 전에도 쿠로시오 친구들은 화롄 앞바다에서 향유고래를 보았다고 했는데, 아직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약 두 시간 정도 진행된 이번 고래생태관찰에서 약 200마리의 긴부리돌고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긴부리돌고래들은 영어로 스피너돌핀(spinner dolphin)이라고 하는데, 공중으로 솟구쳐 몇 바퀴 회전한 뒤 내려오는 행동을 긴부리돌고래들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긴부리돌고래들이 공중회전을 하는 이유는 몸에 붙은 기생충 등을 털어내기 위함이라는 과학자들의 견해도 있습니다.
보통 열대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긴부리돌고래들은 한반도 동해안에서도 목격됩니다. 50마리, 100마리, 많을 때는 200마리 정도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모습이 한반도 동해안에서 관찰되는데, 수심이 깊은 열대와 아열대 바다를 선호하는 긴부리돌고래들에게 한반도 동해 해역은 거의 북방한계선에 해당합니다.
긴부리돌고래들은 다른 돌고래들과 마찬가지로 선수파 타기도 즐겨합니다. 이번 핫핑크돌핀스와 쿠로시오의 고래관찰에서도 긴부리돌고래들이 뱃머리에 붙어 함께 헤엄치는 선수파 타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돌고래들이 선수파를 타는 이유는 아마도 배가 만들어내는 물살에 몸을 맡긴 채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헤엄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배 옆에서 물살을 타면서 좀더 쉽게 이동하는 것이 바로 돌고래들의 선수파 타기인데요, 덕분에 인간들은 배 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야생 돌고래들이 넓은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타이완의 동해안인 화롄 앞바다는 태평양으로 바로 이어지는만큼 사방이 탁 틔여 있고, 주변 해상에 그물이 없어서 고래들이 혼획의 위험을 피해 마음놓고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들락거리는 선박은 낮에는 별로 없는데, 화롄 지역에서 배들은 주로 밤에 조업을 하러 나간다고 합니다. 게다가 시멘트 공장들도 이전하게 되면서 화롄 바다가 덜 오염되고 있어서 차츰 고래들이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들을 자세히 보면 새끼 돌고래들이 어미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약 20마리 가량의 새끼 긴부리돌고래들도 어미들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